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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1]가전쇼 본연으로 돌아가니 삼성·LG '부각'

  • 2021.01.15(금) 16:29

中 대거 불참에 빈자리 꽉채운 한국기업
코로나로 바뀐 라이프스타일, 가전 '주목'
삼성·LG 주요상 쓸어, 진화한 발표 '눈길'

14일(미국 현지시간) 폐막한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1은 어느 때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기업의 존재감이 부각된 행사였다.

올해에는 중국 기업이 대거 불참하면서 그 빈자리를 한국이 채웠고, 삼성·LG전자는 주요 상들을 휩쓸면서 저력을 과시했다.

코로나 여파로 재택근무와 원격서비스 등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면서 집에 대한 인식 변화가 커진 가운데 TV와 가전을 선도하는 한국기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CES 2021 개막에 맞춰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고 신제품과 기술을 소개했다. 위 사진은 승현준 사장(삼성리서치 소장)이 'CES 2021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110인치 화면크기 '마이크로 LED'를 선보이는 모습이며 아래 사진은 LG전자가 디자인한 가상인간 '래아'가 깜짝 등장해 혁신 기술을 소개하는 장면이다.

◇ CES 본연의 '가전'에 충실, 삼성·LG 존재감 부각 

코로나 여파로 사상 처음 디지털쇼 방식으로 개최한 CES는 예년 보다 참가기업이 반토막으로 주는 등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다.

참여 업체수는 지난해 4400여개에서 올해 1961개로 절반 이상 감소했으며 중국 업체는 85% 빠진 199개에 그쳤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해 중국 기업들이 불참한 영향이 컸으나 구글을 비롯해 현대차와 도요타 등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는 37개국에서 700개의 신생 기업을 포함한 2000개의 기업이 제품을 출시했다.

이 가운데 단연 눈길을 모은 것은 가전부터 인공지능(AI)과 로봇에 이르기까지 다가올 미래를 선도할 제품 및 기술을 집중적으로 내놓은 삼성·LG전자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로 변화한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보다 나은 일상'을 위한 제품을 선보였다. 첨단 기술이 열어 갈 미래를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개인 취향과 주거 공간에 따라 필요한 타입이나 색상을 선택할 수 있는 '비스포크' 냉장고와 CES2021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은 110인치 화면크기 마이크로 LED를 선보였다.

여기에 AI 기반 맞춤형 서비스인 '스마트싱스 쿠킹과 '삼성헬스'를 비롯해 세계최초 인텔 AI 프로세서를 탑재한 로봇청소기 '제트봇AI'와 미래 가정용 서비스 로봇 '삼성봇 핸디'를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LG전자도 새 프리미엄 LCD TV 라인업으로 '미니 LED' 기술을 적용한 QNED TV를 야심차게 내놓으며 삼성전자와 고급형 TV 시장에서 격돌을 예고했다.

전공인 가전제품의 '두뇌' 역할을 담당할 지능형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LG 씽큐 앱' 개선판을 선보이고 글로벌 유통 업체들과 협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여기에 AI 기술로 구현한 가상인간 '김래아'를 연설자로 깜짝 등장시켜 방역 작업을 하는 'LG 클로이 살균봇' 등을 소개했다.  

◇ 최고혁신상 등 삼성·LG전자가 휩쓸어

글로벌 가전 강자인 일본의 소니와 중국의 TCL·하이센스 역시 TV를 비롯한 최신 기술을 경쟁적으로 내놓았으나 한국 기업의 아성을 누르지 못했다. 소니와 TCL, 하이센스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삼성전자(1위), LG전자(2위)에 이어 각각 3위, 4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소니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시청자 초점을 감지하고 수많은 화질 요소를 분석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차세대 브라비아 XR TV를 선보였다. 미러리스 카메라를 탑재한 촬영용 드론이나 360도 리얼리티 오디오 호환 음악을 만드는 프로그램도 내놓았다. 

