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숙 네이버 대표. |
네이버가 PC 기반의 블로그 등 오래된 국내 서비스를 탈바꿈 시키고 모바일 앱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 힘을 싣기로 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5일 열린 인터넷기업협회 주최 '스타트업X인터넷 기업인의밤' 행사에서 기자와 만나 "블로그 등 오래된 국내 서비스는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인 포스트와 같은 신규 서비스와 통합하는 등 정리하고 해외 진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가 언급한 네이버 블로그는 지난 2003년 10월 첫 포스팅이 올라간 이후 현재까지 14년 동안 서비스되면서 작년 기준 2300만명에 달하는 블로거가 활동하고 있는 국내 1위 블로그 플랫폼이다.
네이버가 국내 최고 검색·콘텐츠 점유율을 차지하게 된 배경도 블로그, 지식인과 같은 PC 기반의 UGC(사용자 제작 콘텐츠) 플랫폼의 성장 덕이 컸다. 하지만 유행이 빠르게 변하는 온라인 생태계를 보면 낡은 플랫폼인 것도 사실이며 국내용에 머물고 있어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맞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미래 세대가 주목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이 용이한 모바일 UGC 플랫폼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실제로 네이버는 국내에서 서비스하던 모바일 메신저 '네이버톡'을 과감하게 접고, 일본에서 성공 조짐이 보이던 '라인'에 집중한 덕에 글로벌 클래스의 앱을 키운 경험이 있다.
한 대표는 "블로그에는 수많은 콘텐츠가 쌓여 있지만, 1020 세대가 즐기는 플랫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설명을 이어가면서 "모바일 UGC 플랫폼을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가 자회사 캠프모바일을 내년 2월 합병하기로 결정했다는 최근 소식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 가능하다. 캠프모바일은 모바일에 특화된 그룹형 SNS인 '밴드', 동영상 카메라 앱 '스노우', 스팸 차단 앱 '후스콜' 등을 국내외 시장에서 성공시켰는데, 네이버는 이번 합병으로 글로벌 UGC 플랫폼 개발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대표는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려면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그는 "네이버는 국내에서 매우 안정적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작은 회사다. 큰 성과는 단기간에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며 "세계 1위 SNS 페이스북도 현재 위상에 오르기까지 10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 관계자는 "한 대표의 발언은 블로그, 카페 등 오래된 서비스를 새로운 이용자 니즈에 맞춰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이 많다는 취지에서 나온 말이었다"며 "블로그, 포스트를 비롯해 새로운 UGC 서비스를 뒤에서 지원하는 기술 플랫폼을 통합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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