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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금융]③한국전력 투자안하는 노르웨이연금

  • 2019.07.04(목) 11:30

GPFG·CalPERS 등 탈석탄 투자 적극적으로 이행
일본 GPIF는 탄소효과지수 개발…기업투자에 반영
국내에선 사학·공무원연금 부분적 탈석탄투자 선언
국민연금은 석탄화력발전 투자 더 늘리고 있어

#한국전력에 손뗀 GPFG…지속가능 수익 선택한 투자철학

1107조원의 기금(3월 기준)을 운용하는 세계2위 연기금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는 지난 2017년 3월 한국전력을 투자금지기업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투자금지기업에는 담배를 생산하는 KT&G도 포함됐다. GPFG가 이들 기업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석탄과 담배 등 환경에 해가 되는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기준 GPFG가 투자를 제외하거나 배제 여부를 고민해보겠다고 발표한 기업은 155개. 이름을 올린 기업들은 대부분 석탄을 활용하거나 핵무기를 제조하고 담배를 생산하는 등 환경 유해성과 관련되어 있다. 지금 당장의 수익성에 대한 고민보다는 미래 환경에 해가 된다고 판단되는 기업투자에서 손을 떼고 있는 것이다.

GPFG는 파슬 프리 캠페인(Fossil Free Campaign)에도 참여하고 있다. 석탄발전 등 화석연료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350.org'라는 국제환경단체가 주도하는 캠페인이다. 지금까지 연기금, 정부기관부터 민간기업 등 1071곳에서 캠페인 참여를 선언했다. 자산규모 세계 10위안에 드는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도 캠페인 참여기관 중 하나다.

GPFG가 이렇게 열심히 환경보호를 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자연보호 등 도덕적 차원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아니다. 환경에 해를 끼치는 기업들의 가치가 앞으로 계속 줄어들 거라고 보기 때문이다. 결국 당장 눈앞에 있는 수익성보다는 지속가능한 수익을 위한 전략이다.

현재 9158개 회사에 투자하고 있는 GPFG는 전 세계 상장 기업지분 1.4%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의 삼성도 포함되어 있다. GPFG는 책임투자 원칙에 따라 기금을 운용한다. 수익률 제고, 안정적 운영 등 다양한 투자원칙 중에서도 지속가능한 투자를 특히 강조한다.

지속가능한 투자는 윤리위원회의 투자배제와 감시를 위한 가이드라인에 의해 이행된다. 윤리위원회는 정부와 독립된 별도의 기구로 2004년 출범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 따라 GPFG는 무기 또는 담배생산, 군수물자 판매, 광업회사 및 전력생산 업체 등에 투자할 수 없다. 특히 운영의 30% 이상을 석탄에 의존하는 기업에 투자를 배제한다.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중 석탄발전소를 보유하지 않은 한국수력원자력을 제외한 5개 발전자회사(한국남부발전·한국동서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중부발전·한국남동발전)의 석탄발전 비중은 무려 83.3%(2017년 기준)에 달한다. 윤리위원회 가이드라인에 따라 한국전력은 GPFG가 투자를 할 수 없는 기업인 것이다.

#미국 CalPERS도 석탄기업 투자 배제

환경을 고려한 투자 움직임은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436조원의 자산규모를 보유한 미국 최대 연기금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도 지속가능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CalPERS가 지난 2017년 발표한 열석탄기업 공개매각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수익의 50% 이상을 열석탄에 의존하는 기업과는 신규 계약 또는 기존 계약 갱신을 할 수 없다.

미국에서 자산규모가 두 번째로 큰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도 2017년부터 미국 이외의 모든 석탄보유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는 투자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보다 앞서 책임투자 이행하는 일본

아시아 중에서는 일본의 적극적인 행보가 눈에 띤다. 연기금 규모 세계 1위인 일본의 공적연금펀드운용법인(GPIF)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가 약 1632조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국민연금(690조원)의 약 3배다.

GPIF는 한국보다 앞서 지난 2014년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고려하는 책임투자를 이행하고 있다.

눈여겨볼 것은 단순히 선언적인 의미에 그치지 않는 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도쿄증권거래소는 환경정보에 초점을 맞춘 지표 'S&P/JPX 탄소효과지수'를 개발했는데 GPIF도 해당 지수를 도입해 탄소 배출량이 많은 기업을 저평가하는 등 환경에 부정적인 위험요소를 줄여나가는 책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S&P/JPX 탄소효과지수는 일본에 특화해 개발한 지수로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지난 2009년 발표한 탄소효과지수에서 출발했다. S&P의 탄소효과지수는 기업의 연례 온실가스배출량을 반영해 지수로 평가한다.

GPIF는 지난해 12월 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인 TCFD(Task Force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TCFD는 금융과 기업이 재무보고서에 기후 관련 리스크와 재무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주요20개국(G20)이 금융안정위원회(FSB)에 요청해 발족했다.

#국민연금 석탄기업 투자 늘어…해외와 정반대 행보

이처럼 해외의 연기금들은 석탄기업투자를 줄여나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국내는 정반대의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 당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국민연금의 석탄화력발전 투자규모는 2조5911억원이다.

지난달 열린 금융기관에 대한 탈석탄촉구 기자회견에서 사단법인 기후솔루션(SFOC)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전자회사를 포함, 민자석탄기업, 석탄열병합기업 등에 국민연금이 투자한 금액은 3조5721억원이다. 국민연금의 석탄기업에 대한 투자금액이 더 늘어났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연기금의 탈석탄 움직임은 미진하다. 지난해 10월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이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석탄발전소를 짓기 위해 세워진 특수목적회사의 회사채 등에 금융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 최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국내주식 투자비중이 높은 국민연금이 GPFG나 CalPERS처럼 바로 탈석탄을 이행할 수는 없다"며 "다만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처럼 PF나 회사채에 부분적 투자배제를 하는 등 국내 현실에 맞게 책임투자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금융]④편에서는 프랑스·영국 정부와 민간금융회사의 친환경정책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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