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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귀농, 만만히 봤다간 큰 코 다친다

  • 2014.03.25(화) 17:36

귀촌·귀농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 귀촌·귀농 가구는 전년 2만7008가구보다 5416가구 늘어난 3만2424가구(귀촌 2만1501가구, 귀농 1만923가구)에 달했다. 5만6267명이 도시를 떠나 시골로 간 것이다. 강원도 태백시 인구보다 많은 규모다.

 

베이비부머 은퇴와 맞물리면서 귀촌·귀농이 급증하고 있지만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시골에서 자리를 잡지 못해 떠돌거나 도시로 다시 유턴하고 있는 실정이다. 준비 부족이 가장 큰 이유다. 따라서 귀촌(귀농)을 생각한다면 적어도 무엇을 할지, 어디로 갈지 등은 미리 정해야 한다. 또 언제 떠날지, 언제까지 거주할지, 얼마나 구입할지 등도 계산에 넣어야 한다.

 

 

 

①우선 시골 가서 무얼 할지를 결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할 일을 정해야 다음 일이 풀린다. 대개는 ‘강원도 홍천에 싼 땅이 나왔다는데 거기 가서 살까’ 하는 식으로 일을 추진한다. 일단 시골로 내려가면 뭐든 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십중팔구 보따리를 싼다. 단순히 전원생활이나 즐기겠다고 나선 사람은 무료한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도시로 돌아오기 십상이다.

 

귀촌을 계획할 때는 채소농사를 지을지, 과수원을 할지, 약초꾼이 될지, 술을 빚을지, 효소를 담글지, 목수를 할지, 그림을 그릴지 등 할 일부터 정해야 한다. 그래야 그에 맞는 준비를 할 수 있다. 사과농사를 짓기로 결정해야만 그에 맞춰 영농 기술을 배우고 사과농사가 가능한 지역과 매물을 알아보게 되는 것이다.


②귀촌 지역은 할 일과 연계해서 정해야 한다. 서울(도시)생활과 병행하려면 근교를 택하는 게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도시에서 멀리 떨어지는 게 진입 비용을 줄이는 길이다. 시골은 도시와 달리 커뮤니티가 강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배타적인 곳을 선택해야 정 붙이고 살 수 있다. 왕도는 없다. 이주하기 전에 자주 왕래하면서 안면을 터야 한다. 2~3년은 꾸준히 다녀야 신뢰가 생긴다.

 

시골 땅은 거래가 거의 없기 때문에 친밀도에 따라 협상 가격이 달라진다. 집터를 정하고 농토를 구하는 데도 현지인들의 도움이 결정적이다. 물은 잘 빠지는지, 바람 길은 아닌지, 토질은 괜찮은지 하는 풍토적 특성부터 진입로는 넓힐 수 있는지, 인접 땅 주인의 성격은 어떤지 하는 동네 특성까지 두루 알아야 낭패를 줄일 수 있다.

 

땅을 살 때나 집을 지을 때는 출구전략을 염두에 두고 구입해야 한다. 적당한 시기에 매각할 생각이라면 덩치를 줄여야 한다. 면적이 넓을수록 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귀촌할 시기도 잘 골라야 한다. 은퇴 후, 자녀 출가 후, 국민연금 수령 후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농사를 짓겠다면 되도록 일찍 가는 게 좋다. 근력이 남아 있는 50대에 귀촌하면 넓은 땅도 부칠 수 있지만 환갑을 넘으면 규모를 줄여야 한다.

 

귀촌 비용을 줄이려면 일단 시골로 간 다음 농업인 자격을 갖춰 귀농인으로 변신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농업인 자격을 갖추면 토지 구입자금과 주택 신축자금을 저리로 빌릴 수 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땅(관리지역)에 집을 지을 수 있다. 관련법상 농업인은 1000㎡(300평) 이상의 농지에서 영농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농지원부에 등록하면 된다.

*귀농과 귀촌은 둘 다 삶의 터전을 도시에서 시골로 옮기는 것이지만 돈 벌이 방식이 다르다. 귀농(귀촌인 가운데 농업인으로 등록한 경우)은 주된 소득을 영농을 통해 조달하는 반면 귀촌은 영농 이외 연금, 이자, 임대소득 등으로 충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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