TCL은 미니 LED 기술을 개선한 초슬림 'OD 제로' TV를 공개했으며 하이센스는 레이저 광원으로 화면에 영상을 반사하는 '트라이크로마 레이저 TV' 신제품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삼성·LG전자만큼 주목을 받지 못했다. TV 부문을 비롯해 주요 카테고리에서 한국기업이 상들을 사실상 휩쓸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LG전자는 CES가 부문별 최고 제품에만 수여하는 '최고혁신상(Best of Innovation Award)' 총 27개 가운데 각각 4개와 2개를 가져갔다. 지난해 CES에서 삼성전자는 최고혁신상을 3개, LG전자는 1개를 각각 수여했는데 올해에는 이보다 더 늘어난 것이다. 

아울러 올해 CES 공식 어워드 파트너인 IT전문 매체 엔가젯(Engadget)이 선정한 최고상(The 2021 Best of CES Awards)에서도 삼성·LG전자가 약진하면서 IT 강국의 위상을 재차 입증했다. 총 16개 최고상 수상작 가운데 삼성전자는 3개, LG전자는 2개를 받았는데 전체 3분의 1에 가까운 상을 한국 기업이 가져간 것이다. 

엔가젯을 비롯해 글로벌 IT 미디어들이 선정한 상들까지 포함하면 삼성·LG전자의 수상작은 각각 100여개를 훌쩍 넘는다. 

삼성전자는 CES 2021에서 혁신상 44개를 포함해 글로벌 매체들이 선정하는 미디어 어워드 총 173개를 수상했다. 수상작 가운데 맨 위부터 네오 QLED, 마이크로 LED, 제트봇 AI 로봇청소기.

◇ 롤러블폰으로 기선제압, 스마트폰 혁신 '눈길'

코로나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가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혁신 기술, 편리한 생활을 위한 인공지능 솔루션 구현이 중요해지고 있다.

삼성·LG전자는 가전 선도 기업 답게 이 분야에서 내로라할 제품과 기술력으로 행사 분위기를 주도했다.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단연 삼성·LG폰이 돋보였다. LG전자는 CES 개막 첫날 온라인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롤러블폰 영상을 깜짝 선보이며 기선을 제압했다.

짧은 영상에서 LG 롤러블 폰은 가로로 돌려 잡았을 때 화면 상단 부분이 윗쪽 방향으로 펼쳐지고 말려 들어가면서 화면 비율도 자동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영상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제품은 이르면 오는 3월 실물을 공개한 이후 상반기 안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TCL도 롤러블폰을 선보였으나 아직 상용화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들의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력이 여전히 한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CES 마지막날인 14일에 별도의 스마트폰 신제품 공개행사를 열고 가격 경쟁력과 강화된 카메라 기능을 내세운 전략폰 '갤럭시S21' 3종을 선보였다.

갤럭시S21의 기본 모델의 출시가격은 100만원을 밑도는 99만9900원이며 이는 전작인 갤럭시S20에 비해 25만원 정도 저렴한 금액이다. 갤럭시S21은 AI 기술로 모든 영상을 영화처럼 생생하게 기록해주는 강력한 성능의 카메라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CES 2021에서 최고혁신상 및 혁신상 24개를 포함해 총 139개 어워드를 받았다. 어워드 수상작 가운데 맨 위부터 올레드TV, 롤러블폰, 코드제로 A9 신제품.

◇ 차별화한 전달 방식, 선도 업체 자신감

이들 기업의 차별화한 제품 소개 영상은 선도업체의 자신감을 드러내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삼성·LG전자는 사전에 제작한 미디어 컨퍼런스 동영상을 나란히 선보였는데 한편의 잘 짜여진 뮤지컬 등을 보는 듯한 이채로운 구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AI 석학이기도 한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이, LG전자는 권봉석 대표이사 사장이 각각 내레이터로 등장해 이야기 형식으로 제품과 기술을 소개했다.

청취자가 최대한 몰입할 수 있도록 빠른 호흡의 내래이션과 부드러운 장면 전환, 영화나 CF광고에서 나올 법한 화려한 영상미를 제공해 이목을 끌었다. 친환경 기술과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대목에선 마치 웅장한 BBC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얻기도 한다. 

특히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나온 이들 출연자들의 헤어 스타일, 의상을 비롯해 어느 곳 하나 놓치지 않을 정도의 완벽함을 추구한 볼거리가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삼성·LG전자는 크고작은 발표회에서 빈틈없는 기획으로 제품을 더욱 돋보이게 제시했는데 올해 CES에선 그동안 선보였던 것들의 완결판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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