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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는 블록체인]아이콘루프 "마이아이디로 새 길 열린다"

  • 2019.11.26(화) 16:04

김종협 대표 인터뷰 "아이디 분산화로 비즈니스 재구성"
"블록체인 탈중앙화 미션…사용자가 데이터 주관 가져야"

블록체인은 서비스나 사업보다 가상화폐나 기술로 대중에게 먼저 다가왔다. 그래서 '블록체인은 어렵다, 투기다' 등의 편견이 먼저 생겼다.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다소 식은 현시점이 블록체인을 서비스와 사업의 모습으로 다시 짚어봐야 할 시기다. 기술은 현실에서 사용자들이 서비스로 사용하고 기업들이 적용해야 빛을 볼 수 있다. 현재 블록체인을 서비스하고 사업화하는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편집자]

2016년 5월 설립된 아이콘루프(前 더루프)는 국내 1세대 블록체인 스타트업으로 손꼽힌다. 독자적으로 고성능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고 금융기관, 서울시 등 여러 공공기관과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하면서 기술력과 노하우를 쌓아왔다.

최근 아이콘루프는 블록체인 기반 신원증명 서비스 '마이아이디(MyID)'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마이아이디 생태계 구축을 위한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도 이달 초 공식 출범했다.

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를 만나 아이콘루프 사업과 마이아이디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 [사진=아이콘루프]
블록체인 신분증명, 비즈니스 흐름 전환의 계기

최근 블록체인 기반 신분증명 서비스가 잇따라 발표됐다. 통신사 주도의 모바일 전자증명 서비스 '이니셜'과 금융결제원이 주도하는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가 있다. 아이콘루프도 디지털 신원증명 서비스 마이아이디를 선보였다.

마이아이디는 금융권의 비대면 계좌 개설 과정에서 생성된 신원 인증 정보를 사용자 단말기에 저장해 사용자가 직접 자신의 정보를 관리하고 필요할 때 제출하는 방식이다. 아이콘루프는 마이아이디를 중심으로 DID 생태계를 확장할 사업체 연합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를 구성했다. 신원증명 서비스 사용처가 많아야 사용성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이 얼라이언스에는 금융권 파트너사 16곳을 포함해 포스코, 삼성전자, 이커머스사 등 총 39곳의 기관 및 기업이 합류했다.

-아이콘루프는 최근 마이아이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신분 증명 서비스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이콘루프를 처음 설립했을 때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그중 하나가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인증 서비스였다. 공인인증서를 한번 발급받으면 다른 금융사에도 활용할 수 있듯이 인증 인프라를 활용하면 자본 시장에서 여러 비즈니스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실제 블록체인 가치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기반의 아이덴티티(신원 및 신분 증명) 서비스를 사용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그 이후 비즈니스 자체의 흐름을 전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탈중앙화 서비스가 등장해도 아이덴티티가 특정 서비스에 종속되면 탈중앙화 가치가 나오지 않는다. 그러면 굳이 블록체인을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생기게 된다. 그래서 2018년부터는 아이덴티티 자체를 사용자에게 돌려주는 DID(Decentralized Identity)에 집중하게 됐다.

-블록체인 기반 신분증명은 사용자가 데이터 자기 주권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아이콘루프가 추구하는 방식은 아이덴티티가 특정 서비스에 종속되면 안 되고 사용자가 통제할 수 있고 다른 서비스로도 아이덴티티를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사용자가 데이터 주권을 가지기 위해선 사용자의 신원 정보가 제3자 기관에 저장돼 사용자 명령에 의해 관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신원 정보도 완벽하게 사용자에게 저장돼야 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 자기 주권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DID가 확산되면 기존에 신분 증명 서비스를 제공하던 기관이나 기업이 주도권을 빼앗기게 돼 참여에 소극적일 것 같다
▲기업들은 비즈니스에 필요하지 않은 다른 신원 정보를 보유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필요한 정보 외에 다른 신원 정보를 보유하면 개인정보보호법 등 다양한 이슈가 있을 때 더 큰 리스크를 떠안게 된다. 예를 들어 은행이 대출을 심사할 때 금융 고객의 소득이 연 5000만원 이상인 것만 알면 되지 정확하게 연 소득 6500만원이라는 정보는 필요 없다. 하지만 은행은 금융 소비자의 정확한 연 소득 정보를 보유하게 되고 이를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므로 부담이 커지게 된다.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 회원사들도 DID를 통해 이와 같은 부담이 덜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블록체인 유스케이스, 신뢰성에 방점

