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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시티② : 발전소 없는 발전회사

  • 2014.09.01(월) 12:31

(①편에서 이어집니다)

 

우선 석탄이나 천연가스 등 발전소에 사용하는 에너지자원의 비용, 즉 연료비가 훨씬 높아졌다. 이렇게 높아진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되어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화력 발전소의 경우 발전설과 사용자가 보통 수십 ㎞ 이상 떨어져 있어 송전탑과 변전소 등 각종 부대시설을 건설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시설은 유지 관리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 태풍, 허리케인 홍수 등으로 인해 훼손될 경우 많은 복구비가 들어간다.

 

▲지난 2012년 11월 초 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전력망 파손으로 뉴욕시가 암흑에 잠겨 있다. 정전은 2주동안 지속되었으며 시민들은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이런 일이 생기면 발전사 매출도 크게 떨어진다. 전기가 가정에 전송되지 않은 시간만큼 매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지구온난화의 파괴성이 알려지면서 화력 발전소가 인류에게 재앙적인 피해를 불러 올 수 있는 시설이라고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에너지 자원 중 특히 석탄의 경우 비도덕적인 에너지자원이라는 비난을 강하게 받고 있는 상황으로 유럽에서는 석탄 발전소를 원자력 발전소 만큼이나 폐쇄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시민들이 석탄 사용을 금지하고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라고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환경운동가들만이 아니라 일반 시민, 의사, 간호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솔라 시티는 앞으로도 계속 승승장구 할 수 있을까? 내 생각에는 그렇다. 현재 상황에서도 경쟁력이 있는데 앞으로도 경쟁력이 개선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솔라시티는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다결정 태양광 패널보다 효율이 20% 개선된 실레보(Silevo)라는 태양광 패널 제조 회사를 인수했다. 실레보 태양광 패널을 이용하면 기존 패널이 10장 필요할 때 8장만 설치해도 같은 양의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설치 비용을 20% 줄일 수 있다. 그 밖에 직류를 교류로 전환하는 인버터도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더 적은 비용으로도 같은 양의 전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린든 라이브 사장이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솔라시티가 태양광 패널 제조회사인 실레보를 인수한 배경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솔라시티의 회장인 엘론 머스크는 태양광 패널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어 2년내에 공급 부족 사태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솔라시티는 이에 대비해 뉴욕 주에 연간 1GW(기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의 대형 태양광패널 생산 공장을 건설을 추진하며 자체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솔라 시티가 성공을 거두자 CNN에서 린든 라이브 사장을 만나서 인터뷰를 했는데 질문 중의 하나는 솔라 시티가 기존 전력사업자들의 시장을 잠식해 들어가는 건데 기존 사업자들의 불만이 없느냐는 거였다. 이에 대해 린든 라이브 사장은 이렇게 답변했다. "솔라 시티가 진출하면 다른 전력 사업자들이 싫어한다. 그런데 무슨 상관이냐? 더러운 에너지를 만드는 회사는 망해서 없어져야 한다." 린든 라이브 사장의 공격적인 발언에 CNN기자는 꽤나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기자가 당황했다는 건 현재 기후문제와 에너지 문제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라이브 사장의 말은 우선 도덕적으로 백 번 옳은 말이다. 지금처럼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다. 상황이 이렇다는 것은 지구온난화 문제를 심화시키지 않으면서 사람들에게 유용한 전기를 제공하는 것은 사업적으로도 안전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국가와 사회가 결국에는 재산과 안전을 파괴하고 국제적으로 비난 받는 전기를 쓰기로 결정할 확률이 그렇지 않을 확률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화력발전이 위험한 불량식품이라면 태양광전기는 안전한 유기농 식품이다. 이런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부 기업은 화력발전소 사업허가권을 따기 위해 열심히 경쟁하고 있다.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있듯이 뒤늦게 석탄화력발전소를 인수한 기업은 내리막 길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독일을 포함해 유럽 전역에서 대형 화력발전소 위주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RWE의 주가 변화(지난 2009 8월~2014년 8월). 최근에 CEO는 RWE가 풍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에 투자하지 않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인정했다.


만약 석탄화력발전소를 인수하는데 실패한 기업이 있다면 솔라시티를 모델 삼아 국내에서 같은 형태의 사업을 추진해 볼 것을 권한다. 모든 사업들이 그렇듯이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겠지만 석탄화력발전소처럼 ‘사용불가’판정을 받을 확률이 없다는 점에서는 솔라시티 같은 태양광 발전회사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지난 8월 27일자 영국 가디언지의 기사 캡쳐. UBS가 투자자들에게 ‘혁명에 가담하라’고 권했다는 소식을 알리고 있다. 아래 사진은 독일 마을의 태양광 발전기가 대량으로 보급된 마을로 이제는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는 흔한 광경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은행인 스위스 금융그룹 UBS도 지난 8월 28일자로 고객들에게 앞으로 대형발전소의 시대가 지고 분산형 태양광 발전시설이 급속도로 확산될 것이니 ‘혁명에 동참하라’(Join the Revolution)라고 권했다. 한마디로 말해 뛰어들어서 돈을 벌라는 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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