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광고 미디어렙 기업 인크로스가 유튜브 시대를 맞아 동영상 광고 성장에 힘입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올 2분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시장 경색에도 불구하고 증권가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거두는 등 성장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인크로스는 지난해 SK텔레콤 품에 안긴 이후 본업인 미디어렙 선전에다 신규 사업인 타겟팅 광고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 상승에 탄력이 붙고 있다.
14일 인크로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연결 매출은 94억원으로 전분기(68억원)보다 30억원 가량 늘었고 전년동기(79억원)에 비해서도 1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전분기(16억원)와 전년동기(32억원)보다 각각 개선됐다.
이 같은 성장은 시장 예상(매출 80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대로 성장한다면 올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79억원, 148억원(각각 증권가 추정치)으로 사상 최대를 달성하게 된다.
인크로스는 디지털 광고를 광고주로부터 받아 네이버나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 대신 집행하는 미디어렙(media rep) 회사다. 미디어렙은 미디어(media)와 레프리젠터티브(representative)의 합성어로, 각종 매체 기업을 대신해 광고 시간이나 지면 등 매체 광고를 전문적으로 위탁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국내에서 디지털광고 미디어렙이 태동한 시기는 인터넷 보급기인 1990년대 말이나 본격적으로 활성화한 것은 네이버와 다음 검색포털이 영향력을 강화한 2000년대 중반으로 본다.
최근에는 유튜브를 통한 즐길거리가 많아지면서 동영상에 붙는 광고 시장 또한 확대되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디지털 광고(인터넷+모바일+IPTV) 시장 매출은 7조5000억원대로 전년 6조6000억원보다 1조원 가량 확대될 전망이다.
인크로스는 올해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우울한 사회 분위기 탓에 디지털 광고 시장이 경색됐음에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지난 3~4월에 거의 중단됐던 광고주들의 디지털 광고 집행이 올 5월에야 재개됐다. 그럼에도 집에서 유튜브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이 워낙 많아지다보니 시장 자체의 성장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인크로스의 최대주주는 지난해까지 인터넷 기업 NHN이었으나 작년 6월 지금의 SK텔레콤으로 바뀌었다. SK텔레콤은 급격히 변화 성장하는 디지털광고 시장에 대응하고 자사가 보유한 ICT 기술을 접목해 기존 미디어 및 커머스 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인크로스를 품에 안았다.
당시 SK텔레콤은 NHN의 인크로스 보유 주식 전량인 279만주(지분율 34.6%)를 535억원에 사들였다. 보통주 1주당 1만9200원에 인수한 것인데 약 1년이 지난 현재 인크로스 주가는 이보다 두배나 뛴 4만원(전일 종가 기준)에 달한다.
인크로스 주가는 올해 2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1만원대까지 급락했다가 반등, 뚜렷한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SK텔레콤 입장에선 인크로스 지분 투자에 나선 지 1년도 안돼 적지 않은 투자 차익을 거둔 셈이다.
최근 인크로스 주가 상승세의 배경으로 SK텔레콤과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꼽히고 있다. 인크로스는 SK텔레콤과 함께 문자메시지 기반의 타겟광고 상품인 '티딜(T-Deal)'을 올 4월 선보였다. 티딜은 SK텔레콤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화한 상품과 인터넷 주소(URL)가 담긴 문자메시지 광고다.
SK텔레콤은 기존에도 문자메시지 광고 서비스를 해왔으나 티딜은 이보다 한단계 진화한 형태다. 단순 상품 정보 제공 뿐만 아니라 인터넷주소를 클릭하면 해당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전용 페이지로 연결시킨다. 광고주에겐 기본 광고료 없이 판매 건당 광고비를 정산하는 방식이라 초기 마케팅 비용 부담이 덜하다.
증권가에선 티딜이 이전에 없던 새로운 방식의 타겟광고이며 SK텔레콤의 빅데이터 및 ICT 기술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7일 보고서를 통해 "티딜은 성장을 담보하는 신사업"이라며 "중장기 영업이익은 200억원 이상도 충분히 가능한데 SKT 그룹의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본격적 첫 사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