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검색포털을 기반으로 쇼핑과 웹툰, 클라우드, 핀테크 등으로 영역을 넓히는 네이버의 파죽지세 확장세가 도드라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인터넷을 넘어 일상 생활 깊숙이 침투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공간에 이용자들이 많이 모이게끔 '멍석'을 깔아놓고 관리 및 운영을 하는 '플랫폼' 역할을 통해서죠.
개별 판을 벌려 놓고 여러개를 동시에 성장시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에 네이버는 외부 전문 기업들과 손을 잡고 각각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CJ그룹을 비롯해 현대차와 미래에셋대우, SM엔터를 비롯한 주요 연예기획사들과 지분교환을 한 것이 그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전방위로 손을 뻗고 있는 네이버의 협업 방식과 의미를 콘텐츠와 모빌리티, SME(소상공인) 영역별로 나눠 조명해봅니다. [편집자]
네이버는 지난해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콘텐츠 기업들과 '맞손'을 잡았습니다. CJ그룹과 지분 교환을 통해 협력을 맺은 것을 비롯해 연예기획사 SM 계열사에 지분 투자를 하는가 하면, 또 다른 연예기획사 YG와 빅히트엔터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굵직굵직한 협업 발표의 중심에는 '콘텐츠'라는 키워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요즘 콘텐츠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이돌'일 겁니다. 아이돌 기반의 팬덤 문화는 대표적 한류 콘텐츠이니까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SM을 비롯한 주요 연예 기획사들이 아이돌 기반 콘텐츠 제작을 왕성하게 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네이버는 잘 나가는 볼거리를 놓칠 리 없죠. 네이버는 자체적으로 이렇다 할 아이돌 콘텐츠가 없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전략은 경쟁력 있는 외부 콘텐츠를 끌어모으는 것 입니다.
영상 콘텐츠 스토리 공급-플랫폼 확대
과거 네이버가 언론사로부터 기사 콘텐츠 공급을 받고 네이버는 사용자를 모으는 플랫폼 역할을 했듯이 콘텐츠 분야에서도 유사한 전략을 세우는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는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지만 채워 넣을 영상 콘텐츠는 부족합니다. 또 네이버는 웹툰과 소설이라는 강력한 스토리의 지적재산권(IP)이 있지만 이를 영상으로 재창작하기에는 아직 미흡합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CJ입니다.
CJ는 1995년 영화를 시작으로 25년간 미디어콘텐츠 분야를 영위하면서 노하우를 쌓은 국내 최대 콘텐츠 미디어 기업입니다.
드라마 '도깨비', '호텔 델루나' 등을 제작한 스튜디오드래곤, '킹덤', '시그널' 등을 제작한 에이스토리도 CJ 계열사입니다. 이들 제작사에서 만든 드라마는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예상해볼 수 있는 네이버와 CJ그룹 간 시너지>
1) 네이버 웹툰·웹소설 IP 제공 - CJ 계열 스튜디오에서 영상 제작 - 넷플릭스 공급
2) 네이버 웹툰·웹소설 IP 제공 -CJ 계열 스튜디오에서 영상 제작 - 네이버TV 등 플랫폼으로 공급
3) CJ 계열 영상 콘텐츠 - 네이버TV 등 플랫폼으로 공급
네이버는 콘텐츠 공급 및 유통 경로를 다양하게 고려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TV가 유튜브나 넷플릭스보다 영향력은 작습니다. 하지만 10~20분 분량의 웹드라마는 꾸준하게 제작되고 있으며 인기 아이돌이 출연하는 웹드라마는 조회 수가 백만회를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돌과 함께 글로벌 엔터 플랫폼으로
네이버의 강력한 콘텐츠 플랫폼으로는 브이라이브(VLIVE)와 제페토가 있습니다. 이 플랫폼들도 다양한 콘텐츠가 있어야 더욱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이에 네이버는 국내 엔터테인먼트사들과 잇따라 협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SM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랜선 콘서트 프로젝트 '비욘드 콘서트'를 선보인 후 네이버는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에 총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또 네이버는 지난 2017년엔 YG엔터테인먼트에 500억원을 투자했고 현재는 YG엔터테인먼트 지분 9%를 보유한 2대 주주입니다.
네이버는 카카오처럼 직접 연예기획사를 보유하기보다는 잘하는 기업과 손을 잡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전략을 내세운 것입니다.
아이돌과 팬들이 소통하는 플랫폼은 생각보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수십만명이 접속해도 서버가 죽지 않아야 하고 고화질의 영상이 실시간 송수신돼야 합니다. 국내 최다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한 경험 노하우와 클라우드 사업 등을 하는 네이버가 연예기획사 입장에서도 필요한 부분이죠.
또 네이버의 글로벌 AR 서비스 '제페토' 개발사 네이버제트는 지난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70억원), YG엔터테인먼트(50억원), JYP엔터테인먼트(50억원)로부터 총 17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제페토는 얼굴인식·AR·3D 기술을 활용해 자신만의 개성 있는 3D 아바타로 소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아바타 플랫폼입니다.
사용자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담아낸 가상공간 속 아바타를 활용해 다른 사용자와 함께 다양한 게임과 액티비티 요소들을 즐길 수 있습니다. 유명인들도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활동할 수 있습니다.
제페토는 엔터테인먼트회사가 보유한 글로벌 IP를 제페토 서비스에서 콘텐츠화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10월 제패토가 3D 아바타로 구현한 아이돌그룹 '트와이스'의 댄스 퍼포먼스 티저 영상이 공개되자 일주일 만에 조회 수 170만을 넘어섰습니다.
CJ ENM의 1인 창작자 지원 사업 다이아 티비(DIA TV)와도 제휴해 소속 크리에이터인 '띠미'와 '이채윤'도 제페토에서의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제페토는 지난 2018년 8월 출시 이후 약 2년 만에 글로벌 누적 가입자 1억9000명(지난해 10월 기준)을 돌파했습니다. 특히 해외 이용자 비중이 90%, 10대 이용자 비율이 80%를 차지하고 있어 기존 네이버가 가지지 못했던 새로운 타겟층을 확보한 것입니다.
네이버제트에 투자한 빅히트 측은 "AR 아바타 서비스의 글로벌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제페토와 빅히트의 강력한 아티스트 IP가 만들어 낼 시너지를 기대한다"며 "앞으로 가상 환경에서의 아티스트 IP 경험을 통해 보다 확장된 팬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