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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카톡 계보 이을 SNS '스노우·치즈'…10대들 열광

  • 2016.09.08(목) 15:42

네이버·카카오 핵심 서비스로 급부상
동영상 및 사진 특화…가파른 성장세

채팅창의 '길게 눌러 움짤 보내기'란 버튼을 누르자 셀카 동영상 화면이 살포시 뜬다. 최대 10초 분량의 동영상 촬영이 끝나자 곧바로 상대방에게 파일이 전달된다. 셀카로 찍은 사진도 다양한 필터와 스티커로 편집해 지인에게 보낼 수 있다. 텍스트 없이 동영상과 사진만으로 대화를 나누는 즐거움이 꽤 쏠쏠하다.

 

요즘 10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네이버의 동영상 커뮤니케이션 앱 '스노우(SNOW)'의 사용담이다. 스노우는 미국 젊은이들을 사로잡은 스냅챗(Snapchat)처럼 텍스트가 아닌 동영상과 사진에 특화한 메신저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데 이 같은 동영상 및 사진 기반 앱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8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스노우는 11개월만인 지난달 기준 누적 다운로드 6000만건을 돌파했다. 다운로드 수는 가파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 7월 4000만에서 한달간 2000만건이 추가됐다.

 

관련 업계에선 이 같은 속도라면 올해말 1억명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네이버의 주력 모바일 서비스 '라인'(2011년 6월 출시)이 4000만건을 넘는데 1년 가까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스노우의 성장세는 더 빠른 셈이다. 

 

▲ 네이버의 동영상 및 이미지 커뮤니케이션 앱 '스노우'


스노우는 국내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 홍콩, 대만 등에서 인기다. 라인이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강세를 보인데 비해 동생격인 스노우는 한국과 중화권 국가에서도 인기를 모으는 것이 눈길을 끈다. 먼저 나온 스냅챗(2011년 9월 출시)이 쉽게 안착하지 못한 아시아 시장을 스노우가 파고 들면서 빠르게 확산하는 형국이다.


실제로 스노우는 일본에서 이른바 '대박'을 터트렸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진행한 'U-19 히트랭킹'이란 조사에서 스노우는 10대 사용자에게 가장 인기있는 앱으로 꼽혔다. 이 조사는 일본 1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선정하는 것인데, 스노우는 55.7%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스냅챗(19.9%)을 제쳤다.


네이버 내부에서도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야심차게 내놓은 네이버판 인스타그램 '폴라'가 기대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으나 스노우는 별다른 공을 들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원래 스노우는 네이버의 100% 자회사이자 모바일 커뮤니티 '밴드(BAND)' 등 신규 서비스 개발을 맡고 있는 캠프모바일에서 실험적으로 내놓은 앱이었다. 직원 몇몇이 일종의 동아리를 조직해 만들었는데 예상 외 반향을 일으키면서 차세대 주력으로 내세울 만큼 부쩍 커버린 것이다.


이에 캠프모바일은 서비스 경쟁력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1일 스노우 사업을 따로 떼어내 '스노우 주식회사'란 별도 법인을 설립했다. 스노우 사업부장인 김창욱 씨가 신설법인의 대표를 맡았다.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도 동영상 기반의 카메라 앱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달에 프로필 카메라앱 '카카오톡 치즈'를 출시했다.

 

▲ 카카오가 선보인 프로필 카메라앱 '카카오톡 치즈'.

 

이 서비스는 짧은 동영상이나 사진 촬영 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바로 올려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 동그란 프로필에 보여지는 부분을 미리 알 수 있도록 촬영 시 원형 가이드를 제공하며, 최대 5장까지 한번에 비교하며 선택할 수 있다.

 

촬영 버튼을 길게 누르면 5초간의 짧은 동영상을 만들 수 있으며 촬영한 동영상을 카카오톡을 비롯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다양한 SNS에서 공유할 수 있다.

 

카카오는 정식 서비스에 앞서 약 보름간 사전 예약을 진행했는데 무려 100만명의 참가자가 몰려 출시 전부터 흥행 조짐을 보였다.

 

스노우와 치즈 같은 동영상 기반 커뮤니케이션 앱이 관심을 받는 것은 메신저 서비스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스마트폰 하드웨어의 고사양화와 네트워크 환경 개선으로 동영상을 주고 받는 것이 갈수록 쉬워지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동영상을 기록의 도구라고 인식하는 기존 세대와 달리 10~20대에선 새로운 소통 수단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에 따르면 스냅챗이나 인스타그램의 10~ 20대 사용자 비중은 각각 47%, 23%에 달할 정도로 많으나 텍스트 기반 SNS인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선 각각 20% 미만에 불과하다.

 

여기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개방형 서비스에 부담을 가진 이용자들이 보안과 익명이 보장되는 SNS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폐쇄형 및 휘발성 SNS의 인기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스냅챗과 스노우 등은 메시지 수신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텍스트나 동영상이 자동으로 지워진다.

 

김성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냅챗은 이용자가 정한 시간 이후에는 자동적으로 메시지가 삭제되는 기능을 추가하며 사생활을 중요시하는 젊은 이용자들을 유입했다"라며 "국내 역시 메신저 및 SNS 해킹에 대한 논란이 지속됨에 따라 휘발성과 보안성이 뛰어난 텔레그램의 이용자가 증가했는데 스노우도 일정 시간 이후 메시지 및 Feed가 삭제되는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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