삼성전자의 차세대 전략폰 '갤럭시S8'은 단순한 신제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작년 하반기에 내놓은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사태로 실추한 브랜드 이미지를 수습해야 하고 무엇보다 잃어버린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주춤하는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부의 실적 개선도 이끌어야 하는 등 S8의 성공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 배터리 안정성 '심혈'
S8은 국가기술표준원의 권고에 따라 지난해 10월 갤럭시노트7 판매를 중단한지 5개월 만에 등장한 신형폰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사태를 겪은 이후 품질 관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확인하고 핵심 부품에 대한 검증과 관리 체계를 뜯어 고쳤다.
배터리와 관련한 8가지의 안정성 검사 과정을 마련했고 핵심부품에 대한 검증과 관리를 담당하는 전문팀 구성, 외부자문단 선임 등의 조치를 취했다. S8은 이 같은 노력의 첫 결실이다.
▲ 삼성전자 전략폰 '갤럭시S8' |
전작의 트라우마를 떨치기 위해서인지 S8은 '안정성'에 방점을 찍은 흔적이 곳곳에 묻어났다. S8의 배터리 용량이 갤럭시노트7에 적용했던 3500mAh에 못 미치는 3000mAh다.
지난 2010년 등장한 갤럭시S1의 배터리 용량은 1500mAh으로 시작해 S2(1650mAh)→ S3(2100mAh)→ S4(2600mAh)→ S5(2800mAh)로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해마다 늘어났다.
배터리 부착형에서 일체형 디자인으로 바뀐 S6에선 용량이 2550mAh로 전작보다 줄긴 했으나 S7에선 3000mAh로 늘어나는 등 거의 어김없이 용량을 키워왔다.
S8의 배터리 용량이 전작 S7과 같고, 갤럭시노트7에 비해 줄어든 것은 노트7의 배터리 발화 이슈를 감안한 안전성 강화 차원으로 보인다.
배터리 용량은 줄었지만 사용시간은 줄지 않았다. 줄어든 배터리 용량의 한계를 첨단 프로세서 탑재로 극복했기 때문이다. 갤럭시S8에는 소비전력을 대폭 낮춘 퀄컴의 10나노미터 옥타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세계 최초로 탑재했다.
아울러 S8의 두께는 전작(7.9mm)보다 소폭 늘어난 8mm를, 무게는 전작(152g)과 거의 비슷한 151g를 유지하는 등 '얇고 가벼워야 한다'는 기조에서 한발 물러났다. 디자인을 위해 억지로 제품 크기를 줄이다 사달이 났던 노트7의 사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 2Q 영업익 사상 최대치 13조 전망
삼성전자의 상반기 실적 개선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 회복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떠안은 S8은 출발이 좋다. 국내 증권가를 비롯 외신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사실상 갤럭시S7에 이어 1년여만에 프리미엄폰을 내놓은 만큼 삼성 프리미엄폰에 대한 대기수요가 많다는 반응이다. 때문에 S8 판매량은 전작을 크게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 브랜드의 하이엔드 대기수요는 상당한 규모로 추정된다"며 "S8의 경우 대기수요의 이월 효과에 기반해 S7이 작년 상반기에 기록한 2500만대를 능가하는 2700만대 출하가 올 상반기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S8 흥행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올 1분기 10조원에서 2분기에 13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KB증권은 갤럭시S8의 전체 출하량을 4600만대로 추정했다. 김동원 연구원은 "2013년부터 출시된 갤럭시S 시리즈 판매량은 4000만~5300만대 수준을 기록했다"며 "특히 출시 1년이 지난 갤럭시S7, S7엣지 판매가 현재까지 비교적 양호한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판단돼 향후 갤럭시S8 판매는 양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에서는 S8의 디자인에 주목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IBB컨설팅의 제퍼슨 왕 선임 연구원의 멘트를 인용해 "올해에는 애플 뿐만 아니라 삼성에서도 멋진 디자인 혁신을 보게 됐다"며 "곡면형 스크린과 대화면 디스플레이는 앞으로 수년간 스마트폰의 새로운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