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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아직 배고프다"…잭팟 노리는 플레이링스

  • 2024.12.17(화) 06:00

임상범 플레이링스 대표 인터뷰
소셜카지노 성공…M&A로 '규모의 경제'
경쟁력 있는 슬롯으로 B2B 진출 계획도

임상범 플레이링스 대표를 성남시 분당구 플레이링스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진=비즈워치

위메이드플레이의 자회사 플레이링스는 애니팡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애니팡 맞고', '애니팡 포커'로 두각을 드러낸 회사다. 2018년 신규 먹거리인 소셜카지노에 도전해 북미, 유럽에서 이용자를 확보했고 '링스게임즈'와 '플라이셔'를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후 소셜카지노 시장의 성장세는 주춤하지만, 플레이링스의 매출은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턴트 게임으로 불리는 HTML5(웹) 기반 소셜카지노 시장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개척했고, 다수의 히트작이 앱·웹을 넘나들면서 안정적인 매출 상승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임상범 플레이링스 대표는 "많이 성장했다지만, 플레이링스는 아직 배고프다"고 했다. 그를 만나 플레이링스의 비전과 소셜카지노 시장 전망을 물었다.

'웹'이라는 신시장 진출, 소셜카지노 '잭팟'

소셜카지노는 국내의 경우 유료화 서비스가 전면 불가능하지만, 북미·유럽에서는 상당한 인기를 누리는 장르다. 이용자 '락인(Lock-IN)' 효과가 강하고 한 번 UI·UX가 익숙해지면 이용자들이 쉽사리 이탈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내로라하는 존재감을 갖추려면 '죽음의 계곡'을 넘어야 한다. 소리 소문없이 등장했다가 사라진 서비스가 부지기수다. 서비스 노하우를 축적한 데다 마케팅을 위한 자금력까지 탄탄한 대형 게임사들의 존재감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이른바 '파 시트'(par sheet)라고 하는 수학적 로직을 개발하는 일도 쉽지 않다.

소셜카지노 시장에 뛰어든 플레이링스는 비교적 후발주자였다. 그러나 웹 기반 소셜카지노 시장이 막 시작되던 시기 뛰어들어 선두주자가 되면서 존재감을 키웠다. 플레이링스의 대표적인 히트작 슬롯메이트는 페이스북 인스턴트 게임 내 전체 장르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고, 지금도 안정적으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임 대표는 "당시 모회사 선데이토즈(현 위메이드플레이)의 기조가 신규 플랫폼에 뛰어드는 일을 주저하지 않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덕분에 진입장벽은 낮지만 초기 이탈률이 높은 웹 기반 소셜카지노 시장에서 살아남는 노하우를 배웠다.

그러나 다수의 슬롯게임 후발주자들이 그렇듯, 승승장구하던 와중 '파 시트'에 한계를 느꼈다. 훌륭한 슬롯을 다수 갖고 있지만, 이용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링스게임즈'를 인수해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그렇게 슬롯메이트에 링스게임즈가 갖고 있던 수학적 로직을 추가하면서 매출이 큰폭 상승하는 시너지를 냈다. 

M&A 후 과감한 조직개편, 수익성 개선

임상범 플레이링스 대표가 성남시 플레이링스 사무실에서 비즈워치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비즈워치

플레이링스는 2022년에는 모회사 선데이토즈가 인수한 플라이셔를 인수·합병해 추가 시너지를 냈다. 플라이셔의 히트작 '락앤캐시카지노'를 HTML5 기반 소셜카지노로 옮길 수 있도록 도왔고, 플레이링스 역시 슬롯메이트를 앱으로 옮기면서 플라이셔의 노하우를 흡수했다. 

임 대표는 다수의 히트작을 보유한 만큼 플레이링스 자체의 경쟁력도 더 강력해졌다고 설명했다. 각 게임 개발 팀마다 꾸준히 슬롯을 개발하는데, 한 번 경쟁력을 입증한 슬롯을 다른 히트작에 접목한다. 임 대표는 "일주일에 한 개 이상 슬롯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 "'원 히트 원더'에 의존하는 회사가 아니라 슬롯메이트, 하이롤러베가스, 락앤캐시카지노까지 3개의 히트작을 가지고 있다보니 여러가지 시도를 해볼 수 있고, 그게 경쟁력으로도 이어진다"고 말했다.

소셜카지노 장르는 안정 궤도에 오르게 되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신규 이용자를 유입시키고, 점차 매출이 우상향하는 경향을 띤다. 올해는 매출뿐만 아니라 한때 주춤했던 수익성도 개선됐다. 플레이링스의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8억7000만원)을 훨씬 뛰어넘었다. 매출 증가로 선순환이 이뤄진 가운데 M&A에 따른 조직개편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매출의 90%는 해외에서 발생한다.

그래픽 개발에 생성형 AI(인공지능)를 도입하는 등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임 대표는 "소셜카지노는 AI를 도입하기 좋은 장르"라면서 "초반에는 반발하는 디자이너들도 있었지만, 자체 세미나를 열고 실제로 개발 속도가 빨라지자 많이 수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셜카지노 정체? B2B로 뚫겠다"

글로벌 소셜카지노 시장은 최근 정체기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격하게 성장했지만, '엔데믹'을 거치면서 성장률이 예전같지 않다. 임 대표는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급격히 커지고 있는 가상자산카지노를 대상으로, 그간 개발한 슬롯을 판매하는 B2B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임 대표는 "우리나라는 불법이지만, 합법인 나라에서는 소셜카지노 대신 환급이 가능한 가상자산카지노를 더 찾는다"면서 "이미 슬롯을 판매하는 총판 등과 만난 지 1년이 넘었고, 내년부터는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경쟁력 있는 슬롯 개발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마카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카지노 박람회에 참여해 최신 슬롯 트렌드를 파악해왔다. 임 대표는 "우리의 독창적인 파시트를 통해 재미있는 슬롯을 만들어 트렌드에 잘 따라가고 있다"면서 "3개 히트작을 개발하는 직원들이 연구하고 공유하는 만큼 좋은 슬롯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플레이링스는 더 나아가 IPO(기업공개)도 계획 중이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링스게임즈, 플라이셔처럼 좋은 기업을 인수해 사업을 키워가겠다는 목표다. 임 대표는 "한국에서 제일 큰 소셜 카지노 회사가 되는 게 일단 1차 목표"라면서 "소셜카지노를 넘어 더 큰 게임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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