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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머스크② : 기후위기 해결에 올인한 억만장자

  • 2014.07.07(월) 17:10

(①편에서 이어집니다)
 
잘 나가던 머스크 회장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자체 개발한 로켓은 3차례 궤도 진입에 실패했고 전기차는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개발 비용이 들었다. 은행에서 자금을 대출받아 태양광 설비를 구입한 후 소비자들에게 사용료를 받고 빌려 주던 솔라시티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투자자였던 모건 스탠리 은행이 투자금을 회수해 나가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학교때 만나 결혼한 부인은 이혼을 요구하고 나섰다.

 

머스크 회장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자신의 전 재산 4000만 달러를 털어 로켓과 전기차 사업을 모두 그대로 끌고 가기로 한다. 다행히 스페이스엑스는 4번째 로켓이 궤도 진입에 성공한 후 미항공우주국과 16억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 내며 수익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 테슬라의 ‘모델S’

 

전기차 사업도 승승장구한다. 지난 2012년 6월에 출시한 7인승 고급 세단 ‘모델S’는 미국의 소비자 잡지 ‘컨슈머 리포트’에서 100점 만점에 99점이라는 사상 최고 점수를 받는다. 또 세계적 권위의 자동차 전문잡지 ‘모터 트렌드’에서 ‘2013년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등 큰 화제를 모은다. 테슬라 자동차는 지난 2013년까지 모두 2만5127대의 ‘모델S’를 판매하며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그는 또  다섯 아이의 양육권을 얻어 이혼을 마무리 지은 뒤 영국 출신 영화 배우 타루라 라일리와 재혼한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 포트 태혼(Tejon)의 수퍼 차저 스테이션.

생산 속도가 따라주지 않아 판매를 급격히 늘리지 못하고 있지만 ‘모델S’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고객만족도도 대단히 높다. 이렇게 고객 만족도가 높은 이유는 태양광을 이용한 무료 충전소 ‘슈퍼 차저 스테이션’에서 20분 충전만으로 200km 추가 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충전소가 설치됐으며 슈퍼 차저 스테이션만 이용해도 미국을 ’공짜‘로 횡단할 수 있다.

 

’모델S‘를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안전성이다. 자동차 사고가 나면 엔진이 차 내부로 밀려 들어와 안에 타고 있던 사람이 다치기 쉽다. 일반 자동차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를 보강했다. 하지만 모델S는 엔진 자체가 없다. 그래서 텅빈 엔진룸은 트렁크로 사용할 수 있고 사고 발생시 완충작용을 한다. 테슬라의 모델S는 지난 2013년 판매량이 미국의 ’BMW750‘ 등을 능가하며 고급차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테슬라는 오는 2016년에 가격이 3만달러(약 3000만원) 수준인 보급형 전기차 ‘모델 E’를 판매하겠다고 발표했다. 보급형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배터리의 가격을 낮추는 게 핵심이라고 판단한 머스크 회장은 “전세계 배터리 공장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더 큰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선언하고 부지 물색 중이다.

 

 

이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지금까지 보여 준 행보와 발언들을 종합해 보면 머스크 회장은 기후변화를 위기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머스크 회장의 사업은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깨끗한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에 맞춰져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이미 여러 곳에서 눈 앞에 펼쳐지고 있어 더 이상 미래 문제가 아닌 현실의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신용등급 평가기관인 스탠다드 앤 푸어사는 지난 2014년 5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 가능성을 국가 신용등급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머스크 회장의 판단은 옳았다. 테슬라의 전기차 기술은 ‘지구를 지켜서 인류를 위기로부터 구하는 기술’이다. 테슬라의 전기차 기술이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기술이라는 점은 장기적인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런 점들이 반영되어서인지 과거에는 테슬라의 신용등급이 ‘정크’(투자 부적격) 수준이었으며, 주식은 지난 2012년 주당 30달러 였지만 현재는 주당 240달러로 크게 치솟았다.

 

지난 2012년에 테슬라 주식을 사지 않은 건 무척 아쉽지만 지금이라도 테슬라 주식을 사놓으면 기후 위기 대처에 기여하고 수익도 몇 배로 낼 수있을 것 같아 고민 중이다. 머스크 회장은 앞으로 최소한 5년 동안 테슬라 자동차의 CEO로 일할 예정이다. 그는 “자동차가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을 보유한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튼 소리를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믿어볼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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