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3 출시 첫날인 17일 오전 10시에 찾은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상가는 썰렁했다. 평일 오전이고 일반적으로 오후에 찾는 손님이 더 많다는 걸 감안해도 고객이 한두명밖에 없어 의외였다. 다른 통신사 대리점, 휴대폰 판매점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강남역 지하상가의 한 판매점 사장은 "요즘 누가 오프라인 매장을 찾느냐, 직접 문의하러 오는 사람도 거의 없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23은 공식 출시 전 국내 사전예약으로 109만대가 팔리며 전작의 인기를 뛰어넘었다. 하지만 오프라인 판매점에서는 그 열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테크노마트에서 5년 넘게 근무했다는 한 직원은 "갤럭시S22, 갤럭시Z플립4 때와 비교하면 사전예약 기간에도 찾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스마트폰 유통 채널이 다변화되면서 판매점을 찾는 발길이 줄어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젊은층은 대부분 온라인을 이용해 구매하는데다, 알뜰폰을 이용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이동통신사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직접 자급제 단말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자사 홈페이지에서 갤럭시S23을 사전 판매한 결과 전작 대비 2배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갤럭시S23은 공시지원금이 유독 낮게 책정되기도 했다. 현재 통신 3사의 갤럭시S23 시리즈 공시지원금은 ▲SK텔레콤 10만~17만원 ▲KT 8만5000원~24만원 ▲LG유플러스 8만4000원~23만원이다. 앞서 갤럭시Z플립4의 공시지원금이 최대 50만~65만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전작인 갤럭시S22와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지만, 오른 출고가를 고려하면 결국 고객이 부담해야 할 돈은 더 늘어났다. 갤럭시S23 출고가는 115만5000원으로 전작 대비 15만원 가까이 올랐다. 대리점 한 관계자는 "공시지원금이 적다보니 선택약정 할인 쪽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판매점은 불법 보조금 여전히 활개
공시지원금은 줄었지만 통신3사는 갤럭시S23 고객 확보를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대리점 직원들은 제휴카드를 이용하거나 스마트폰 반납을 통해 할인받는 방법을 권했다.
현재 SK텔레콤은 삼성·신한·하나카드로 구매할 경우 무이자 할부나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캐시백을 지급하고 있다. KT 또한 BC카드를 이용하면 무이자 할부 혜택과 요금 할인을, 국민·신한카드 이용 시 캐시백을 지급한다. LG유플러스는 삼성카드와 함께 갤럭시S23을 24개월 장기할부로 구매하면 5만원 캐시백을 제공한다. 온라인몰 '유플러스닷컴'에서 구매할 경우 제휴된 신한카드로 구매 시 같은 혜택을 주고 있다.
일부 판매점에서는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유통망에서 지급하는 추가 보조금까지 포함해도 최대 지원금이 27만6000원인데, 3배에 달하는 보조금을 제시하는 곳도 있었다.
신도림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장은 "(제휴)카드를 발급해 구매하거나 2년 뒤 폰을 돌려주는 조건이면 무료로 구매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귀띔했다. 기자가 결정하지 않고 뜸을 들이자 "이런 곳이 없다. 어딜 가도 무료보다 더 싸게 살 수 있겠느냐"며 적극적으로 호객행위를 했다.
강남 한 판매점에서 갤럭시S23을 구매할 수 있느냐 문의하자 "10만원짜리 요금제를 4개월 유지하면 80만원 정도 할인해주겠다. 기기값은 30만원 정도만 부담하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