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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챗봇이 IBM·구글보다 낫다?

  • 2019.07.25(목) 16:46

3개 엔진으로 답변 정확성 높여

안녕~!

국내 사용자만 4000만명이 넘는 '국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고객센터에 '챗봇'이 있다는 사실 알았어?

챗봇은 채팅 로봇의 줄임말로, 인공지능(AI)이 사용자의 질문에 자동으로 답변하는 시스템을 말해.

복잡하거나 엉뚱한 질문에도 적절한 답을 하는 건 여전히 어렵지만 단순한 질문엔 빠르고 정확하게 답변할 수 있어 고객센터의 업무 가중을 줄이고 사용자 편의는 높이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지.

이런 시스템이 널리 보급되면 고객센터 인력을 줄인다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아직은 그정도 실력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상담원의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기능으로 볼 수 있어.

그런데 카카오 스스로 공식 석상에서 설명할 정도로 '챗봇은 기대보다 멍청하다'는 인식이 컸어.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지.

카카오는 꾸준히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면서 과거보다 똑똑해졌다고 해.

세계적 기업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까지 생겼어.

김유미 카카오 봇기획팀장이 25일 열린 '카카오 톡 비즈 세미나'에서 챗봇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김유미 카카오 봇기획팀장이 25일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에서 열린 '카카오 톡 비즈 세미나'에서 "IBM, 구글과 비교해도 속도와 품질에서 자신감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말이야.

어떤 과정이 있었길래 이런 자신감이 생긴걸까. 김 팀장과 카카오측 설명을 토대로 최대한 쉽게 풀어볼게.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고객센터 챗봇(채팅로봇)을 구축하는 과제를 2017년 10월부터 준비하면서 '실험'을 시작했어.

의지가 넘쳤지.

무려 19만개에 달하는 발화 패턴을 등록했어. 많은 대화를 입력하면 그만큼 정확도가 높아질 것이라 생각한거야.

그런데도 챗봇은 의도를 잘못 파악하거나 엉뚱한 대답을 하는 경우가 더 많았어.

원인이 뭘까.

그중 하나는 사용자의 발화 의도가 중의적인 경우 '블록'(의도 유형)을 이상하게 분류했던 탓이야.

또 사람에 의해 발화 의도를 등록하다보니 엉뚱한 케이스에 대해서는 한계도 있었고.

이같은 첫번째 실험의 결론은 '고객센터 챗봇은 쉽지 않다'는 것일 정도로 고민이 깊었어.

그래서 기계의 힘을 빌려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

발화 패턴은 3만개 정도로 줄이고,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을 적용했지. 사람의 노력과 기계가 판단하는 확률을 더해 과거보다 똑똑한 챗봇이 나오게 됐다는 거야.

더 나아가 챗봇을 쉽게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 '카카오 i 오픈빌더'를 대폭 업그레이드해 올 하반기부터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어.

가까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이 설명을 조금 더 구체화하면,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오픈빌더'를 OBT(오픈베타테스트)로 전환하며 챗봇 구축에 필요한 인공지능(AI) 기술을 고도화해왔다고 해.

올해 4월에는 고객센터 챗봇과 같이 대용량 지식 데이터 기반의 챗봇을 만드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절감해주는 '지식플러스'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지.

지식플러스에는 지난 20년간 서비스한 다음 검색을 통해 축적된 기술을 활용한 '확률 기반 검색엔진'이 탑재됐어.

카카오의 챗봇 시스템을 쓰는 파트너사가 직접 쌓아둔 고객센터 FAQ(자주 묻는 질의응답) 등의 데이터를 업로드하면 챗봇과 자동으로 연동해주고, 정확도 높은 답변을 알아서 찾아준다는 얘기야.

이에 더해 카카오는 설계된 발화 패턴에 없는 질문이 입력되더라도, 문장의 유사성에 기반한 '의도분류모델'을 파트너가 직접 기계학습을 통해 고도화할 수 있는 머신러닝 기술을 오는 8월부터 추가로 적용할 예정이야.

김유미 카카오 봇기획팀장은 "머신러닝 기술은 챗봇이 사용자의 의도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이를 통해 챗봇을 구축하는 사업자가 이전보다 더 적은 발화 패턴을 입력하더라도 보다 자연스러운 챗봇 대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어.

카카오는 핵심 AI 기술과 더불어 챗봇 내에서 비즈니스의 활동이 완결되도록 회원가입, 결제, 상품 선택, 이벤트 참여 등 다양한 플러그인도 지속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해.

카카오는 오픈빌더의 고도화를 통해 파트너사에게는 쉽고 편리한 챗봇 구축 환경을 제시하고 이용자에게는 자연스럽고 정확도 높은 챗봇 대화 경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야.

특히 카카오는 올 하반기부터 카페, 식당, 소호쇼핑몰 등 중소 사업자가 별도로 챗봇을 개발하지 않아도, 입점을 통해 비즈니스에 필요한 챗봇을 손쉽게 오픈할 수 있는 챗봇 입점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야.

이를 통해 메뉴와 가격, 상품명 등 필수적인 정보만 입력하면 자신만의 비즈니스 챗봇을 만들 수 있는 입점 모델을 제공된다는 말이야.

무엇보다 카카오가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기 때문에 입점 사업자는 별도의 챗봇 개발 및 유지보수 비용 부담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해. 이런 서비스 모델을 국내 특허 출원하기도 했다고 해.

카카오는 이런 복합적 모델을 적용했다는 점뿐만 아니라 한국어 서비스라는 점에서 IBM이나 구글보다 빠르고 정확하다고 자신했어.

다만, 인공지능의 특성상 기계의 학습능력이 고도화되고, 한국어 발화 데이터를 많이 사모으면 외국 사업자들도 충분히 서비스할 수 있다는 견해도 없지는 않아.

다시 정리하면, 카카오는 챗봇에 쓰이는 기본적인 '언어처리 엔진'(AIU, Artificial Intelligence and language Understanding), 기계의 힘을 더 빌리는 '확률 기반 검색엔진'(Simpson, Similarity inference engine for evaluating semantic similarity between the sentences), '의도분류모델 머신러닝 기술'(ML, Intent Classification Model Machine Running) 등 세가지 엔진을 돌리기 때문에 경쟁사보다 강력하다고 강조했어.

물론 국내외 다양한 경쟁사들의 기술과 직접적 비교해 우위를 쉽게 가르긴 어렵겠지만, 4000만명이 쓰는 카카오톡을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일 것 같아.

게다가 카카오는 이미 지난 2월부터 카페를 운영하는 중소사업자를 대상으로 챗봇 주문 오픈베타 서비스(OBT)를 제공하고 있어.

OBT에 참여한 100여개의 매장에서 주문, 결제, 스탬프 적립까지 카카오톡안에서 이뤄지는 스마트 오더 서비스를 경험하고 있다고 하네.

테스트에 참여한 카페의 플러스친구 친구 수가 최대 20배 증가하고, 챗봇 주문 재사용률이 최대 60%에 달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군.

그렇다면 카카오는 챗봇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선 즉답을 하진 않았어.

아직은 무료로 이런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고,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래.

쉽게 적용 가능한 기술을 내세우되 아주 적은 돈을 매월 받는 방식으로 파트너사를 많이 확보한다면 카카오도 돈을 벌고 이런 서비스가 필요한 파트너사도 고객센터를 편리하게 구축할 수 있을 것 같아.

시장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한 대목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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