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은 주력 사업이 고스톱·포커 등 웹보드 게임인 기업이었다. 2013년 네이버가 게임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됐다. 현재는 게임뿐 아니라 결제·광고, 커머스, 기술(클라우드), 콘텐츠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는 종합 IT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는 매출 2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NHN페이코 매출이 전년보다 9.9% 늘어난 8906억원으로 다양한 사업 부문 가운데 가장 많다. 게임 매출은 10.2% 증가한 4373억원, 커머스는 5.6% 감소한 3261억원이다.
특히 클라우드 등 기술 사업은 성장성이 가장 뛰어난 분야다. 전년보다 41%가량 증가한 3087억원을 기록했다. 명실상부한 차세대 성장동력이다.
흥미로운 점은 NHN은 사실 내부 수요에 대응하려고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게임 외에도 다양한 IT 서비스 사업을 벌이면서다.
그러다가 외부 제공이 가능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판단에 따라 시장 개척에 본격 나섰다.
지난해는 공공 부문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수주기관 기준 점유율이 39%에 달했다. 신한금융투자, 상상인저축은행 등 금융권 고객사도 연이어 확보하면서 민간 시장에서도 실력을 보이고 있다.
NHN클라우드는 그동안 △데이터 활용 △쿠버네티스 △머신러닝 등 분야 신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총 18개 출시했고, 현재 파트너사는 400곳가량으로 독립법인 출범 전보다 70% 증가했다.
내부 디지털 전환(DX)을 위해 갖춘 기술이 산업 전반의 DX를 돕는 사업으로 급성장한 셈이다.
NHN은 이런 기술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NHN클라우드를 지난해 4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지난 1년간 NHN클라우드는 공공·금융·IT·게임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고객사를 확보하면서 외부 투자도 유치해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으로 고속 성장했다.
민간과 공공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져 앞으로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가트너는 올해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20.7% 증가한 591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업무를 보는 환경이 확대되면서 비용·리소스 최적화에 대한 요구가 전세계적으로 증가세이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은 정부의 클라우드 정책 영향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비즈워치는 김동훈 NHN클라우드 공동대표를 인터뷰하며 그동안 성과와 시장 상황, 향후 계획에 대해 물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쌓은 서비스 노하우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기술력을 강화해 공공시장 선두를 유지하면서 민간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며 "오는 2026년까지 연매출 8000억원 달성이 목표"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질의응답이다.
-NHN이 클라우드 사업에 선택과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IT서비스 기업으로 내부적으로 클라우드에 대한 수요 대응 차원에서 시작했다. 그러다 외부적으로 제공하기에도 서비스 경쟁력 요소를 갖췄다고 판단해 2014년부터 '토스트 클라우드(TOAST CLOUD)'라는 이름으로 외부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2021년부턴 NHN클라우드로 이름을 바꿔 서비스했다. 본격 성장을 위해 지난해 4월1일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클라우드 하면 떠오르는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이 많다
▲민간 시장의 경우 글로벌 외산 클라우드 기업이 대부분의 시장을 점유하는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국내 클라우드 전문기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역할을 감당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으로도 진출하기 위해서는 외부 투자를 통해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야 된다고 판단했다. NHN클라우드가 이러한 역할을 앞장서 수행하고 있다고 본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개발자들에 대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던 시점이었다. 독립법인 출범은 급변하는 클라우드 사업 현장 속에서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취지도 존재한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민간은 외산이 장악하고 있고, 공공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경쟁한다는 시각도 있다
▲NHN클라우드는 공공 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가면서 글로벌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는 '올인원 통합 메시징 서비스(NHN Notification)'와 같은 특화 서비스를 개발했다. 게임과 핀테크, 커머스 등 각 산업에 특화된 버티컬 서비스를 민간 기업에 제공하면서 민간 시장 점유율도 높일 계획이다.
