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주택가격은 1.36% 올랐다. 한국감정원이 올들어 11월말까지 조사한 결과다. 통계청이 발표한 전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 전년동월 대비 상승률이 1.3%인 것과 거의 비슷해 시장 안정론자들이 '이상적'으로 보는 수준이다. 하지만 '전체, 평균'만을 두고 안정적이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것이 2017년 주택시장이었다.
올해 주택시장은 '온탕과 냉탕'이 뚜렷이 엇갈렸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시기에 따라서도 그랬고 지역적으로 특히 온도 차가 컸다.
주택시장 전반에 대한 분위기를 시간 순서대로 본다면 '관망'에서로 시작해 대선을 지나며 수요가 팽창하면서 일부시장의 '과열'까지 이어졌고 이후 정부 대책과 금융시장 환경 변화 등의 변동에 따라 눈치보기 장세가 나타났다.
이런 분위기가 가격으로 반영된 전국 아파트지수 주간 변동률은 이렇다. 3월 초까지 꼼짝 않던 변동률은 봄이 되면서 꿈틀대기 시작해 대선 직후 급격히 달아올랐다. 이후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1차(6.19 대책)와 종합판(8.2 대책)으로 잇달아 내놓으면서 극심한 과열은 어느 정도 해소된 상횡이다.
같은 아파트가격 주간 변동률을 시장 주목도가 높은 서울 및 강남으로 좁혀 보면 변동 폭은 더 크게 나타난다. 서울의 경우 5월과 7월 주간 변동률이 0.3%를 넘었는데 이는 한달로 치면 1.5% 가량, 연간 지속된다면 두 자릿수 상승률이 된다. 강남구의 경우 5월말 6월초 상승률이 0.6%까지 솟구치기도 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서울·세종·부산 등 국지적 호황이 전체 시장을 견인하고 특히, 서울 주택가격이 전 고점을 회복하면서 상승압력이 확대된 한 해"라며 "다만 경상권 등 지방 주택시장의 가격 하락 리스크는 서울 활황에 묻혔다"고 설명했다.
감정원 조사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로 1~11월 사이 6.34%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 집값 상승세가 정부 대책 이후 주변으로 더 강하게 번진 때문이다. 이어 강원 속초시 4.78%, 서울 송파구 4.44%, 세종 4.27%, 서울 영등포구 4.09% 순으로 변동률이 높았다.
반면 경남 창원 성산구는 같은 기간 집값이 9.26% 떨어져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어 경남 거제 -5.87%, 창원 의창구 -4.16%, 울산 북구 -3.47%, 창원 진해구 -3.3% 등 순으로 큰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냈다. 창원 등 경남 지역은 신규 아파트 공급이 많은데다 지역산업이 악화한 것이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KB국민은행이 아파트만으로 본 가격 상승률은 서울 광진구가 6.57%로 가장 높았고, 이어 서울 성동구 6.04%, 서울 강동구 5.5%, 경기 성남 분당구 5.87%, 서울 마포구 5.73% 순이었다.
전세가격은 매매가격 변동에 비해 시기적으로나 지역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역차이는 다소 나타났지만 예년에 비해 불안이 덜했다는 평가다.
감정원 조사에서 전국 주택 1~11월 전세가격은 0.66% 상승했다. 수도권은 1.41% 상승했고 지방은 0.0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각지의 올해(1~11월) 전세가격 및 매매가격 상승률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전국 지역별 주택 전세가격 1~11월 변동률(자료:한국감정원) |
▲ 전국 지역별 주택 매매가격 1~11월 변동률(자료:한국감정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