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 시스템통합(SI) 기업들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맞아 이사진을 새로 꾸린다. 현대오토에버는 법률 전문가 대신 기술 전문가로 이사회를 꽉 채웠고, LG CNS는 기타비상무이사 자리에 '재무통' 하범종 사장을 배치했다. 삼성SDS는 새로 사령탑을 맡은 이준희 사장과 클라우드사업부장을 이끄는 이호준 부사장이 사내이사에 오른다.
현대오토에버, '법률' 이어 '기술' 강화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는 오는 25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장영재 카이스트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 및 설금희 켐젠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이들은 지난해 7월 사임한 진영아 탑앤젤파트너스 부대표,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의 자리를 대신한다.
장 교수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시니어 엔지니어 출신으로, AI(인공지능)·스마트팩토리 전문가로 관련 연구과제를 지속적으로 수행,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현대차그룹 생산공장에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는 현대오토에버에 필요한 기술 전문가를 영입한 셈이다.
설 대표는 LG CNS 엔터프라이즈 솔루션·하이테크솔루션 부문 상무를 거쳐 2014년부터 켐젠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설 대표가 LG CNS 재직 시절 국내 초기 전사적자원관리(ERP) 도입·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 IT전문가라는 점에 주목했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삼성전자 출신 김선우 상무를 영입해 ERP센터장으로 임명하는 등 ERP산업을 키우고 있는데, 설 대표의 ERP 역량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오토에버는 2년에 걸쳐 사외이사진에 법률전문가와 기술전문가의 비중을 늘렸다. 지난해는 연강흠 연세대 경영학부 교수, 김휘강 정보보호대학원 교수의 임기가 만료되자 이선욱 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 김희철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재무·보안 전문가들의 자리를 법률·규제 전문가들로 채운 셈이다. 올해는 현대오토에버의 사업과 관련된 기술 전문가들을 집중적으로 영입했다.
'재무통' 맞은 LG CNS, 사령탑 바꾼 삼성SDS
지난달 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LG CNS는 그룹 내 '재무통'을 기타비상무이사로 맞는다. LG CNS는 오는 2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LG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 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하 사장은 LG그룹에서 20년 넘게 재무업무를 맡아 그룹 사정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LG CNS는 IPO를 앞둔 지난해 말 4명의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했다. 이호영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이성주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정환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 이인무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대대적으로 이사회를 개편했다. 이후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았던 김동현 맥쿼리자산운용 상무가 지난해 10월 사임했다.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았던 홍범식 전 LG 경영전략부문장도 LG유플러스 대표이사로 내정되면서, 하 사장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삼성SDS는 지난해 말 사령탑에 이어 핵심사업인 클라우드사업부장까지 교체했다. 삼성SDS는 오는 19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말 대표이사로 내정된 이준희 사장과 새로 클라우드사업부장을 맡은 이호준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 부사장은 글로벌 컨설팅기업 액센츄어에서 기업 IT시스템 클라우드 전환 실행·운영 등 프로세스 컨설팅을 이끈 DX(디지털전환)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