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양호한 상반기 실적을 합작했다. 하지만 지금보다 앞으로가 문제다. 신규수주가 예년 대비 부진했던 작년보다도 크게 저조한 실적을 보인데다 수주잔고까지 줄어 성장 정체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268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5% 증가한 것이다. 현대건설의 실적에는 연결종속법인인 현대엔지니어링 실적이 함께 잡힌다. 매출은 4조6866억원으로 2.7% 감소했고, 순이익은 1678억원으로 16.4% 늘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47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상반기보다 4.5% 늘어난 것이다. 통상 건설사 영업이익이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현대건설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1조원에서 134억원 모자란 9866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상반기 매출은 8조9745억원, 순이익은 254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5% 늘어난 것이고, 순이익은 1분기에 반영한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영향 등으로 전년 동기보다 0.4% 감소했다.
이 같은 영업실적은 안팎에서 비교적 양호하다고 평가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 건설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국내외 대형공사 매출 확대와 해외 원가율 개선으로 수익을 늘렸다"며 "미청구공사도 지속적으로 줄여 시장 신뢰도 회복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는 전년 말 대비 2251억원 줄어든 4조407억원으로 집계됐다. 미청구공사는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공사대금 외상채권이다. 받지 못하면 그대로 손실이 되기때문에 재무리스크를 가늠하는 항목으로 분류된다.
▲ 공종별 신규수주(자료: 현대건설) |
다만 신규수주가 신통치 않은 게 흠으로 꼽힌다. 올 상반기 수주는 8조558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1조9664억원)보다 28.5% 감소했다. 상반기 실적은 올해 목표인 27조3300억원의 31%에 그치는 수준이다. 현대건설은 작년에도 수주실적이 목표보다 28.4% 모자란 수주부진을 겪었다.
올 상반기 수주는 해외가 작년보다 36% 줄어든 4조5244억원, 국내는 17.6% 감소한 4조339억원이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 감소 폭이 컸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61.6% 급감한 3조2408억원에 그쳤다. 현대건설 본체에서는 공종별로 주택을 포함한 건축부문 수주가 2조5824억원, 토목(인프라) 1조5524억원, 플랜트 9046억원 순이었다.
6월말 기준 수주잔고는 66조2718억원으로 작년말보다 1.1% 감소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발주가 지연됐던 해외 대형 공사 수주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돼, 상반기 수주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