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독립 스튜디오 체제' 전환을 위한 4개 자회사 설립을 확정했다. 앞으로도 신규 IP(지식재산권) 개발 시 독립스튜디오 체제로 가겠다는 목표도 공고히 했다. 엔씨소프트 노동조합(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엔씨소프트지회)은 회사의 결정에 반발하며 단체행동에 나섰다.
"신규 IP 개발, 독립 스튜디오 체제로"
엔씨소프트는 28일 판교 R&D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독립 스튜디오 체제' 전환을 위한 4개 자회사 설립을 확정했다. 신설회사는 △퍼스트스파크 게임즈 △빅파이어 게임즈 △루디우스 게임즈 △엔씨 에이아이 등 4개의 비상장 법인으로, 내년 2월 1일 출범을 목표로 한다.
'TL'(쓰론 앤 리버티) 사업을 담당하는 '퍼스트스파크 게임즈'는 TL 캠프 최문영 캡틴이 대표를 맡는다. '빅파이어게임즈'는 슈팅 장르 게임 'LLL'을 담당하며 배재현 시더가 대표를 맡는다. 루디우스 게임즈는 '택탄'을 맡으며, 서민석 프로젝트 G 시드 시더가 대표를 맡는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대표는 이날 임시 주주총회에서 "너무 많은 인력이 집중되어 있다 보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립하기 위해 창의성이나 도전 정신, 절실함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전혀 다른 장르인데도 계속된 성공 공식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분사 배경을 밝혔다.
이어 박 대표는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독립된 스튜디오로 개발·런칭하는 게 성공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판단했다), 그게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신규 IP를 만드는 건 독립된 스튜디오 형태로 가는 게 앞으로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노조 "자율성 보장? 분사해도 본사가 의사 결정"
이날 엔씨소프트 노동조합 '우주정복'은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는 판교 R&D센터 지하 1층에서 분사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분사 결정은 경영실패 책임을 직원에게 전가하는 행위라며 경영진을 규탄했다.
엔씨소프트 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박 대표는 게임에 대해서는 초짜, 아마추어지만 사모펀드계에선 아주 유명한 전문가"라면서 조직장들의 사탕발림을 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넘어가주며 피도 눈물도 없이 분사계획을 하나하나 실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율성을 보장받기 위한 분사라는 박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노조는 "분사시키는 목적이 자율성을 보장받지 못해서라고 했는데, 분사시킨 후에도 법인의 게임개발 관련 결정은 본사의 신작평가위원회에서 의사결정을 하겠다고 한다"면서 "분사하지 않고도 자율성을 지킬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폐업 시 본사 복귀조항을 등한시하고 성과급 지급 방안에 대해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도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박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당한 자율성을 드리고 마일스톤별로 피드백을 드리는 건 어느 회사나 다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어렵게 도전한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개발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오래 품었고, 개뱔역량이 축적되고 그 인원을 그대로 분산시켜드렸다"면서 "분사한다고 버리는 게 아니다. 재무적으로든 기술적으로든 지원해주되, 본사의 영향을 덜 받고 도전적으로 개발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