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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9489명 vs 0명'..분양시장 양극화 뚜렷

  • 2016.04.11(월) 17:22

대구·부산 등 영남권 대도시만 강세
시장 혼조세..수도권도 입지따라 제각각

봄 아파트 분양시장에 '온도차'가 극심하다. 지역 등 입지 조건에 따라, 또 건설사 인지도에 따라 청약성적 차이가 확연하다. 청약 신청자가 수 만명씩 몰리는 단지가 있는 반면 신청이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는 단지도 생기고 있다.

 

이 같은 청약 성적 양극화는 분양시장 침체의 전조(前兆)로도 여겨진다. 총선 이후 건설사들의 분양 대기물량이 쏟아져 나오게 되면 미분양이 종잡을 수 없이 양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순위별 청약접수를 받은 민간 아파트 11곳 중 1순위에서 청약 모집인원을 채운 단지는 3곳이었다. 순위 내(2순위) 마감 단지는 3곳, 미달은 5곳 있었다.

 
▲ 그래픽 = 유상연 기자 prtsy201@

 

가장 많은 청약자가 몰린 곳은 포스코건설이 부산 연제구 연산2구역을 재개발하는 '연산 더샵'으로, 지난 7일 1순위 하루만에 당해지역 및 기타지역을 포함해 총 8만9489건의 청약신청이 접수됐다.

 

1순위 공급가구수는 375가구로 평균 청약경쟁률이 238.6대 1에 달했다. 올해 분양 단지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특히 전용면적 84㎡A 주택형은 141가구 모집에 5만5941명(당해지역)이 신청해 396.7대 1의 '로또급'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받은 대우건설의 대구 '범어 센트럴 푸르지오'도 483가구 모집에 3만4689명이 신청해 평균 71.8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평균 분양가가 3.3㎡당(공급면적 기준) 1486만원으로 대구 최고 수준에 매겨졌지만 불붙은 이 지역 청약수요가 가격 부담을 뛰어넘었다.

 

이달 분양한 11개 단지의 청약 참여자 수는 총 12만9884명이었지만 이 중 95.6%인 12만4178명이 부산과 대구에서 선보인 이 2개 단지 청약에 집중됐다.

 

이밖에 1순위 청약 모집 마감에 성공한 단지로는 이보다 하루 앞선 6일 분양한 SG신성건설의 경북 안동 '신안동역 코아루 미소지움'이 있었다. 이 단지는 219가구 공급에 491건의 청약이 접수됐다. 평균 경쟁률은 2.2대 1로 집계됐다.

 

2순위까지 청약을 받아 모집을 마친 곳으로는 현대산업개발의 서울 서대문구 '홍제원 아이파크', 신원종합개발의 경기 이천 '이천 신원아침도시', 두진건설의 강원 원주 '일산 두진하트리움시티' 등이 있었다.

 

홍제원 아이파크의 경우 340가구 모집에 순위내 1288명이 신청했고, 일산 두진하트리움시티는 497가구 모집에 1338명이 청약신청서를 넣었다. 이천 신원아침도시는 447가구 공급에 564명이 신청해 모집인원을 채웠다.

 

 

반면 청약 미달을 기록한 5개 단지 가운데서는 단 한 건의 청약신청도 접수되지 않은 분양단지도 나왔다. 두진건설이 충북 보은에서 분양한 '보은 이평리 두진하트리움'의 경우 전용 59㎡ 단일 주택형 88가구를 모집했지만 청약 신청은 '0'으로 집계됐다.

 

또 승원종합건설이 전남 목포에서 선보인 '용해동 센트럴팰리체'도 80가구 분양에 청약자 수가 5명에 그쳤고, 삼마종합건설이 인천 남동구에서 분양한 '간석동 삼마 탑-클래스'는 90가구 분양에 청약 신청이 11명뿐이었다. 3개 단지 모두 전 주택형이 미달됐다.

 

이밖에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짓는 경북 '포항 신문덕 코아루'는 734가구를 분양했지만 순위내 763명만 청약을 신청해 일부 주택형이 미달됐고, 라온건설이 경기 남양주 덕소2구역을 재개발한 '남양주 라온프라이빗'도 2001가구 분양에 1246명만이 신청해 미분양을 남겼다.

 

이 같은 분양성적 양극화는 공급과잉 우려와 대출규제 시행 등을 배경으로 올들어 주택시장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어 더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건설사로서는 사업 입지가 비인기 지역일 경우 분양 성공을 장담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수요자들이 '웃돈'이 붙을 것이 확실하다고 느끼는 물량만 골라 청약하는 반면 웬만한 아파트 청약에는 더욱 신중해졌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작년 사업 인허가 받은 아파트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 미분양이 급속도로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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