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국민연금 국가 지급보장 명문화 불가피"

  • 2019.03.12(화) 15:25

12일 국회에서 국민연금 지급보장 명문화 토론회 열려
"국가지급보장 당연한 사실인데도 국민 불신수준 높아"
"명문화하되 국가책임범위 구체적으로 적시할 필요성"

국민연금의 국가 지급보장 명문화에 대해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국가의 지급보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수준이 높은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지급보장 명문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주장이다.

12일 정춘숙·남인순·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광수·윤영일 민주평화당 의원의 공동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연금 국가 지급보장 명문화 필요성과 그 의미'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이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원시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기금고갈 공포로 인해 지극히 당연한 사실(국가가 지급보장)을 믿지 못할 만큼 국민 불신 수준이 높다"며 "국민연금법에 따라 제도를 지속적으로 관리·운영할 책임이 국가에 있는 만큼 국가 지급보장 입법화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제갈현숙 한신대 외래교수도 "5년마다 재정계산을 하면서 국민에게 남은 것은 '고갈'이라는 단어밖에 없는 상황에서 국가 지급보장 명문화 요구는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다"며 "제도도입(지급보장 명문화)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국민연금개혁과 노후소득보장특별위원회’(연금특위) 소속인 정용건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집행위원장은 "은행도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000만원까지는 보호를 해주는데 국민연금이 이보다 못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내가 낸 보험료를 반드시 돌려받을 수 있다는 신뢰가 기본인 만큼 국가 지급보장 명문화는 반드시 입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연금 국가 지급보장 명문화 토론회에서 이용하 국민연금연구원장(왼쪽 두 번째) 등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현행 법에 국민연금에 대한 국가의 책임 조항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국민연금법(제3조의2)에는 '연금급여가 안정적·지속적으로 지급되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5년 단위로 국민연금 재정전망에 대한 추계를 발표한다. 지난해 제4차 재정추계에서 2057년에 기금이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기금소진 전망이 계속되면서 국가가 지급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법에 명시적으로 넣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졌다. 실제로 지난해 정부가 실시한 대국민 의견수렴 결과 응답자의 91.7%가 국민연금의 국가 지급보장 명문화에 찬성했다.

현재 20대 국회에는 국민연금의 국가지급보장 명문화 내용을 담은 법안 6개가 발의돼 있다. 발의자는 정춘숙·남인순·전혜숙 더불어민주당의원과 김광수·윤영일 민주평화당 의원,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민연금 지급보장 명문화를 하되 이를 좀 더 구체화 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공적연금연구센터장은 "국가 지급보장을 명문화해도 국가의 책임 의무는 기금고갈 시점(2057년)부터 발생한다"며 "국가 지급보장 책임의 시점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해식 센터장은 "단순히 국가 지급보장을 추상적으로 규정할 것이 아니라 국민연금의 장기재정균형 유지를 국가책무로 정의해야 한다"며 "가령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계속 조정하는 과정에서 미래세대에 과도한 부담이 발생하면 해당 부담을 국가가 책임지도록 구체적으로 국가책임범위를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지급보장을 명문화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이날 토론자 중 유일하게 지급보장 명문화에 반대 의견을 피력한 강성호 보험연구원 사회안전망연구실장은 "현재 재정예측 상 국민연금 보험료를 올려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데 지급보장 명문화를 한다면 부족한 재원은 조세형태로 걷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호 실장은 "조세부담은 결국 국채발행으로 이어지고 이는 후세대부담으로 전이되면서 결국 폭탄돌기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