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전세대란. 하염없이 오르는 전셋값은 올해도 '미친 전셋값'이라는 자극적 헤드라인을 달고 연일 신문지상을 장식하고 있다. 전세 품귀에 서울에서 수도권 변두리로, 또 아파트에서 빌라로 밀려가는 세입자들의 주거 하향 이동은 이제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주택임대차 시장의 월세화 가속과 함께 고질병이 된 전세시장 불안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작년과 올해(1~9월)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상승률을 세부 행정단위 별로 지도에 정리해 봤다. 해당 기간 상승률 5% 미만은 노란색, 5~7%는 주황색, 7%초과는 빨간색으로 표시했다.
작년의 경우 서울 25개구 가운데 빨간색으로 표시된 곳이 한 곳도 없었지만 올해는 13곳으로 절반이 넘는다. 강북 지역에서 5개구, 강남 지역에서는 8개구다. 경기도 26개 시 지역 가운데서도 작년에는 7% 이상 급등 지역이 2개뿐이었지만 올해는 10곳으로 늘었다.(그래픽: 김용민 비즈니스워치 기자 kym5380@)
■전셋값 훨씬 더 많이 올랐다?
- '평균가격'은 2013년말 이후 24% 상승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 통계에서 2013년 12월말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의 평균값은 2억9368만원이었다.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9월말 현재는 3억6420만원이다. 상승폭은 7052만원, 상승률은 24.01%나 된다. 이는 같은 기간 전세가격지수의 상승률인 12.71%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평균가격은 모든 표본의 평균을 낸 가격이고 지수로 나오는 것은 면적이나 가격대 등의 가중치를 감안해 지수화 한 것이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며 "평균가격이 지수보다 상승률이 높은 것은 고가의 대형 주택 가격상승폭이 크기 때문에 나타난 것"라고 설명했다.
9월말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전세가격은 강북 14개구 2억9438만원, 강남 11개구 4억2278만원으로 차이를 보였다. 서울 연립주택과 단독주택의 평균 전세가격은 9월말 현재 2억8306만원, 1억5724만원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KB국민은행의 통계는 2~3년 단위로 표본을 갱신하는데 현재 사용되는 표본은 2013년에 마련한 것이다. 2014년 이후 준공된 주택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셈이다. 재건축 신규물량 등을 감안하면 전셋값은 통계보다도 훨씬 많이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