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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엄마·아빠, 린스타·핀스타 알아요?"

  • 2018.09.19(수) 17:45

인스타그램, 부모용 자녀 사용가이드 발표
"부모·자녀간 대화가 우선"

 

"난...ㄱ ㅏ끔... 눈물을 흘린ㄷ ㅏ...ㄱ ㅏ끔은 눈물을 참을 수 없는 ㄴ ㅐ가 별루ㄷ ㅏ..."

 

가수 채연이 2000년대를 풍미했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눈물을 흘리는 자신 모습을 스스로 찍어 올리고 적은 글의 일부야.

 

2000년대 중반 무렵 벌어진 일인데, 아직도 패러디 소재로 쓰일 정도로 'SNS 흑역사'의 전설과 같은 사건이었지. 지금이야 본인도 직접 패러디에 나서는 등 유머의 재료가 됐지만, 당시엔 네티즌들이 쏟아내는 악플에 상당히 힘들었다고 해.

 

이처럼 온라인에 남긴 글과 사진은 한번 퍼지면 지우기 힘든 기록으로 남아 언제까지 꼬리표처럼 따라다닐지 알 수가 없어. 축구 감독으로 유명한 알렉스 퍼거슨이 SNS에 대해 '시간 낭비'라고 지적했잖아.

성인도 SNS에서 실수하면 난리가 나는데, 청소년은 얼마나 문제가 심각하겠어. 국내 월 사용자 수가 1000만명에 달하는 글로벌 SNS '인스타그램'도 이런 우려를 인식하고 개선점을 마련하고 있어.

 

▲ 헬레나 러치 인스타그램 아태지역 정책 총괄이 19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자사 정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이와 관련 인스타그램은 19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페이스북코리아 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부모님을 위한 자녀의 안전한 인스타그램 사용 가이드'(이하 부모님 가이드)를 공개했어.

 

부모님 가이드는 부모가 청소년 자녀의 안전한 인스타그램 사용을 도울 수 있도록 제작된 건데, 인스타그램 플랫폼에 대한 소개와 다양한 안전 기능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어.


부모들이 인스타그램과 관련해 궁금해하는 질문에 대한 답과 함께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방법, 괴롭힘을 당할 때 대처법 등 다양한 기능도 소개하는 것이지.

부모님 가이드는 안전한 온라인 플랫폼 이용,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관련 통합 기술교육을 제공하는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비영리 단체 커넥트세이플리(ConnectSafely.org)와 공동으로 개발됐어.

 

 

우리나라에선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미래재단과 협력해 한국 부모 맞춤형으로 유용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해. 

 

부모님 가이드는 인스타그램 고객 센터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는데, 이제 관련 내용을 소개해볼게.

우선 부모들은 인스타그램 관련해서 어떤 것을 궁금해할까? 이들은 청소년이 왜 인스타그램을 좋아하는지 가장 궁금해한다고 해. 인스타그램은 이렇게 설명하더라.

 

"아이들은 미디어 자체를 좋아하고 다른 사람과 교류하고 공유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또 청소년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은 후 원하는 크기로 자르고 보정해서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댓글을 다는 것을 좋아합니다. 인스타그램은 이를 간단하면서도 재미있는 방법으로 가능하게 합니다."

 

 

청소년은 또래 문화가 아주 중요하잖아. 이들은 또래가 즐기는 문화를 함께 하려고 하고, 소통도 활발하게 하지.

 

요즘엔 그런 게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가능하고 온라인 활동 자체를 막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무조건 하지마라고 지시하는 것보단 SNS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 문제가 발생할 때 대응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나은 것 같아.

 

이를테면 SNS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을 접해 지식을 확장하고 오프라인 활동으로도 이어졌다는 긍정적 사례, 과도한 SNS 활동이나 개인정보유출로 인해 우울감에 빠진 부정적 사례를 함께 들려주는 것이지.

 

청소년보다 훨씬 어린 친구들도 SNS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보면 부모의 관심은 더욱 필요해. 

 

인스타그램은 14세 미만의 어린이는 사용할 수 없게 돼 있지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아이들도 많이 있다고 해. 인스타그램에 가입할 때 나이를 묻지 않기 때문이지.

 

14년 전쯤에 한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이 '맞짱 뜰 사람을 찾는다'며 온라인에 남긴 글과 사진 역시 아직도 회자되는 걸 보면, 인스타그램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나봐. 인스타그램은 어린이 계정이라는 통보를 받고, 해당 사실이 증명되면 계정을 삭제한다고 해.

 

인스타그램 자체가 아주 위험한 플랫폼은 아니지만, 또래들 간의 괴롭힘 혹은 아동의 평판을 해치거나 원하지 않는 관심을 끌 수 있는 위험은 있어. 또 부적절한 사진과 동영상을 과하게 이용하는 것, 전혀 모르는 사람이 아이에게 연락할 수 있다는 점은 부모들이 인지하고 있어야 해.

 

 

그렇다면 자녀가 인스타그램을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스타그램은 부모가 자녀들과 대화를 나누며 인스타그램뿐만 아니라 다른 앱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이야기를 나눌 것을 권하고 있어. 뭔가 좀 도덕 교과서 같은 원론적인 이야기 같은데,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사진과 동영상, 댓글 등 게시물은 자신의 이미지로 남게 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말이야.

 

또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널리 알려질 우려가 있으니, 자신의 게시물을 볼 수 있는 대상을 선택하는 방법, 교류 상대를 차단하는 방법도 알려줘야 해.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은 기본적으로 모든 게시물이 모든 사람에게 공개되도록 설정돼 있는데, 이를 승인된 팔로어만 볼 수 있게 바꿔야 한다는 얘기야.

 

부모가 인스타그램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이 플랫폼에 어떤 기능이 있는지 알 수 없으니 직접 써보면서 자녀와 대화해보는 것은 어떨까. 특정 댓글을 선택적으로 숨기는 기능도 있다고 해. 가령 '못생겼다', '뚱뚱하다'와 같은 댓글을 보이지 않게 설정할 수 있다는 말이야.

 

자신을 SNS에서 괴롭히는 사람을 신고할 수 있는 기능도 활용할 수 있어. 특히 우울한 감정 상태를 반영하는 해시태그를 자녀가 검색하면 인스타그램은 팝업 알림창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연락처를 알려준다고 해.

 

 

인스타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기능도 있어. 지난 6일간 하루에 얼마나 인스타그램을 사용했는지 알려주는 기능과 사용 시간을 스스로 제한할 수 있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야. 예컨대 하루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을 30분으로 설정하면, 30분 사용이 지났을 때 알림창이 뜬다고 해.

 

물론 부모의 이런 노력이 별 효과가 없을 수도 있어. 자녀가 자신 SNS 계정을 부모에게 완전히 공유할지 의문이기 때문이야.

 

실제로 요즘 청소년들은 한 개 이상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이용한다고 해.

 

'린스타'(진짜 계정·real instagram account)와 '핀스타'(가짜 계정·fake instagram account)를 각각 운영하면서 린스타에는 세련되고 이상적인 자신의 모습을 노출하고, 핀스타에선 진실되고 보다 자연스럽고 가감 없는 모습을 드러낸다고 해.

 

부모가 가르치려 들면 자녀들은 숨기려 들겠지? 우리는 이제 대화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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