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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제도권 진입 '꿈틀'…기대 반 걱정 반

  • 2019.12.16(월) 17:04

특금법 개정안 정무위 통과…법사위·본회의 남아
제도권 진입은 '기대'…규제 강화될까 '걱정'도

국회에서 가상화폐(암호화폐)의 제도권 진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정작 거래소 업계는 기대반 우려반이다.

지금껏 가상화폐는 국내에서 거래되고 있었지만 관련 법안은 없어 투자자와 소비자들은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했다. 어떤 거래소나 업체를 신뢰해야 되는지 기준을 마련하기도 어려웠던 차에 제도가 도입되면 시장활성화에 도움될 것이란 측면에서의 기대다. 하지만 법안 통과 후 시행령 과정에서 거래소 신고 조건이 강화되거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면 최악의 경우 거래소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에 우려도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과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세금 부과 등 점차 가상화폐에 대한 법 제도가 국내에서 논의중이다.

특금법 및 과세방안 내용은?

지난 3월 김병욱 의원이 대표 발의한 특금법 개정안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특금법 개정안은 ▲암호화폐, 가상화폐, 디지털화폐 등 다양하게 사용되던 용어를 '가상자산(Virtual Assets)'으로 통일하고 ▲암호화폐 거래소는 '가상자산 사업자(VASP, Virtual Assets Service Provider)'로 정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가상자산 사업자가 되기 위해서는 금융정보분석원이나 금융감독원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를 위해서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실명 확인 가능한 입출금 계좌 사용, 고객 확인 의무 등을 준수해야 한다.

암호화폐 업계가 소원하는 실명 확인 계좌 발급 조건은 시행령을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기획재정부는 내년 중으로 가상자산에 대해 소득세를 물리는 세법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소득을 양도소득으로 볼지 기타소득으로 볼지는 고민 중이다.

가상자산 제도화, 일단은 기대

가상자산의 제도권 진입에 대해 업계는 일단 긍정적인 분위기다. 그동안 가상자산은 '투기'나 '사기'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대부분이었다.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하거나 투자를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많았다. 가상자산이 '정부에서 취급하지 않는' 또는 '인정하지 않는' 사업 및 서비스로 제도권 밖에 있다 보니 업체들은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하면서도 공개적으로 밝히기 꺼리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용어도 암호화폐와 가상화폐, 디지털 화폐 등 혼재된 상황이었다.

제도권 밖의 자산과 서비스였던 가상자산은 투자자와 사용자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했고 어떤 업체가 신뢰할 수 있는 곳인지 판단하기 혼란스러웠다. 그 틈을 타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우후죽순으로 등장했고 그중에는 일시적으로 입출금을 막고 의도적으로 특정 코인의 가격 상승 또는 하락을 유도하거나 갑자기 거래소 문을 닫고 '먹튀'하는 거래소들도 있었다.

가상자산 업계는 제도권 진입을 통해 조금이나마 가상자산에 대한 이미지 쇄신이 가능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과거 부정직한 방법으로 운영했던 거래소들은 금융당국 신고 과정에서 걸러져 퇴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세금 부과는 자산 가치를 인정받는 셈이다. 민간에서는 가상자산에 대한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지만 정부는 '없는 자산'으로 취급해왔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미국은 거래소가 라이센스를 발급받아 운영해 '투자처'라는 인식이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투자처'에 대한 인식이 낮아 가상자산 거래 침체 현상이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유독 심하다"며 "법제화는 가상자산에 대한 인식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행령까지 두고 봐야…과세 방안도 아직 미지수

하지만 우려의 시각도 여전히 있다. 법제화 이후 시행령이 어떻게 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거래가 확연히 감소한 상황에서 대형 거래소들조차 적자 상태를 유지하며 버티고 있다. 특금법 개정안 통과 후 거래소 신고 조건이 강화되거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큰 비용과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면 최악의 경우 거래소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

중소 가상화폐 거래소는 "ISMS 인증 등 거래소 신고를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인데 현재 상황에서 더 큰 비용을 들여야 하는 요건으로 강화된다면 신고를 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과세 방안도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미지수다. 암호화폐를 통해 얻은 소득을 양도소득인지 기타소득으로 분류할지도 과제지만, 가상자산은 일반 화폐나 주식과는 달리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가상자산은 크게 지불형 토큰, 유틸리티형 토큰, 자산형 토큰 등으로 나뉘고 유형에 따라 가상자산을 취득 또는 활용 방법은 다양하다.

여전히 거래소 업계는 혼란스러운 시기

가상자산의 법제화에 한 걸음 다가가고 있지만 거래량 감소와 함께 연일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로 업계 현황은 여전히 어둡다.

국내 대표 거래소인 빗썸의 경영권 매각 이슈는 1년 넘게 종결되지 않았으며 업비트는 최근 해킹 피해로 586억원에 이르는 이더리움 34만2000여개가 유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국내 상위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 규모와 상관없이 최근에는 모든 거래소가 거래량이 없어 힘든 상황으로 겨우 버티고 있다"면서 "가상자산의 제도화가 반갑기는 하지만 또 다른 규제로 작용하지는 않을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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