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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전방위 협업]③금융·배송업체와 혈맹…'쇼핑 승부수'

  • 2021.01.20(수) 15:54

미래에셋·CJ대한통운과 지분교환 '사업 맞손'
소상공인 대출·택배 지원…글로벌 무대 확장

한성숙 네이버 대표.[사진=네이버]

인터넷 검색포털을 기반으로 쇼핑과 웹툰, 클라우드, 핀테크 등으로 영역을 넓히는 네이버의 파죽지세 확장세가 도드라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인터넷을 넘어 일상 생활 깊숙이 침투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공간에 이용자들이 많이 모이게끔 '멍석'을 깔아놓고 관리 및 운영을 하는 '플랫폼' 역할을 통해서죠. 
개별 판을 벌려 놓고 여러개를 동시에 성장시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에 네이버는 외부 전문 기업들과 손을 잡고 각각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CJ그룹을 비롯해 현대차와 미래에셋대우, SM엔터를 비롯한 주요 연예기획사들과 지분교환을 한 것이 그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전방위로 손을 뻗고 있는 네이버의 협업 방식과 의미를 콘텐츠와 모빌리티, SME(소상공인) 영역별로 나눠 조명해봅니다. [편집자]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 가운데 소상공인 비중은 무려 85.3%(통계청 자료 기준)에 달할 정도로 큽니다. 이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중 5번째로 높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장사를 할 만한 마땅한 온라인 플랫폼이 없었는데요.

검색 서비스의 방향을 '정보전달'에서 '쇼핑'으로 전환한 네이버가 소상공인을 자사 플랫폼으로 끌어 들이며 관련 생태계를 키우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그동안 네이버는 '꽃'이란 이름의 프로젝트를 통해 스몰비즈니스 사업자의 상품을 온라인으로 소개하는 방식 등으로 지원했는데요.

최근에는 팔을 완전히 걷어붙이고 있습니다. 쇼핑 플랫폼을 소상공인에게 활짝 열어주는 것은 물론 장사 밑천에 필요한 대출금 지원부터 택배 업무 지원까지 나서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주요 금융 및 물류 업체와 손을 잡았습니다. 바로 미래에셋그룹과 CJ대한통운입니다.

네이버, 미래에셋-CJ와 협력 구축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17년 각자 5000억원씩 상호 지분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의 지분을 7.1%,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의 지분을 1.7% 각각 보유하게 됐죠. 

2019년 12월에는 네이버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에 미래에셋 계열사 4곳이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미래에셋은 네이버파이낸셜의 신주 43만주를 80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이뿐 아니라 양사는 1000억원 규모의 '미래에셋-네이버 신성장투자조합 제1호'와 1조원 규모의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 사모투자 합자회사'를 결성했습니다.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는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국가의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네이버는 또 CJ대한통운과 각 사 자사주 3000억원 규모를 교환한 바 있습니다.

>> 관련기사: [네이버 전방위 협업]①콘텐츠 名家와 손잡은 이유

SME를 위한 금융상품

네이버가 미래에셋과 긴밀한 관계를 맺은 건 금융시장 진출을 위해서입니다. 그중에서도 틈새시장인 SME를 노리고 있습니다. 소상공인은 주요 금융 회사들로부터 소외되다시피 했죠.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일정한 수입이 없는 사업자가 제1금융권 은행에서 적정한 금리로 대출을 받기 쉽지 않습니다. 어쩔수 없이 제2금융권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네이버는 금융 파트너인 미래에셋그룹과 소상공인 전용 대출 상품을 설계했습니다. 네이버 계열사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 지주사이자 캐피탈(여신전문금융업)업체 미래에셋캐피탈과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캐피탈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대출'란 상품을 선보였는데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 상품의 반응은 예상 외로 뜨거웠습니다. 출시한 지 한 달 동안 대출 신청 대상자(3개월 연속 100만원 이상 매출이 발생한 스마트스토어 사업자)의 16%가 대출을 신청했고요. 이 가운데 40%가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 상품을 받은 사업자들의 평균 대출액은 약 2500만원, 평균 대출금리는 약 연 5.5%.

대출자 중에는 과거 대출 이용이나 신용카드 발급 내역 등 금융 이력이 없어 기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씬파일러(Thin Filer)' 사업자도 있습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소상공인의 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ACSS:Alternative Credit Scoring System)를 적용해 스마트스토어 사업자의 신용을 다각도로 평가해 씬파일러 사업자들도 담보나 보증없이 은행권 수준의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미래에셋캐피탈은 지정대리인제도를 통해 네이버파이낸셜에 개인과 소상공인 대출심사 업무를 위탁하기로 했죠. SME를 위해 네이버와 미래에셋이 협력한 결과물입니다.

미래에셋캐피탈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 서비스를 담당하는 김태경 네이버파이낸셜 리더는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상품은 업계 최초로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을 활용한 혁신적인 시도다"라고 자평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신청 자격 조건을 점진적으로 완화해 보다 많은 사업자의 대출 문턱을 낮추고 대안신용평가시스템 고도화로 금융 사각지대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ME를 위한 물류 시스템 구축

네이버는 SME를 위한 리테일 시장의 확장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CJ그룹과의 지분 교환을 통해서도 이러한 전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풀필먼트(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 계약을 맺고 스마트스토어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풀필먼트나 공급망 투자를 통해 재고 및 물류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지만 소상공인에겐 어려운 일입니다. 고객들은 빠른 배송 서비스에 익숙해 배송이 늦어지면 불만이 쌓이게 됩니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지분교환을 통해 더욱 긴밀한 디지털 물류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주문부터 배송 알림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수요예측, 물류 자동화, 재고배치 최적화, 자율주행, 물류 로봇 등의 디지털 물류 시스템을 정교화하며 스마트 물류 체계를 구축해나갈 계획입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확보한 곳이어서 해외 시장 공략의 주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및 상거래에 대한 네이버의 관심은 네이버와 미래에셋이 공동으로 설립한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 펀드'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이 펀드가 투자한 곳 대다수가 아시아의 온라인 상거래 및 배송과 관련된 업체들입니다. 

국내에서 쌓아온 SME 플랫폼 및 생태계 구축 노하우를 글로벌로 확장하려는 계획으로 보입니다. 또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 SME들의 상품들을 해외로, 해외 SME들의 상품들을 국내로 배송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네이버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통관세, 유통관리, 무역계약, 통번역 등 SME들이 해외 진출 및 수출 시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전문가를 확보해 SME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측은 "네이버와 CJ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새로운 물류 모델을 구축하고 국내 이커머스, 물류 생태계를 발전시키며 글로벌까지 적용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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