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계열사 스노우 주식회사가 추진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했다. 배정된 물량은 16만주 가량이며 총 800억원(주당 48만4930원)을 투입한다. 이번 출자로 네이버 지분은 기존 55%에서 66%로 확대된다.
네이버는 전날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명함앱 '리멤버'를 서비스하는 계열사 드라마앤컴퍼니에도 100억원을 출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주요 계열사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실탄'을 채워주기로 한 것이다.
스노우에는 올 3월에도 500억원(주당 63만278원)을 출자했는데 올 들어 두차례에 걸쳐 총 1300억원을 쏟아 붓는 것이다.
스노우는 지난 2016년 8월에 네이버 자회사인 캠프모바일의 카메라 앱 사업부문이 인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2015년 9월 내놓은 동영상 메신저 '스노우'가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 젊은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전문성을 강화하고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위해 독립 회사로 출범시켰다.
실제로 스노우는 2016년 구글플레이가 선정한 '올해의 앱'으로 선정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일본에선 ‘스노우를 하다’라는 뜻을 가진 ‘스노루(スノる)’란 말이 일본 여고생 유행어로 번지기도 했다.
원래 스노우는 모바일 커뮤니티 '밴드(BAND)' 등 신규 서비스 개발을 맡았던 캠프모바일에서 실험적으로 내놓은 앱이었다. 직원 몇몇이 일종의 동아리를 조직해 만들었는데 예상 외 반향을 일으키면서 차세대 주력으로 내세울 만큼 부쩍 커버린 것이다.
스노우는 독립회사 출범 이후 셀카 앱 B612과 음식 사진기 푸디(Foodie), 사진 편집 라인카메라(Line Camera), 메이크업 셀카 룩스(LOOKS)등 다양한 카메라 앱으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아울러 활발한 투자로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올 6월에는 21억원을 들여 인스타그램 기반 쇼핑 플랫폼인 하트잇 지분 100%를 확보했다. 7월에는 계열사인 플레이리스트와 일본 법인인 스노우 재팬에 각각 15억원, 31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모바일 실시간 퀴즈쇼 '잼라이브'가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주요 서비스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으나 뚜렷한 사업 모델이 없어 실적은 부진하다. 설립 첫해인 2016년 매출은 8500만원에서 지난해 22억원으로 급증했으나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첫해 영업손실은 159억원이며 지난해에는 이보다 4배 이상 불어난 723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