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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ICO]①ICO란 이런것…

  • 2018.10.15(월) 17:56

경영간섭 적고 절차간소해 선호
사전검증 도입해 합법화 목소리

작년 9월 가상화폐 공개(ICO)를 전면 금지한 이후 1년 넘게 관련 정책을 방치한 정부 기조에 변화가 감지되면서 ICO 합법화에 실리는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요 블록체인 협회를 사단법인으로 인가한 데 이어 국무조정실이 다음 달 ICO에 대한 정부 입장을 내놓기로 해 어떤 정책방향이 나올지 주목된다. 핫(Hot) 이슈로 부상한 ICO의 개념을 비롯해 도입 필요성, 주요 쟁점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가상화폐를 발행, 일반 대중에게 공개적으로 팔아 블록체인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투자자금을 모집하는 가상화폐 공개(ICO). 거래대상이 가상화폐라는 것 이외엔 전통적인 자금 조달 수단인 기업 공개(IPO)와 명칭은 물론 방식까지 유사해 보인다. 언뜻 기존 IPO와 비슷해 보이는 ICO를 굳이 국내에 도입, 합법화하자는 것은 또 무슨 얘기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ICO가 IPO와 어떻게 다른지 알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ICO의 거래대상인 가상화폐는 투자자의 경영 간섭에서 자유로운 한편 추진 프로젝트 이용권 성격을 지닌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IPO에 비해 절차와 기준이 간소하다는 점도 엄연히 차이가 난다.

 

이 같은 ICO와 IPO의 개념적 차이와 업계에서 ICO 합법화에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를 차근차근 짚어본다.

 

 

◇ 경영 간섭 없고 프로젝트 확산

 

ICO와 IPO는 둘 다 외부 투자자에게 각각 가상화폐와 주식이라는 거래대상을 공개 판매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는 기본 원리는 같다. 소수 투자자만 보유하던 거래대상을 보다 많은 투자자에게 줘 대규모로 자금을 모집하는 것이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ICO는 가상화폐를 여러 사설 거래소에, IPO는 법정 거래소인 한국거래소를 통해 유통해 자금을 모집한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등록, 즉 상장에 필수적인 IPO와 달리 ICO는 가상화폐 거래소 상장에 반드시 선행될 필요는 없다는 점도 차이가 난다. 가상화폐 거래소 상장엔 ICO 여부 자체보다는 개별 거래소가 요구하는 각기 다른 기준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핵심적인 차이는 가상화폐와 주식의 특성에서 갈린다. IPO의 거래대상인 주식을 갖는다는 것은 발행 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보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자가 보유주식 규모만큼 금전적 보상을 받을 뿐만 아니라 의결권을 갖고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반면 ICO의 거래대상인 가상화폐는 발행 기업에 대한 지배력과 상관 없다. 주식과 마찬가지로 가상화폐를 적정 시가에 매도해 현금화한 후 금전적 이익을 얻지만 기업 경영이나 사업 추진과 관련된 권한을 갖지는 않는다.

 

다만 가상화폐는 기업이 추진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기반을 두는 만큼 해당 프로젝트 결과물을 이용, 구입하는데 쓸 수 있어 차별화된 메리트가 있다. 주식처럼 현금화하지 않고도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한 서비스를 결제하는데 곧바로 쓸 수 있다. 일종의 이용권 성격을 지니는 셈이다.

 

이 같은 가상화폐의 특성은 성장 초기 단계인 블록체인 기업이 자금 조달 수단으로 ICO를 선호하는 이유가 된다. 외부 투자자의 간섭에 흔들리지 않고 경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투자자를 유치하는 것이 곧 잠재적인 서비스 이용자를 확보하는 셈이라는 점에서 사업적으로도 이득이다.

 

◇ 절차 초간단…"가이드라인 도입해야"

 

IPO의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재무상태 요건과 사전 심사 절차를 두지만 ICO는 별다른 기준이나 절차가 없다시피 하다는 점도 다르다. 국가마다 규제가 달라 정부 당국에서 재무상태 증명 서류 제출, 투자자 자격 제한 등을 요구하는 곳도 있지만 복잡다단한 요건을 모두 맞춰야 추진할 수 있는 IPO에 비하면 제약을 훨씬 덜 받는다.

 

IPO를 추진하려면 국내의 경우 기업의 정관과 공시체계를 관련 요건에 맞춰 재정비하는 것은 기본이며 IPO 주관 증권사의 인터뷰, 한국거래소의 예비 심사도 통과해야 한다. 예비 심사에서 승인을 받아야 IPO를 진행해 주식을 여러 투자자에게 나눠줄 수 있다.

 

반면 ICO 절차는 비교적 간소하다. 기업들은 국내에서 전면 금지된 ICO를 해외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영국, 독일, 일본 등에선 당국 제약 없이 곧바로 추진한다. 사업 계획서인 백서와 가상화폐 발행 물량 등을 사전 고지해 ICO 참가 등록을 받고 나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기관과 벤처 캐피탈, 협력사 대상 비공개 판매인 프라이빗 세일, 사전 등록한 개인 투자자 대상 프리 세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세일 순으로 추진된다.

 

사업과 재무상태가 안정돼 각종 기준을 맞출 수 있는 기업이어야 추진할 수 있는 IPO와 달리 ICO는 성장 초반인 블록체인 기업도 시도할 수 있는 셈이다. ICO를 위한 요건이 많지 않고 심사 절차도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투자자를 설득할 수만 있다면 추진 가능하다.

 

다만 검증되지 않은 ICO가 난립, 투자자 피해가 속출하자 국내에서 ICO를 합법화할 경우 업계에서 자체적으로 사전 심사를 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한국블록체인협회를 비롯한 3대 블록체인 협회는 기업의 재무상태와 프로젝트 완성도를 사전 심사하자는 내용의 ICO 가이드라인을 이달 발표한 바 있다.

 

한국블록체인협회 관계자는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제대로 추진되는지 파악하려면 업계 공동으로 제안한 ICO 가이드라인 도입이 시급하다"면서 "기본적인 블록체인 기술력과 실제 사업 추진 여부에 대한 검증 없이 바로 ICO를 추진하는 것은 투자자 피해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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