아이콘루프가 마이아이디 사업만 하는 것은 아니다. 3년 넘게 사업을 하면서 여러 유스케이스도 경험했다. 지난해에는 '서울시 블록체인 시범 사업'에서 서울시 블록체인 표준 플랫폼 도입 시범 사업자로 선정돼 자체 개발 고성능 블록체인 엔진 '루프체인'을 적용했다. 올해는 '서울시 블록체인 기반 행정서비스 구축 사업'을 통해 서울시 맞춤형 블록체인 표준 플랫폼, 온라인 자격 검증, 마일리지 통합 관리 등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블록체인 관련 서울시와 어떤 시도를 했나
▲블록체인이 인프라에 적용됐기 때문에 행정 업무를 겉으로만 봐서는 바뀐 점을 찾기 어렵다. 시민 선거를 할 때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블록체인을 도입했으며 서울시에서 청년 수당을 줄 때 자격 조건에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적용했다. 또 서울시는 서울시민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는데 사업이나 업무별로 매번 서울시민임을 확인해야 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확인 작업도 다르다. 이를 통합해서 한번 확인 절차를 거치면 이후에 계속 적용할 수 있도록 블록체인을 적용했다. 블록체인 때문에 가능한 업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인프라 일부에서 블록체인을 계속 적용해 나가면서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여 나갈 수 있다.

-실제로 블록체인을 적용했을 때 담당자 반응은 어땠나
▲블록체인을 적용했다고 해서 효율성이나 가치가 높아지거나 비용이 감소하는 등의 효과를 바로 찾긴 어렵다. 조금씩 활용하면서 사용성, 투명성, 신뢰성이 높아지는 것이고 지금은 이를 계산하거나 측정하는 방법이 없지만 향후 사용성, 투명성, 신뢰성이 주는 가치를 계산할 수 있게 되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서울시 입장에서는 어떤 점이 좋아지나
▲최근 사람들은 행정 업무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졌다. 하지만 블록체인을 도입함으로써 행정 업무에 대한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 또 서울시 내부 행정 업무뿐 아니라 중앙정부나 다른 지방 정부와 협력해야 하는 부분이 많은데 이때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효율성이 높아진다.

"데이터의 가치를 사용자에게 돌려준다"

아이콘루프는 마이아이디 서비스 자체보다는 이를 통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엿보고 있다. 사용자의 아이디가 특정 서비스에 종속되는 것이 아닌 분산화가 가능해진다면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서비스나 사업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콘루프는 블록체인을 통해 어떤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나
▲블록체인 코어 엔진과 유스케이스 등을 통해 B2B 영업을 계속하고 협력사를 넓혀 솔루션이나 SaaS(Software as a Service) 형태의 서비스를 지속할 예정이다. 마이아이디는 아이디를 쓸 때마다 비용을 받는 콘셉이 아니라 마이아이디를 통한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이 플랫폼 상에서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마이아이디가 확산되면 예를 들어 메신저도 중앙화된 서비스를 쓰지 않고 직접 대화를 할 수 있다. 메일 등 인터넷 모든 프로토콜은 처음에는 탈중앙화로 만들어졌지만 효율성 때문에 중앙화됐다. ID가 분산되고 나면 기존 서비스의 불편한 점을 개선하기 보다는 서비스의 본질적인 부분이 재구성될 수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 사업 기회가 있다고 본다.

-상상이 잘 안되는데, 예를 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이메일이 처음 상용화됐던 시기에 페이스북과 같은 서비스를 상상하기 어려웠듯이 그게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지금은 모든 서비스와 데이터가 클라우드나 특정 기업에 보관이 되고 사용자 단말기는 서비스 화면만 보는 용도로 쓰이게 된다. 하지만 마이아이디가 확산되면 이 부분이 뒤집어 질 수 있다. 모든 데이터는 사용자에게 있고 사용자가 컨트롤 할 수 있으며 일부 데이터만 백업할 수 있게 된다. 비즈니스 방식도 현재는 네이버나 페이스북 등이 사용자에게 적합할 것으로 생각하는 광고를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방식인데, 데이터가 사용자에게 있다면 사용자가 직접 어떤 광고를 볼지 설정하고 광고도 역으로 사용자에게 제안이 들어올 수 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수도 있겠다
▲새로운 세상이 열려야 한다. 지금의 플랫폼 기업들은 서비스를 확장해 전체 규모를 키우지 않으면 성장이 정체된다. 그러다 보니 여러 플랫폼 기업들끼리 충돌할 수밖에 없고 기업들은 더 많은 개인정보를 획득하려고 한다. 페이스북이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유출해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원하는데 활용했던 일이 또 발생할 수 있다. 데이터를 중앙화하고 집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아이콘루프의 비전은 무엇인가?
▲아이콘루프의 비전은 사용자에게 데이터 주권을 돌려주고 이를 통해 비즈니스를 재구성해 데이터의 진정한 가치를 사용자가 가져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블록체인 탈중앙화 미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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