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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옵션 행사가 760배 책정한 게임사…'얼마나 성장하길래'

  • 2020.11.10(화) 15:50

넷마블 계열사 넷마블펀, 벌써 두차례 스톡옵션
계열재편 및 경영체제 바꾸고 사명도 변경해
넷마블 과거 유망 개발회사 IPO 추진 '데자뷰'

넷마블의 계열사 넷마블에프앤씨(옛 넷마블펀)가 직원들에게 적지 않은 규모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풀기로 했다. 이 회사가 지난해 6월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일곱개의 대죄'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도드라진 상승세를 보이자 임직원의 주인 의식을 고취해 성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마침 넷마블에프앤씨가 올 들어 두차례에 걸쳐 넷마블의 다른 계열사들을 흡수합병하면서 몸집을 불려 나가는 것도 눈길을 끈다. 지난달 말에는 경영진 재편과 함께 주력인 게임 개발 외에도 음원과 음반, 영화 등 콘텐츠 제작으로 사업 목적을 확대한터라 경영 행보에 더욱 관심이 모일 수 밖에 없다. 

◇ 스톡옵션 행사가 '액면가 760배' 

10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에프앤씨는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직원 172명을 대상으로 총 4만6000여주 규모의 스톡옵션을 지급키로 결의했다. 

행사가는 액면가(500원)의 무려 760배인 38만원으로 높게 잡았다. 회사 측에 따르면 실제 주식 발행 여부나 수량 등은 향후 부여자의 행사 결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앞서 넷마블에프앤씨는 지난해 8월에도 임직원 대상 스톡옵션을 한차례 쥐어준 바 있다. 행사 조건 등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가를 액면가의 7만5900% 할증해 책정한 것은 그만큼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넷마블에프앤씨는 2014년에 설립한 모바일게임 개발사 퍼니파우를 모태로 한다. 넷마블이 이듬해말 11억원을 투입해 퍼니파우의 전환우선주를 사들이며 계열편입했다. 

당시 넷마블은 퍼니파우 외에도 체리벅스(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개발)와 포플랫(아이언 쓰론 개발), 퍼니지(모두의퍼즐펫 개발) 등에 전환우선주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투자했다가 2018년1월에 보통주로 일괄 전환, 이들을 개발 자회사로 품었다. 현재 넷마블은 넷마블에프앤씨 지분 86.8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설립 초반 대부분의 신생 개발사들과 마찬가지로 고만고만한 재무 실적을 이어갔다. 2017년 매출 규모는 3억원이나 영업손실은 46억원으로 벌어들이는 금액보다 까먹는 돈의 규모가 컸다. 이듬해에 매출 외형은 비슷한데 영업손실 규모가 전년보다 두배로 불어난 83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6월 선보인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가 일본 시장에서 소위 대박을 터트리면서 반전이 벌어졌다. 이에 힘입어 작년 연간 매출은 375억원으로 전년보다 120배 폭증했고, 영업이익은 217억원으로 전년 영업손실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올해에도 북미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상반기(1~6월)에는 이보다 더 개선된 매출 566억원, 순이익 366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순이익 기준으로 이 기간 넷마블의 계열사 30여개사 가운데 넷마블에프앤씨 실적이 가장 뛰어나다. 한때 메인 개발사로 이름을 날렸던 넷마블앤파크(마구마구 시리즈와 이데아 개발)와 넷마블몬스터(레이븐 개발), 넷마블넥서스(세븐나이츠 개발), 구로발게임즈(옛 이츠게임즈, 아덴 개발) 등이 올 상반기에 나란히 수십억원 규모의 순손실 적자를 내며 부진한 것과 대조적이다. 

넷마블에프앤씨의 효자 노릇에 힘입어 넷마블은 올 2분기 모처럼 호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2분기 성적은 한참 잘 나가던 시기인 3년전 분기 실적인 약 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실제로 일곱개의 대죄는 올 상반기 넷마블 매출 가운데 17% 가량의 비중을 차지하면서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8월 북미 매출 기준 2위로 최고 순위를 경신하는 등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 올 들어 두차례 계열재편, 사업 범위도 확대

넷마블도 계열사 가운데 유독 잘 나가는 넷마블에프앤씨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올 2월에 넷마블의 다른 계열사인 포플랫을 흡수합병한데 이어 9월에 넷마블체리를 또 한번 흡수합병하면서 덩치를 불렸다. 합병을 통해 외형을 키워 안정적인 개발 환경을 갖춘 회사로 도약하는 모습이다.

경영 재편도 이뤄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말에 기존 서우원 대표체제에서 서우원·정철호 공동 대표체제로 경영틀을 바꿨다. 넷마블체리를 이끌던 정철호 대표가 넘어와 합병법인의 공동대표를 맡은 것이다.

아울러 사명을 기존 넷마블펀에서 지금의 넷마블에프앤씨로 변경했으며 사업목적으로 음원과 음반, 영화, 애니메이션 제작 등을 추가하기도 했다. 

넷마블에프앤씨를 중심으로 계열 재편이 이어지면서 이 회사가 넷마블 개발 계열사 가운데 첫번째 기업공개(IPO)로 이어질 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넷마블에프앤씨가 얼마 전 흡수합병한 넷마블체리는 주요 게임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을 개발한 곳으로 매출 외형이 결코 적지 않은 곳이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기준 넷마블체리의 매출은 228억원, 넷마블에프앤씨와 합치면 단순 계산으로 800억원에 달한다. 

앞서 넷마블은 유가증권시장 상장(2017년 5월) 이전인 2014년만 해도 우량 개발 자회사인 넷마블몬스터와 넷마블엔투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한 바 있다.

이들 계열사들의 사업 성과가 워낙 좋고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알짜 자회사를 먼저 상장시키려 했으나 단일 흥행작이 아닌 다양한 라인업으로 지속 성장의 기반을 다진 이후 한다는 방침으로 바꾸면서 본체인 넷마블부터 증시에 입성했다.

넷마블에프앤씨 IPO 가능성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답변할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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