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전략폰 갤럭시S9의 기대에 못미치는 흥행 성과 탓에 올 2분기 휴대폰 사업 성적이 부진하게 나왔다.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한때 삼성전자의 핵심 매출원이던 IM(정보기술·모바일) 부문이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올 하반기 전략폰 갤럭시노트9 조기 등판을 계획하고 있으나 시장 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31일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실적(연결 기준) 공시를 통해 휴대폰 사업을 맡고 있는 IM 부문의 영업이익이 2조67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4조600억원)보다 1조3900억원이 줄어든 수치이며 전분기(3조7700억원)에 비해서도 1조원 이상 빠진 금액이다.
매출은 24조원으로 전년동기(30조원)보다 20% 감소했고 전분기(28조4500억원)에 비해서도 16% 줄었다.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 감소폭이 커지면서 이익률도 쪼그라들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11.13%로 전분기(13.25%)보다 2%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IM 부문의 영업이익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로 전분기(24%)에 비해 축소됐다. 이 기간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DS 부문이 전년동기보다 2조원 늘어난 12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비중은 78%)을 달성하면서 사실상 전체 실적을 이끈 것과 비교된다.
IM 부문이 한창 잘 나가던 시절인 지난 2013년만 해도 분기 영업이익은 무려 7조원에 육박(2013년 3분기 6조7000억원)했으나 최근엔 2조~3조원대를 오가며 갈수록 가라앉는 모습이다.
이 같은 부진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비수기가 지속되는데다 상반기 전략폰인 갤럭시S9의 판매 실적이 기대 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마케팅비가 늘어난 것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증권가에서도 갤S9의 판매 부진과 이에 따른 재고 발생으로 판촉을 위한 대대적인 마케팅 집행이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매출과 영업이익 축소가 불가피해졌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하반기 전략폰 갤럭시노트9의 조기 등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갤노트9를 작년보다 앞당겨 데뷔시키고 프리미엄폰 시장 초반 분위기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제조사들이 제품 사양면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어 사업 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도 제조사들간 고스펙과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전략 프리미엄폰 갤노트9를 합리적 가격으로 조기 출시하고 중저가 최신기술 도입 및 가성비 강화로 업계 경쟁에 적극 대응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