-올해 초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단숨에 유니콘이 됐다
▲최근 챗GPT와 같은 AI 서비스의 대규모 클라우드 인프라 수요가 많아졌다. 경제 위기 상황임에도 클라우드 산업 분야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이 시장에 존재하는 것이다. 또한 디지털 전환 수준이 중요해짐에 따라 클라우드 인프라를 갖추고 소프트웨어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높은 평가를 받는 추세에 있고, 이에 다양한 관련 역량을 축적한 NHN클라우드가 높은 평가를 받게 됐다.
-외부 투자로 확보한 재원을 ▲클라우드, AI, XaaS(Everything As a Service) 등 기술 R&D 강화 ▲공공시장 선두 유지 ▲민간시장 공략 ▲글로벌 사업 확대 ▲지역 거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사업 본격화 등에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클라우드는 미래 기술 활용의 기초 인프라로 이용되고 있다. 그래서 원활한 기술 구현이 가능하도록 연구·개발(R&D)과 인프라 자원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기술을 구현하면 사용한 시간, 사용한 자원 용량만큼만 비용이 책정돼 기술 기업이 고가의 장비를 구축하는 것에 비하면 획기적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아울러 고가의 외산 AI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국내 업계의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우리는 또한 현재 30~40%대인 공공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을 더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민간 시장은 산업별로 특화된 버티컬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하고 고도화해 공략할 방침이다. 현재는 금융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은 일본 시장에 주력할 구상이다. 현재 일본에서 MSP(클라우드 관리서비스 제공사) 사업을 하는 NHN테코러스를 중심으로 시장 공략을 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사업은 판교와 평촌 외에도 광주, 김해, 순천 등 지역 거점별로 마이크로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NHN클라우드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인가
▲NHN의 서비스 제공 노하우를 기반으로 게임, 금융, 쇼핑 등 각 분야에 특화된 솔루션과 플랫폼을 버티컬로 맞춤 제공한다는 점이 큰 강점이다. 또 클라우드 기반 운영체제인 '오픈스택'을 채택했기에 퍼블릭·프라이빗·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클라우드 모형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그래서 '클라우드 네이티브' 측면에서 더욱 강점이 있다. 기존 오픈스택의 약점으로 꼽히던 네트워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년 동안 네트워크 부분을 집중하고, 재개발도 진행해 보완했다. 한게임, 페이코 등 IT 서비스를 운영하며 대규모 트래픽을 경험하고 이를 토대로 기술 수준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것이 NHN클라우드만의 강점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제공하는 서비스와 기능이 많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는 윈도 환경에서 클라우드 비용을 절약하고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 구글의 GCP는 포털에서 수집되는 수많은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네이버클라우드는 버티컬 서비스를 제공함과 더불어 클라우드를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공한다는 점, KT클라우드는 국내에서 장기간 운영한 통신사업을 기반으로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를 통합 제공한다는 점을 특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NHN클라우드는 NHN그룹이 결제, 게임 등 관련 사업을 직접 운영하며 얻은 노하우와 이에 필요한 특화 SaaS, 솔루션 등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기술력과 경쟁력이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글로벌 기술 재단에 참여하고 내부적으로 서비스 안정화, 품질 극대화를 통해 꾸준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CSP와의 경쟁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상호 잘하는 분야에 대한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파이를 키워나가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외 클라우드 시장은 전세계적 경기 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트너는 올해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20.7% 증가한 591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고, 한국IDC는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이 꾸준히 성장해 오는 2025년에는 5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업무를 보는 환경을 확대하면서, 비용·리소스 최적화에 대한 요구사항이 전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의 경우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시장 참여를 위한 정부 클라우드 정책의 영향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HN클라우드는 디지털 전환이 산업 전반에서 이뤄지면서 기존 정보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단순 전환하는 형태를 넘어 AI, 빅데이터,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 등 기술 내재화가 동반된 클라우드 전환이 화두가 될 것이란 전망을 한 바 있다
