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분기 최대 영업이익 행진을 이어가던 대우건설 실적에 제동이 걸렸다. 매각을 코앞에 두고 나온 '기대 이하' 수준의 실적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대우건설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1138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7% 늘어났지만, 직전인 2분기에 비해서는 53.7% 감소했다.
대우건설은 재무제표가 불투명하게 작성됐다는 시장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작년 말 잠재부실을 대거 손실로 처리했다. 이같은 회계 정상화 작업 후 올해는 1분기 2211억원, 2분기 2458억원 등 분기마다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하지만 3분기 영업이익은 부실을 털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시장에서도 '어닝 쇼크'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에도 불씨는 해외에서 튄 것으로 전해진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외교 단절 문제가 불거진 카타르 현장 등에서 공사 차질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 3분기 누적 부문별 매출총이익(자료: 대우건설) |
대우건설 해외 매출총이익은 상반기까지 583억원이었지만 3분기까지는 -875억원으로 단숨에 꺾였다. 3분기(7~9월)에만 해외에서 1458억원의 매출손실(매출에서 관리비와 판매비 등 본사 비용을 빼지 않고 매출원가만 뺀 것)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다만 해외서도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프로젝트 등은 매출과 이익에 긍정적 기여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3분기 매출액은 3조98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4% 늘었고 직전분기와 비교해서는 0.5% 줄었다. 순이익은 89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31.1% 늘었지만 직전분기보다는 31.6% 감소했다.
올들어 1~3분기 누계로 영업이익은 580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같은기간보다 93.2% 늘어난 것이다. 연초 계획한 7000억원을 83% 채운 만큼 목표 달성도 무난하다. 다만 이 계획이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작년 회계부실 처리를 감안해 1조원 달성도 가능하다고 봤던 시장의 기대는 불발될 공산이 커졌다.
3분기 누적 매출은 8조8522억원, 순이익은 411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5.5%, 260.3% 늘었다. 매출은 연간 목표인 11조4000억원의 78%를 달성한 것이다.
누적 매출을 부문별로 보면 주택이 3조128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건축 1조8031억원, 플랜트 8417억원, 토목 7968억원 순이었다. 작년과 비교하면 주택과 건축, 플랜트는 늘었지만 토목은 감소한 것이 눈에 띈다. 해외에서는 1조9313억원의 매출을 냈는데 이는 작년보다. 33.8% 감소한 것이다.
▲ 3분기 누적 부문별 매출(자료: 대우건설) |
3분기 신규수주는 2조879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3% 감소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수주는 7조7205억원으로 작년보다 0.5% 적은 수준이다. 올해 수주 중 7조4790억원어치는 국내에서 나왔고 해외 수주는 단 2415억원에 그친다. 국내 수주에서도 주택 물량이 4조8989억원으로 가장 많다.
수주잔고는 총 33조105억원인데 이는 작년 매출 기준 3년치 일감이다. 이 가운데 17조2237억원이 주택 물량이고 또 그 중 65.4%인 11조2586억원어치가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이다. 해외 수주잔고는 6조677억원인데, 지역별 비중은 중동 65.7%, 아프리카 26%, 아시아 8.1% 순이고, 공종별 비중은 플랜트 49.1%, 토목 36.%, 발전 12.5% 순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해외에서 다수 프로젝트 계약을 앞두고 있어 연말까지 수주 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며 "강점을 가진 주택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수익성이 좋은 개발형 투자사업을 선별적으로 수주해 기업가치를 꾸준히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