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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AI]⑮채용도 인공지능이 결정

  • 2018.06.08(금) 18:08

AI로 유전자 분석해 채용하는 미래상
서류·면접 효율적…열정평가는 '글쎄'

기업이 100% 인공지능(AI)에 의지해 채용한다면 어떨까요. 인사 담당자가 구직자를 검증할 서류를 읽지도, 직접 만나 면접 하지도 않고 AI 기반 채용 시스템으로만 적합자를 찾아내는 겁니다.

 

영화 '가타카'에서는 지원 즉시 AI로 구직자의 유전자를 분석,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채용 시스템이 나오는데요. 미래에 나올법한 AI 채용은 어떤 모습인지 영화를 통해 살펴봤습니다.

 

 

◇ AI로 유전자 분석…이력서 필요없다

 

영화는 유전자 공학의 발전에 따라 인간의 지능과 신체조건을 출생 전에 조작할 수 있는 사회를 배경으로 합니다. 출생한 후엔 유전자를 심층 분석해 성격과 적성까지도 알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지켜볼 필요 없이 곧바로 인생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셈입니다.

 

기업의 채용 역시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영화 속 회사들은 서류나 면접전형을 따로 두지 않는 대신 지원자의 혈액과 소변을 요구합니다. 이를 AI 기반 유전자 분석 시스템에 넣어 지원자가 기업에서 요구하는 지적, 신체적 조건을 갖췄는지 판별하는데요. 제출 즉시 분석결과가 나오고 그 자리에서 입사 여부를 결정 짓습니다.

 

주인공인 빈센트는 이례적으로 자연 임신으로 태어나 취업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우주비행사를 꿈꾸며 우주항공회사 가타카에 지원하지만 거듭 탈락합니다. 훈련을 통해 아무리 신체능력을 끌어올려도 다른 지원자의 유전자가 워낙 완벽하니 밀리는 것이지요.

 

결국 빈센트는 우수한 유전자를 보유했지만 교통사고로 은퇴한 전직 수영선수 제롬과 손잡고 자신의 신분을 위조합니다. 제롬의 혈액과 소변을 자신의 것 대신 제출해 가타카에 입사하고 능력을 인정받아 우주비행사로 선발됩니다.

 

하지만 사내 살인사건 발생으로 수사를 나온 경찰이 빈센트의 신분 위조를 의심 합니다. 심지어 담당 형사는 오래 전 의절한 친동생 안톤이었는데요. 안톤은 빈센트의 신분 위조를 눈 감아 주면서도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자신보다 열등했던 형의 능력을 믿을 수 없어 합니다.

 

안톤은 빈센트에게 능력을 입증해보라며 한밤중 바다수영 대결을 제안합니다. 하지만 대결 도중 파도가 심해져 죽을지 모르는 지경이 되자 먼저 포기하고 물러섭니다. 동생까지 두 손을 들게 한 빈센트가 마침내 우주에 가는 모습으로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 빈센트는 제롬의 소변과 오줌을 자신의 것 대신 제출해 신분을 위조하고 가타카 입사에 성공한다. [자료=영화 '가타카' 캡쳐]

 

◇ 현단계, AI로 자기소개서 심사 가능

 

영화 속 가타카는 AI로 유전자를 분석해 회사가 바라는 조건을 갖춘 지원자를 빠르고 정확하게 판별합니다. 구직자의 서류를 일일이 들여다보거나 면접을 보지 않고도 적합한 지원자를 효율적으로 찾아내는 것이지요.

 

현실에서도 AI를 활용한 채용 시스템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SK C&C는 AI 기반 자기소개서 분석 시스템 '에이브릴 HR'를 내놓았는데요. 기존에 높은 점수를 받은 자기소개서를 학습시킨 '에이브릴 HR'은 학습 데이터를 기준 삼아 신규 지원자의 서류를 분석합니다. 채용대행회사인 스카우트에서 이 시스템을 활용해 의뢰기업의 구직자 서류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AI 기반 면접 시스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 인사관리 소프트웨어회사 하이어뷰(Hirevue)는 지원자에게 질문을 한 후 응답 속도, 얼굴 표정과 어조를 감지해 얼마나 침착하게 대응하는지 살피는 시스템을 선보였습니다. 글로벌 생활용품회사 유니레버가 지난해 이 시스템을 활용해 신입사원과 인턴 채용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선 건설 소프트웨어회사 마이다스아이티가 AI 면접 시스템인 '인에어'를 개발했습니다. 하이어뷰와 마찬가지로 질문에 대답하는 지원자의 얼굴 표정과 목소리 톤, 심장 박동 등을 분석하는데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과 LG하이프라자는 올해 '인에어'를 활용해 채용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AI가 고도로 발달해 원하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빠르게 찾을 수 있다면 기업 입장에서 편리할 겁니다. 어쩌면 학벌이나 나이, 성별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취업이 어려웠던 지원자에겐 실제 역량 중심으로 공명정대하게 평가받을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AI 채용 역시도 절대적인 정답이라고 볼 수 있을진 미지수입니다. 특히 열정처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덕목까지 알아볼 수 있을진 아직 미심쩍습니다.

 

영화 속 빈센트처럼 다른 조건이 좀 떨어지더라도 끝없이 한계에 도전하는 열정을 갖춘 지원자를 AI가 알아볼 수 있을까요? AI 채용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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