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재확산하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업데이트된 코로나 백신 화이자의 '코르미나티'와 모더나의 '스파이크박스'를 최근 승인했습니다. FDA 허가 사항에 따르면 KP.2 변이 백신은 12세 이상을 대상으로 단일용량을 접종하며 6개월 이상 11세 이하의 어린이는 나이와 이전 백신 접종 유무에 따라 다회용량을 나눠서 투여합니다.
이번에 업데이트 된 백신은 코로나 KP.2 변이가 타깃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2020년 알파, 베타에 이어 2021년에는 감마, 델타, 오미크론 등으로 변이해왔습니다. 이후에도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는 △XBB.1.5 △LB1 △JN.1 △KP.1 △KP.2 △KP.3 △KP.3.1.1 등으로 확대되고 있죠. KP.2 변이는 매우 전염성이 강한 JN.1(오미크론 하위 변이)의 하위 변종으로, 올해 초 미국에서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KP.2 변이는 최근 미국 전체 사례의 약 3%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화이자와 모더나는 기존 백신보다 KP.2 백신이 다른 하위 변종에 대해 더 강력한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대부분 주(州)의 폐수에서 '높음' 또는 '매우 높음' 수준의 코로나가 검출되고 있습니다. 또 코로나 검사 양성률은 8월 2주차 기준 18.3%로 8월 1주차(17.9%)보다 증가했습니다.
FDA의 생물학 평가·연구센터 피터 마크스 소장은 "이번에 업데이트된 백신은 안전성, 효과성, 제조품질에 대한 FDA의 엄격한 과학적 기준을 충족했다"면서 "이전에 바이러스에 노출되거나 백신 접종으로 인해 사람들의 면역력이 약해진 것을 감안할 때 현재 유행하는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을 위해 업데이트된 코로나 백신 접종을 강력히 권장한다"고 했습니다.
미국은 화이자와 모더나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기술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지만 국내는 mRNA 백신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대응이 늦습니다. 국내 보건당국은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65세 이상 등 고위험군 대상 코로나 변이 백신 총 755만회분(mRNA 723만회분, 합성항원 32만회분)을 확보했는데요. 이 백신은 JN.1 변이가 타깃입니다.
JN.1 변이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급속히 확산됐지만 최근에는 KP.3 변이가 더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국내 8월 둘째주 기준으로 KP.3 변이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률 비중의 56%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요. KP.3 변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올해 하반기부터 KP.2 변이 백신이 접종되는 반면 국내는 미국이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초까지 접종을 해온 JN.1 변이 백신을 맞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국내 보건당국은 KP.3 변이가 면역회피 능력은 강하지만 중증화율·치명률이 JN.1 변이 등 이전 다른 변이와 큰 차이가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지난 4년간 국내 코로나19 누적 치명률은 0.1%였고, 특히 오미크론 변이 이후 2023년도 코로나19 치명률은 0.05%로 계절독감과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국내외 국가들이 코로나 변이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지만 코로나 엔데믹 이후 백신 접종률은 대폭 감소한 상황인데요. 미국의 경우 지난 가을에 업데이트된 JN.1 변이 백신을 접종한 성인은 지난 5월 기준 약 22.5%에 불과했습니다. 국내 코로나 백신 접종률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8~64세는 0.9%, 65세 이상 26.7%로 매우 저조했고요. 업계에서는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낮아지면서 백신 접종률이 대폭 감소했지만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 청장은 "다른 연령층 대비 60세 이상의 치명률이 높고 특히 80세 이상은 1.75%로 급격히 높아진다"면서 "10월 중에 시작하는 예방접종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일반인도 백신을 맞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