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의 핵심 키워드를 뽑아내 더 쉽게 더 재미있게 알려드리는 [뉴스투뿔] 김춘동입니다.
서울역이나 부산역 등 기차역에선 CU나 GS25 같은 편의점을 볼 수 없습니다. 대신 스토리웨이란 간판을 내건 편의점이 자리 잡고 있는데요. 스토리웨이는 코레일유통이란 회사가 운영합니다. 젊은층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40대 이상 중·장년층에겐 친숙한 홍익회가 전신인데요.
코레일유통은 편의점 운영 외에 기차역 내 입점한 식당과 빵집 등으로부터 받는 임대료가 주된 수익원입니다. 기차역 안에서 사고파는 제품은 모두 코레일유통의 손을 거친다고 보면 되는데요.
코레일유통은 공기업인 한국철도공사가 지분 100%를 가진 공공기관입니다. 그런데도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하는데요.
비즈니스워치 박수익 기자가 지난 23일자로 쓴 '[기차역의 두얼굴]①모회사엔 '효자'…입점업체엔?' 기사를 보면 코레일유통은 모회사엔 착한 효자지만 기차역 내 수많은 상점들엔 원성의 대상이라고 합니다.
코레일유통은 지난해 2838억원의 순매출과 12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요. 유통사업부문 매출이 전체의 90%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 중 60%가 넘는 80억원을 철도공사에 배당했고요. 이 외에 코레일유통이 기차역 내 식음료 유통사업을 독점하는 대가로 철도공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700억원쯤 됩니다. 코레일유통이 지난해 철도공사에 벌어다준 돈만 800억원 가까이 된다는 겁니다.
하지만 기차역에 입점한 상점들은 불만이 많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입점업체들을 쥐어짜고 있기 때문인데요. '최저하한 매출액' 제도가 대표적입니다. 쉽게 말하면 장사가 잘되면 임대료를 더 내고, 장사가 잘 안되더라도 입찰계약 때 제시한 금액만큼 최소한의 임대료를 내야 하는 방식인데요.
코레일유통 입장에선 점포 매출이 늘면 임대료 수입도 같이 늘고, 매출이 줄어도 손해 볼 일이 없는 구조인 셈입니다. 반면 기차역에 입점한 크고 작은 상점들의 경우 다시 기차역 밖으로 내몰리는 이유가 되고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 2013년부터 올해 9월까지 코레일유통과 임차계약을 중도 해지한 점포가 252개에 달하는데 이중 70% 정도는 매출 부진으로 계약기간을 못 채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산역을 대표하는 인기매장이었다가 철수한 삼진어묵이 대표적입니다. 삼진어묵은 부산역에서 영업하던 2년 8개월 동안 월 평균 3억원이 넘는 임대료를 냈다고 하니 어마어마합니다.
스토리웨이 역시 코레일유통이 직영하는 매장과 일반인에게 용역을 주는 매장간 매출 차이가 확연하다고 하는데요. 지난해 64개 직영 매장의 연평균 매출은 7억9000만원에 달한 반면 258개 일반 용역 매장은 4억300만원에 불과했습니다.
연평균 매출 4억원이 적다고 할 순 없지만 이것저것 떼고 나면 매장을 실제 운영하는 이들에게 돌아가는 실질보수는 시간당 최저임금에도 못 미친다고 하네요.
스토리웨이가 모회사엔 효자 노릇을 하면서 입점업체들에 야박한 건 철도공사의 경영난과 무관치 않은데요. 다만 수많은 자영업자의 생계가 달려있고, 수많은 기차여행객의 편의와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수익성만 추구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비즈니스워치는 매년 추석시즌 고속도로 휴게소 분석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는데요. 이번엔 기차역 상점을 분석한 [기차역의 두얼굴] 시리즈를 계속 연재할 예정이니까 이번 기회에 그 민낯을 함께 들여다보시죠. 김춘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