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이 국내 초고층건물 시공의 새 역사를 써가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현재 주거용 건물로는 국내 최고층인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 공사를 맡고 있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국내에서 높이 200m 이상 또는 50층 이상 건물 시공실적이 8건으로 가장 많다. 지난해 7월 준공한 송도 동북아무역센터(305m)를 비롯해 동탄 메타폴리스(249m), 송도 더샵 퍼스트월드(237m), 부산 더샵 센트럴스타(207m) 등이 대표작이다.
국내 건축법은 30층 이상을 고층건축물, 30~50층은 준초고층 건축물, 50층 이상은 초고층 건축물로 구분하고 있다. 국제 초고층학회에선 건축물 높이가 300m 이상이면 'Supertall', 600m 이상은 ‘Megatall'로 구분한다.
특히 중동과 중국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수직복합도시(Vertical & Compact City) 건립 경쟁이 가속회되고 있다. 국제 초고층학회는 초고층 건물 시장이 올해 1138억 달러에서 2020년에는 1696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 만큼 성장규모가 크다는 의미다.
▲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 조감도 |
포스코건설은 이번에 짓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에 초고층관련 기술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3개 타워로 구성되는 엘시티 더샵은 랜드마크 타워에 롯데호텔이 운영할 예정인 6성급 관광호텔과 장기투숙이 가능한 레지던스 호텔, 파노라마 전망대 등이 들어선다.
주거타워 2개동에는 전용면적 244㎡의 펜트하우스 6가구 등 총 882가구의 아파트를 비롯해 실내외 워터파크, 쇼핑몰 등 관광·상업시설이 조성된다.
우선 포스코건설은 엘시티가 초속 40m 이상의 강풍과 6.5의 진도에 견딜 수 있도록 층 중간에 RC(철근콘크리트) 아웃리거 밸트월(Outrigger Beltwall) 공법을 적용한다. 이 공법은 건물의 횡력저항을 강화하기 위한 구조물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건설은 기둥과 벽체 등에 발생하는 축소량(건물의 고층화로 인한 하중의 증가로 기둥이나 내력벽 등 수직하중을 받는 곳이 축소되는 정도)을 해석·계측하고, 공사 시 골조를 보정하는 등의 기술을 적용키로 했다.
또 바닷가에 지어지는 만큼 건축물에 날아드는 염분을 막는 마감재를 사용한다. 건축물과 해안의 거리 및 방향, 높이 등에 따라 염분 노출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건축 마감재를 선택하는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엘시티 더샵에 아연과 알루미늄의 고주파 아크용사(금속이나 금속화학물을 가열해 녹여 가공물의 표면에 분무시켜 밀착시키는 방법)를 통해 표면에 피막을 씌우는 공법을 적용할 계획이다.
건축물의 핵심인 콘크리트는 고유동 콘크리트 배합기술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콘크리트 점성을 낮춰 유동성을 높이면서도 유동성 증대로 인한 재료의 분리를 방지하는 기술이다.
이와 함께 동북아무역센터에 적용한 S.H.M(Structural Health Monitoring) 시스템을 적용해 건축물의 구조 건전도를 관찰, 사용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연돌효과(겨울철 고층 건물에서 발생하는 현상. 건물 내부 온도가 외부보다 높고 밀도가 낮아 바깥 공기가 안으로 들어오면 위쪽으로 강하게 이동하는 것)를 실시간으로 진단해 입주민들의 겨울철 난방비를 최대 30% 가량 줄일 계획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현재 초고층 분야 전문 인력만 200명 이상이 있으며, 초고층분야에서 특허 86건, 신기술 5건으로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많은 기술개발 실적도 갖고 있다”며 "초고층 빌딩을 회사의 핵심 상품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은 “지난 15년 동안 초고층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며 “해운대 엘시티 사업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전 임직원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