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별곡]③초과이익환수제 '공갈포'?

  • 2017.10.03(화) 09:00

'시세 70%' 공시가격으로 초과이익 산정
부과 사례도 2022년 지나야 볼 수 있어

추석 연휴 직전까지 주택시장을 관심의 가운데에 놓이게 한 것은 '강남 재건축'이었다. 천정을 모르고 뛰는 낡은 아파트 가격, 새로 나올 때마다 종전 기록을 경신하는 분양가, 정부가 몰아세운 다주택자들의 투기성 수요, 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피터지는 경쟁이 모두 재건축에서 비롯됐다. 8.2 부동산 대책 등으로 재건축 규제가 강화됐고, 내년부터는 초과이익환수제도 시행되지만 앞으로 강남 재건축 시장이 쉽게 꺾일 것으로 보는 이들은 드물다. 주택시장의 핵 강남 재건축을 다방면으로 들여다 본다.[편집자]

 

강남권 대형 재건축 단지들이 최근들어 시공사 선정을 서두르는 등 사업절차를 재촉하는 이유는 내년부터 다시 시행되는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이 제도는 올 연말까지 시행이 유예된 상태여서 연내에 권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하기만 하면 부담금을 면제 받을 수 있다.

 

반면 올해를 넘기면 조합원마다 많게는 수억원에 달하는 부담금 폭탄이 떨어질 수 있다는 공포가 조합원들 사이에 번져 있다. 그런데 이 부담금의 실체가 사실 모호하다. 아직까지 제대로 매겨진 경우가 거의 없어서다. 주택시장 침체 시기때 규제완화 여론 조성을 위해 강남권 조합 사이에서 그 효과가 부풀려진 측면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최근 현대건설이 재건축 공동사업자로 선정된 반포 주공1단지 뒤로 작년 6월 재건축을 마치고 입주한 '아크로리버파크'가 보인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재건축 부담금' 내년 부활한다는데

 

재건축 부담금, 이른바 초과이익환수제는 정부가 재건축에서 나오는 초과이익 일부를 거둬들이겠다고 만든 제도다. 도시 개발이익을 개인이 전부 사유화하는 것을 막음으로써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한 투자수요를 차단하고, 또 이를 통해 재건축 가격을 안정시킨다는 게 국토교통부 목표다.

 

도입은 2006년에 이뤄졌다. 하지만 몇 건의 소규모 사례만 남기고 잠들어 있다. 2013년 이후 올 연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단지는 부담금을 면제해 주기로 한 시행 유예조치 때문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6.19 부동산 대책 등을 통해 수 차례 내년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못박아두고 있다.

 

그래서 재건축 추진 단지는 최소한 연휴 직후 이달 중순까지 시공사 선정과 사업시행 인가까지는 받아둬야 부담금을 면할 길이 생긴다. 관리처분계획에는 기존 부동산의 자산 가치 확정과 향후 신축 아파트 분양(조합원 배정 및 일반분양) 내용이 담긴다. 이를 확정하려면 조합원 분양신청과 계획 공람을 거쳐야 하는데 여기에 관련 규정에 따라 각각 1달의 기간이 필요하다.

 

초과이익 환수제는 '재건축 사업으로 조합이 얻은 이익이 인근 집값 상승분과 비용 등을 빼고 1인당 평균 3000만원을 넘으면 초과 금액의 최고 50%까지 부담금으로 내도록 한 것'으로 설명된다. 내지 않아도 됐던 사업 부담금을 내야한다는 것은 재건축 조합원이라면 내키지 않는 일이다.

 

특히 주변에 비해 집값 상승폭이 큰 단지라면 부담금 규모에 따라 사업성이 갈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일대, 서초구 반포·잠원동 일대, 송파구 잠실 일대 단지들이 초과이익 환수제를 경계하는 이유다.

 

 

◇ 실거래가 22억짜리, 공시가 14억이라면…

 

하지만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만들어낸 공포에는 '거품'도 끼어 있다는 관측도 상당수 있다. 우려보다 실제 부담금이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재건축 조합이나 사업에 우호적인 개별 시·군·구 지자체가 내놓는 시뮬레이션은 부담금이 과대포장된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부담금 부풀리기는 초과이익 규모를 판가름하는 '준공시점의 주택가액'을 실거래가나, 시세의 80~90% 수준인 감정가로 산정하는 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반포주공 1단지의 경우 준공 후 가격을 시세를 기준으로 삼아 초과이익을 20억원으로 추산, 1인당 9억원대 부담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준공시 주택가액은 사업 개시시점과 마찬가지로 한국감정원이 준공 후 매기는 공시가격이 기준이다. 이같은 규정은 최근 관련 법령에도 적시됐다. 예를 들어 '반포주공1단지' 옆 '신반포한신1차'를 재건축해 작년 6월 입주한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전용 84.95㎡의 경우 최근 매매가가  22억원선이지만 올해 처음으로 매겨진 공시가격은 14억4000만원(19층)이다. 공시가격은 시세의 65%에 그친다.

 

이미 재건축 사업을 마친 이 단지는 초과이익환수제 대상이 아니지만 시세 대신 공시가격을 넣을 경우 해당 사례의 조합원 초과이익이 7억6000만원 적어진다는 의미다. 서초구 반포본동 D중개업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초과이익환수제 추가 유예나, 폐지 등 규제완화 여론을 이끌기 위해, 최근에는 연말 일몰시점이 다가오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목적으로 부담금을 부풀려 추산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강남 일대에서는 공시가격에 주변 집값 상승분과 개발비용을 빼 초과이익을 산정하면 부담금이 없는 단지도 꽤 나올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과거 사례들은 소규모 연립 재건축뿐이었다"며 "대표적인 부과 사례가 나와야 이후 재건축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을 텐데, 사업절차를 감안하면 일러야 2022년 이후 본보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사례는 단 5건이다. 2012년 9월 부담금이 부과된 용산구 '한남연립(현 한남파라곤)'이 5544만원으로 1인당 평균 부담금이 가장 많았다. 강남구 청담동 '두산연립' 634만원(2014년 12월), 중랑구 면목동 '우성연립' 352만원 및 묵동 '정풍연립' 144만원(2010년 10월), 송파구 풍납동 '이화연립' 34만원(2011년 10월) 등은 1000만원을 넘지 않았다.

 

현재 한남연립과 두산연립의 경우 부담금 납부를 거부하고 소송을 진행중이다.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의 부당성, 개발이익 추정방식의 문제, 이중과세 등 과잉금지 위반 논란 등이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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