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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김형 사장 내정, 조직 안정 vs 악순환 되풀이?

  • 2018.05.24(목) 16:23

노조 반발 거세지만, 내달 8일 이변 없는 한 주총서 확정
9개월간 이어온 조직 불안정 종지부 vs 과거 전철 되풀이

대우건설 이사회가 결국 김형 전 삼성물산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김형 사장 내정자는 오는 6월 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된다.

 

지난해 8월 최순실 사태 직후 전임 박창민 사장의 자진사퇴, 해외사업 손실, 대우건설 매각 실패 등 연이어 터진 악재로 어수선한 조직을 추스르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다만 김 내정자의 자질논란과 불투명한 CEO선임 과정 등에 대한 대우건설 노동조합 반발이 거세 한동안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 이사회, 김형 사장 내정 강행, 김창환 전무 사내이사 '눈길'

 

대우건설 이사회는 24일 오전 11시 이사회를 열고 김형 전 삼성물산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김 사장 내정자는 1956년 생으로 경복고 서울대 토목과를 나왔다. 현대건설에서 시작해 삼성물산 시빌(Civil)사업부장(부사장), 포스코건설 글로벌 인프라본부장(부사장) 등을 거치며 굵직한 해외사업을 이끈 토목전문가다.

 

대우건설 이사회가 김 사장 내정과 함께 김창환 대우건설 주택건축사업본부장(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한 점도 눈길을 끈다.

 

김 전무는 대우건설 경영진단실장, RM실장, 건축사업본부장을 거쳐 현재 주택건축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대우건설 사장 공모가 시작되면서 대우건설 안팎에서 꾸준히 후보로 거론된 인물중 한명이기도 하다.

 

김 전무를 사내이사로 위촉한 것은 외부 출신 사장을 내정하면서 내부 조직을 잘 알고 이해하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김형 내정자가 토목전문가로 국내 주택사업 경험이 없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도 해석된다. 다만 일각에선 김형 후보자를 반대하고 나서는 노조를 달래기 위한 카드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 새 사장 내정했지만 여전히 조직 어수선

 

새 사장을 내정했지만 당분간 조직 안팎의 어수선한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내정자의 자질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 21일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노조 측에서 제기한 의혹을 반박했다. 하지만 노조 역시 재반박에 나서는 등 한동안 공방이 이어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특히 사추위가 삼성물산 재직 당시 로이힐 프로젝트에 대해 "전결 책임이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노조는 "노조가 입수한 김 후보자의 이력서엔 당시 시빌(Civil) 사업부 부사장으로 국내·해외 토목사업을 총괄하고 있다고 했고,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를 본인이 수주했다고 기술했다"고 반박했다.

 

논란을 키운 것은 대우건설 사장 선임 과정이 불투명하게 진행된 데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은행의 주도로 이뤄진 사추위 구성부터 선임 일정, 후보자 선임 등 일련의 과정들이 여론 및 외부의 검증 없이 깜깜이로 진행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 9개월간 켜켜이 쌓인 현안…악순환 되풀이 우려도

대우건설 노조는 물론이고 직원들이 새 CEO선임에 대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는 '박창민 트라우마'도 한몫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일부 사추위원의 반대에도 외부 출신의 낙하산이었던 박 전 사장을 무리하게 선임했다. 결국 최순실 사태가 터지면서 박 전 사장은 1년 만인 지난해 8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에도 국내주택사업 경험 만을 갖고 있던 박 전 사장에 대한 자질 논란과 낙하산 논란은 거셌다.

 

이후 대우건설은 현재까지 9개월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 초엔 모로코 사피화력발전소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호반건설로의 매각도 무산됐다.

 

'낙하산 CEO 임명과 자신사퇴-대규모 해외 부실-매각 실패' 등 일련의 사태로 대우건설 조직은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하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책임론도 끊이지 않는다.

 

새 CEO 선임으로 조직 안정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만큼 또다시 되풀이 된 자격논란과 낙하산 인사에 실망과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다시한번 과거의 실패를 답습하는 꼴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가뜩이나 대우건설은 2년 후 재매각이란 중차대한 과제를 앞두고 있다. 하루빨리 조직을 재정비하고 해외사업에 대해 채 가시지 않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회사를 잘 키우고 근본적인 기업가치를 높이는 쪽보다는 또다시 낙하산을 내려보내고 2년 후 재매각만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많다"면서 "그러다 보니 사장 내정자에 대해서도 더 폄훼하려는 분위기도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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