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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제약사, 동남아에 바이오인프라 까는 이유는

  • 2024.08.16(금) 06:00

SK플라즈마, 인도네시아 혈액제제 공장 건설
SK바이오사이언스, 태국에 백신기술 이전도

SK그룹 산하 제약바이오사들이 해외에 바이오의약품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국가 간 의약품 공급불균형을 해소하고 파머징마켓(신흥제약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SK플라즈마는 현재 인도네시아 정부와 손잡고 현지에 알부민, 면역글로불린 등의 혈액제제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고 있다. 총 100만리터 규모의 원료혈장을 정제할 수 있는 시설로 예상 가동시기는 2027년부터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세르비아 정부와 자국 내 백신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경기도 판교 본사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아나 브르나비치 세르비아 총리가 직접 참석했다.

이에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태국 국영 제약사 GPO와 자사의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생산기술을 이전하는 협약을 맺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원액을 만들어 제공하면 GPO가 회사로부터 이전받은 기술로 완제의약품을 현지에서 생산하는 구조다.

두 회사가 인도네시아·태국·세르비아 등에 바이오의약품 생산 인프라를 설치하는 이유는 이들 국가 사이에서 의약품 생산 자국화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혈액제제는 선천성 면역결핍질환, 혈우병 등의 심각한 질병을 치료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자급에 성공한 국가는 적은 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혈액제제를 전량 수입하는 국가는 91개국으로 전체 조사국 중 53%에 달했다. SK플라즈마가 공장을 짓고 있는 인도네시아도 혈액제제를 전량 수입하는 국가에 속한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지난 6월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IDT바이오로지카를 인수한 배경과 기대효과, 향후 계획 등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윤화 기자 kyh94@

백신의 경우는 코로나19 이후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백신 공급망 불안정 문제가 떠오르면서 자국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2040년까지 아프리카 대륙의 백신 자급률을 기존 1%에서 60%까지 높이겠다는 결의를 했다. 초기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은 현재 다음 전염병을 대비해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SK그룹 제약바이오사들이 바이오의약품 인프라 기술을 이전하는 데는 파머징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특히 백신을 제조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해외에 구축한 인프라를 신시장 진출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데다 해당 정부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공공조달계약 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계약을 맺은 태국의 국영 제약사 GPO는 태국 공공의료기관에 의약품을 조달하는 역할을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PO를 통해 자사의 독감백신을 태국시장에 안착시키고 이를 거점으로 향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의 인접국가에 진출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독일의 백신 전문 CDMO(위탁생산개발)사인 ITD바이오로지카를 인수했는데 이를 통해 유럽과 중남미 등의 국가로 이같은 백신 인프라 사업지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중·저개발국에 백신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면 해당 국가와 지역 시장에 저희 제품을 우선 공급하는 등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며 "이러한 실익 외에도 대의적인 측면에서 글로벌 백신 공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뜻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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