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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클럽]업계 최초 현대건설 '관건은 지속성'

  • 2017.02.12(일) 07:00

국내 건설업계 첫 진입..업황부진속 '결실'
재무 건전성 재검증 넘으면 '단골'도 가능

주력산업의 고전은 이어졌고,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은 더 심해졌다. 수출기업이나 내수기업 모두 '어렵다'는 말이 끊이지 않는 한 해였다. 하지만 올해도 영광의 얼굴들은 나타났다. 산업분야에서 상징적인 숫자로 통용되는 '영업이익 1조'를 달성한 기업들의 현황을 살펴본다. [편집자]

 

국내 건설업계에서 '영업이익 1조원'는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작년 처음으로 주인공이 탄생했다. 업계 '맏형' 격인 현대건설이다. 세계적으로 영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건설업 상황에서 처음으로 나온 영업이익 1조원 달성 기록은 의미가 작지 않다.

 

현대건설의 작년 영업이익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1조52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보다 6.7% 늘어난 것이자 이 회사 창립이래 가장 많은 규모다. 연결종속법인으로 실적이 합께 잡히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옛 현대엠코와 합병해 덩치를 키운 이후 3년만에 이룬 결과다.

 

현대엔지니어링 합병 전인 2013년 현대건설 영업이익은 7929억원으로 1조원 달성과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합병 첫 해인 2014년 9589억원, 이듬해에 9866억원을 기록했고 3년차를 맞은 2016년에 1조원을 넘겼다.

 

 

자회사가 커지고 현대건설 본체의 국내외 사업 경쟁력도 다른 건설사와 달리 단 한 차례의 '어닝 쇼크'도 없이 견실하게 유지됐기에 가능했다.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GS건설 등 주요 대형 건설사들은 최근 2~3년 내 한 차례 이상씩 수 천억대 영업손실을 낸 적자 결산서를 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꾸준히 3~5%대 분기 영업이익률을 유지해 왔다.

 
작년 현대건설의 영업이익률은 5.6%였다. 전년 대비 0.5%포인트 상승한 것이지만 제조업 등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독일 혹티에프(HOCHTIEF) 같은 세계 최고 수준 글로벌 대형 건설사들도 작년 영업이익률이 3.3%(3분기 누적 기준)에 그친다. 그만큼 안정적으로 많은 일을 해야 거둘 수 있는 성과다. 현대건설의 작년 매출은 18조7445억원이었다.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원가비용이 줄어 매출총이익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 두드러진다. 같은 조건이라면 원가 관리 측면에서 개선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매출액 대비 원가 비율은 2015년 91.6%였지만 작년에는 90.2%로 1.4%포인트 개선됐다. 매출총이익은 1조8363억원으로 전년보다 14.1% 증가했고, 매출총이익률도 9.8%로 전년대비 1.4%포인트 개선됐다.
 

해외 사업환경이 악화되면서 국내에서 사업 비중을 높인 것이 영업익 1조원 달성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매출을 분석해 보면 해외사업 비중이 줄고 국내 의존도가 커진 모습이 보인다. 국내 매출이 8조8401억원, 해외가 9조9044억원이었는데 전체에서 국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38.9%에서 작년 47.2%로 크게 늘었다.

 

사업 분야별로는 주택을 포함한 건축이 가장 많은 4조5653억원, 플랜트가 2조6356억원, 인프라(토목) 2조4332억원, 전력 등이 1조3264억원, 그 외 기타가 8434억원이었다. 연결종속법인인 현대엔지니어링 작년 매출은 6조9406억원이었는데 이는 재작년보다 5.6% 감소한 것이다.

 

▲ 서울 삼성동 현대차 GBC 조감도(자료: 현대차)

  

관건은 지속 가능성이다. 지금까지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큰 손실을 내지 않고 수익 안정성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엄격해진 회계감리 기준을 맞추고 있는지 다시 재검증 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외부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을 통해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대금과 공사원가 추정치 등 관련 회계자료를 넘겨받아 회계감리를 진행 중이다.

 

재무적 리스크만 없다면 여건은 나쁘지 않다. 현대건설은 작년 4분기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신축공사를 수주했다. 수익성 높은 그룹 공사다. 총 2조5604억원짜리 초대형 사업인데 70%인 1조7923억원이 현대건설 몫이다. 작년말 수주잔고는 지난해보다 3.4% 늘어난 69조86억원이다. 이는 작년 매출과 비교했을 때 3.7년어치의 일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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