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검색 포털 네이버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사업 비용 확대에 따라 시장 예상을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주력인 광고와 비즈니스플랫폼, IT 플랫폼 성장 둔화를 겪는 가운데 신사업 인건비까지 늘면서 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네이버는 투자 확대 기조를 이어가는 한편 연말이나 내년 1분기 중 모바일 첫 화면을 정식으로 개편하고 커머스 사업을 강화해 돌파구를 찾을 계획이다.
네이버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217억원으로 전년동기(3121억원)보다 29% 감소했다고 25일 밝혔다. 전분기(2506억원)에 비해서도 11.5%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매출)은 1조3977억원으로 전년동기(1조2007억원) 대비 16.4% 증가하고 전분기(1조3636억원) 대비해서도 2.5% 늘었났다.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이 부진하면서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은 15.9%로 전년동기(26%) 대비 크게 하락했고 전분기(18.4)에 비해서도 떨어졌다.
증권정보 사이트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3분기 추정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2509억원과 1조4102억원이었으므로 수익성과 매출 성장 모두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사업별로 보면 디스플레이(배너) 광고 등을 포함한 광고부문은 추석과 계절적 비수기가 겹치면서 전년 동기보다 2.5% 증가했으나 전분기 대비 8.4% 감소한 136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검색광고, 쇼핑검색 광고 등으로 구성된 비즈니스플랫폼 매출도 추석의 영향으로 성장 둔화를 겪으면서 전년동기 대비 11.5% 늘었으나 전분기 대비 0.2% 증가하는데 그친 6130억원이었다.
IT 플랫폼 매출은 88억원으로 네이버페이(간편 결제), 클라우드, 라인웍스(기업용 메신저)의 지속적인 성장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51.1%, 전분기 대비 3.3% 증가한 88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만화, 음원 등 콘텐츠 서비스 부문은 웹툰과 브이(V) 라이브(연예인 동영상 플랫폼)로 성과를 내면서 전년동기 대비 32.8%, 전분기 대비 13.7% 증가한 361억원을 기록했다.
라인과 기타 플랫폼(스노우 등) 매출은 관련 광고 매출 성장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21.2%, 전분기 대비 7.8% 증가한 5240억원이었다.
주력인 광고와 비즈니스 플랫폼을 포함해 모든 사업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으나 시장의 기대에 비해 부진했다. 여기에 신사업 확대에 따른 인건비 증가까지 겹치면서 실적에 부담을 줬다. 올 3분기 영업비용은 1조1760억원으로 전년동기(8886억원)보다 32% 증가했다.
이에 대해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3분기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4분기엔 모바일 화면 개편 영향과 작년 실적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개선될 것”이라면서 “콘텐츠 서비스 부문에선 3분기중 브이라이브 이벤트와 웹툰 및 웹소설 어플리케이션 ‘시리즈’ 출시로 프리미엄 콘텐츠 활성화 기반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부담에도 네이버는 투자 확대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최 COO는 "올 3분기에 네이버와 라인 투자에 전분기보다 두 배 증가한 2700억원이 투입됐으며 이중 2000억원은 중국, 북미, 동남아시아 등 해외 투자에 사용됐다”면서 “4분기에도 투자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급격히 변화하는 산업 특성상 투자 성과를 예측하기 어려우나 생존하려면 (투자가) 불가피하다”면서 “작년과 올해 인재 채용을 확대하면서 예상한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으며 내년부터 채용 규모가 안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메인에서 제외하는 모바일 첫 화면 개편에 따른 타격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최 COO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광고와 매출을 발생시키지 않아 검색광고에 미미한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베타 서비스 중에도 쿼리(검색어 입력) 변화가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3000만명의 이용자 습관이 바뀌는 만큼 불편지점을 연내 확인하고 연말이나 내년 1분기 중에 정식으로 모바일 첫 화면을 개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모바일 첫 화면 개편과 함께 전면으로 배치된 커머스에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한 대표는 “새로운 사업 발굴을 위한 첫 시도는 검색 쿼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커머스”라면서 “소상공인과 사용자를 연결하는 생태계를 조성하면서 지역정보, 동영상, 오디오 등으로 영역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소상공인 지원공간인 파트너스퀘어를 추가로 개소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올해 4번째 파트너스퀘어를 광주에 연데 이어 내년엔 대전, 서울 강북에 추가로 개소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네이버는 소상공인과 이용자를 연결하는 핵심 서비스인 플레이스를 일본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플레이스는 지역 맛집과 숙박업체, 헤어숍을 추천하고 관련 정보, 예약, 결제 툴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한 대표는 “국내 플레이스 성과를 기반으로 일본에 맛집 리뷰 서비스 타파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대해선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최 COO는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로 이용자와 판매자를 연결하고 미래에셋대우증권의 CMS 계좌를 연동하는 등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으로 새로운 환경이 마련되고 있으나 진출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