▲단순 '리프트 앤 시프트(Lift and Shift)' 형태의 클라우드 전환은 이미 수년 전부터 기업들이 추진해왔다.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아니다. 특히 기존 기업들이 클라우드 전환을 사용량 기반인 IT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해왔다면 이후부터는 더욱 다양한 신기술들, 예를 들면 AI,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 빅데이터 등이 융복합적으로 작용해 새로운 사업들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빠르게 시장 진입이 가능한 IT 인프라와 애자일 형태의 방법론들이 적극 활용될 것이다. 여기에 최적화한 IT 기반 기술이 바로 클라우드다. 따라서 산업 전반이 신기술 기반의 근간이 되는 클라우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공 분야에서도 대규모 지능 시스템을 클라우드 모델로 전환하거나 제반 소프트웨어를 SaaS로 탈바꿈하는 등 전문화된 클라우드 전환 노력이 병행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구체적 사례를 통해 설명해달라
▲행정안전부가 급변하는 디지털 수요에 신속·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오는 2026년까지 국내 모든 공공 정보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NHN클라우드도 국내 대표 CSP로서 지난해 기관수 기준으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창출했다. 최근에는 담양군의회가 NHN클라우드를 통해 클라우드 기반 회의록 시스템을 국내 의회 최초로 전환했고, 담양군의회에서는 이번 클라우드 환경 전환을 통해 데이터 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높은 수준의 보안성까지 확보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공공기관 시스템인 까닭에 보안 사항이 복잡할 것 같다
▲그런 특수성과 많은 제약사항, 보안사항 등을 이겨내며 클라우드 전환을 실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기관의 주요 시스템들도 민간이 주도하는 클라우드로의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며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으로 공공분야에서 서비스 혁신을 일궈나가고 있다.
-보안에 대한 요구는 민간도 마찬가지 문제다
▲NHN클라우드는 클라우드보안연합(CSA)이 주관하는 'CSA 스타'를 비롯해 국내외 주요 보안인증을 모두 확보하고, 'CSAP(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도 획득한 CSP다. 지난해 8월에는 업무 중단을 동반하는 사고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고 핵심 업무를 정상화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비즈니스연속성경영시스템 ISO 22301'라는 국제 표준 인증도 획득했다. 특히 한게임을 통해 20년간 게임 서비스를 운영하며 쌓은 보안 노하우 또한 경쟁력이다.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보안 훈련을 침해 대응과 재해 복구로 나누어 정기적으로 실시해왔다. 특히 디도스·지능형지속위협(APT) 등 사이버 위협에 대응한 실전형 훈련으로 보안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데이터 센터의 전국적 배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NHN클라우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지역 거점 데이터센터를 전국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현재 판교와 평촌에서 테이터센터를 운영중이다. 광주시와 손잡고 구축 중인 세계 10위급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는 올해 완공 예정이다. 순천, 김해 등에도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급증하는 지역 클라우드 전환 수요를 공략하고 지역거점 중소기업과 함께 신규사업을 발굴하면서 클라우드 전환에서도 협력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역별 특화 전략이 있나
▲지역에서 데이터센터가 최대의 효율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역 특화 'CDS' 모델 방법론도 개발했다. 지역의 사회문화적 정체성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법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CDS는 △콘셉트(Concept) △데이터(Data) △서비스(Service)의 앞 글자를 따서 이름을 지었다. 자립형 지역 특화 콘셉트 발굴이 목적이다. 가령 데이터는 데이터 수집, 관리, 분석, 활용 가능한 통합 플랫폼으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를 지원한다. 서비스는 공공과 대학, 지역업체, 전문가, 연구기관 등 민·관·학 협력체계를 마련한다는 게 중점 내용이다.
-다양한 고객군 가운데 어떤 분야가 특히 클라우드 도입에 관심이 많은가. 반대로 NHN클라우드 입장에선 어떤 산업군에서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나
▲산업군을 공공, 금융, 제조, 유통 및 리테일, 커머스, 게임, 포탈 및 커뮤니케이션 등으로 나누면, 모두 각각의 방식으로 클라우드 전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NHN 클라우드는 민간 영역에선 금융분야와 리테일 및 커머스, 게임산업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목표는
▲우선 오는 2026년까지 연매출 8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공시장 선두를 유지하면서 민간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내부로도 기술 R&D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물론 글로벌 사업 확대도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가면서 성장세를 끌어올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