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모바일게임 시장을 선도했던 넷마블이 예전 전성기 때로 돌아간 모습이다.
올 3월 '일곱개의 대죄'란 작품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였는데 기대 이상의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올 2분기 깜짝 실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넷마블의 글로벌 매출 비중이 전체의 75%에 달할 정도로 해외 사업이 잘 나가는 것도 눈길을 끈다.
넷마블은 2분기 연결 매출이 6857억원으로 전년동기(5262억원)보다 30% 늘었다고 12일 밝혔다. 전분기(5329억원)에 비해서도 15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넷마블이 한참 잘 나가던 시기인 3년 전의 분기 매출 규모와 비슷하다. 당시 '모두의마블', '몬스터길들이기' '세븐나이츠' 흥행작 덕에 넷마블은 7000억원에 육박한 분기 매출(2017년 1분기 6872억원)로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올 2분기 영업이익도 전년동기보다 무려 2배 이상 늘어난 817억원을 달성했다. 순이익은 852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24% 증가했다.
시장 예상을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다. 증권 정보사이트 FN가이드가 집계한 2분기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946억원, 639억원이다.
매출이 급증한 것은 한때 간판작이었던 '리니지2 레볼루션' 외에도 다른 작품들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다 '일곱개의 대죄'가 올 들어 북미와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2016년 말에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사실상 석권하다시피 할 정도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넷마블의 주력으로 자리 잡았다. 서비스 초기인 2017년 2분기만 해도 이 게임이 넷마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육박할 정도였다.
최근 넷마블 실적을 살펴보면 리니지2 레볼루션에 대한 의존도가 많이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올 2분기 게임별 매출 비중을 보면 리니지2 레볼루션은 8%에 그친다. 대신 새로 부상한 일곱개의 대죄 비중이 21%로 가장 높고 뒤를 이어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 13%,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9%, 'A3: 스틸 얼라이브' 6% 순이다.
무엇보다 일곱개의 대죄의 글로벌 흥행에 힘입어 넷마블 해외 매출 비중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껑충 뛴 것이 관심을 모은다. 2분기 해외 매출은 5144억원(비중 75%)에 달한다. 전분기보다 4%포인트, 전년동기대비로는 1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모바일게임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수혜를 입은 것도 이번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승원 넷마블 대표는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 상황이 대표적 언택트 비즈니스인 게임에 유리하게 작용한 게 사실"이라며 "이를 위해 올 2분기 북미 지역에서 공격적으로 마케팅 예산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넷마블의 2분기 영업비용은 전년동기보다 23% 늘어난 6040억원. 이 가운데 게임 매출 증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마케팅 비용은 50% 가량 증가한 1249억원에 달한다.
넷마블은 하반기에도 신작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달 8일 출시한 야구게임 '마구마구2020 모바일'을 시작으로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기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해 만든 게임 'BTS 유니버스 스토리'를 올 3분기에 세계 시장에 내놓을 방침이다.
넷마블 대표 지식재산권(IP) 중 하나인 '세븐나이츠'를 활용한 모바일 신작 '세븐나이츠2'와 닌텐도 스위치 버전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를 비롯해 '마블 렐름 오브 챔피언스' 등도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이번 넷마블 연결 실적에 포함되지 않은 투자자산을 향후 실적에 어떻게 반영할 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넷마블은 현재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게임즈 지분을 각각 25.04%, 5.64%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보유 투자자산의 구주매출은 현재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