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한달 넘게 이어지고 감염성이 높은 탓에 확진자 발생 현황과 동선, 예방법 등의 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최근 발견된 바이러스로 알려진 부분이 많이 없어 가짜뉴스도 넘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해줄 수 있는 재난방송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강원도 산불'에 놀란 재난방송…다시 제 역할하다
지난해 4월 발생한 강원도 대형 산불 관련 재난방송 때는 재난 주관방송사로서 KBS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KBS뿐 아니라 다른 방송사들도 재난방송의 지연과 상황 중계 집중으로 정작 주민들이 필요한 산불 예상 경로, 주민대표소 등의 정보 제공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관련 재난방송은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코로나 관련 방송에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와 영어자막을 통해 코로나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방송을 통해 재난 특보와 뉴스 특보를 자주 확인할 수 있다. KBS는 지난 4일부터 1TV 채널에 '코로나19 통합뉴스룸'을 특별 편성하고 24시간 재난방송 체제에 돌입했다.
지난해 강원도 산불 이후 정부는 재난방송의 문제점을 파악했고, 같은 해 5월 방송통신위원회·행정안전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은 재난방송의 신속성과 신뢰성 제고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KBS의 재난방송 지휘부를 사장으로 높여 책임을 강화하고 다른 방송사에 대한 재난정보 개방 의무를 부여했다. 올해 예산에도 주관방송사의 재난방송 시스템을 개선하고 청각 장애인에 대한 수어방송을 지원하는 등 재난방송의 역량 강화에 20억원을 편성했다. 특히 지난 2일부터는 재난방송에 수어방송과 영어자막 지원이 고시로 제정됐다.
류진원 방송통신위원회 재난방송관리팀 방재안전사무관은 "지난해 KBS가 재난방송 주관방송사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현재 수어방송과 영어자막, 중국어자막도 지원하고 재난 특별 체제로 진행하는 등 개선됐다"면서 "방송법 4조에 따라 자율성 침해 부분으로 인해 정부에서 방송사에 재난방송을 의무적으로 많이 하라고 하지는 못하는 상황이지만, 코로나19 심각성 인지를 통해 방송사에서 과거와 달리 올해는 코로나19 관련 뉴스 및 정보프로그램을 많이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지역성' 살린 케이블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지역별로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달라 지역 주민들이 서로 원하는 정보가 다르다. 지역별로 확진자수도 다르고 코로나19가 감염성이 높은 만큼 확진자의 동선 정보도 중요하다. 이로인해 지역성이 강점인 케이블TV의 대응이 평소보다 눈길을 끈다.
케이블TV 방송사들은 지난달부터 코로나19 관련 SO 지역특화 재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확진자 동선에 대한 상세한 정보 전달은 물론 전문가 대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역경제가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역 소상공인 응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또 가짜뉴스가 지역사회에 확산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방송을 재난특보 체제로 전환하고 유튜브 등 24시간 연속 방송을 실시한다.
대구 권역 CMB대구방송은 전체 권역을 특보체제로 전환해 시, 도 권역 브리핑을 생중계로 전달하고 있다. 코로나19 시작 시점부터 현재까지 총 8편의 특집 대담 프로그램을 제작해 지역민에게 코로나19 예방과 학산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
LG헬로비전은 지난 4일부터 대구·경북 지역 채널을 '코로나19 정보 채널'로 전환하고 24시간 재난방송 체제를 오는 13일까지 운영한다. 지역민들에게 지역 내 감염병 정보와 예방 및 극복 방안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군산·익산 지역 개별SO 금강방송은 군산 첫 확진자 발생 당시 접촉자 파악을 위한 이동 경로 취재에 돌입했다. 감염확률이 높지만 CCTV 부재로 접촉자 파악이 어려웠던 목욕탕을 지역민에게 알리고 자발적인 신고를 독려해 3차 감염 피해를 막았다.
또 경남 권역 개별 SO 서경방송은 유튜브 라이브로 '서부경남 지역별 코로나10 상황판'을 운영하며 지역민들과 실시간 소통하고 확진자 발생 정보, 정부 브리핑 등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총 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제주도 지역 KCTV제주방송은 코로나 예방을 위해 지역채널 CH7을 통해 제주도 코로나19 브리핑을 매일 11시에 생중계 한다.
김진경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국장은 "지역별로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달라 현황에 맞게 지역케이블 방송사들이 대응을 하고 있으며 서울도 구단위로 확진자 동선이나 외국인 분포에 따라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등 외국어 자막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