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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부동산 추락]上 간절한 심폐소생술

  • 2018.07.02(월) 16:44

집값 하락+미분양 증가…침체 장기화
공급과잉 여파…청약시장도 냉각기

수도권과 지방 양극화는 국내 부동산 시장의 고질병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은 집값 상승세가 멈출 줄 모르고 각종 투기세력까지 판친다. 반면 지방은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고요하다.

최근 이같은 현상은 더 심화되고 있다. 연초 수도권은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며 시장이 한껏 달아올랐다. 이후 정부의 각종 규제로 소강상태를 보이며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수도권에 한바탕 소용돌이가 몰아치는 순간에도 지방은 고요했다. 오히려 수도권을 잡기 위한 정부 규제로 얼어붙은 시장 심리가 지방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컸다. 가뜩이나 약세가 계속되는 지방은 이제 위기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지방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 집값 떨어지고 미분양 늘고

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방 아파트 가격은 2016년부터 3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들어서는 낙폭이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올 1~5월 지방에서의 누적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1.08%에 달한다.

주인을 찾지 못한 빈집도 늘고 있다. 5월말 기준 지방 미분양 주택은 5만3가구로 전달보다 1.6%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1만4955가구로 가장 많았다. 광역시 중에서는 부산에서 2238가구의 주택에 불이 꺼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조선과 자동차 등 지방 주요도시 기반산업이 침체되면서 주택 구매력이 약화되고 있다. 6월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을 보면 울산(이하 6월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0.56%)과 경남(-0.46%) 등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들 지역은 경기침체로 인해 산업 위기특별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근로자 유출과 구매력 감소가 집값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지난 몇년간 지방에서도 공격적인 분양이 이뤄지면서 미분양 주택이 넘쳐나고 있다. 강원(-0.28%)과 충북(-0.19%), 충남(-0.17%) 등이 공급과잉에 따른 집값이 떨어진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에 지방 수요자들은 주택 매매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결국 지방에서는 집값 하락과 미분양 증가라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 퍼부어댔으니…청약시장도 냉골

지방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는 근본 원인은 주택 공급과잉이 꼽힌다.

지난 2014년 청약 1순위와 금융규제 완화 등 부동산 부양책이 본격 시행되면서 신규 분양시장 붐이 일었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도 대규모 신규 주택 분양이 이뤄졌다.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달아오른 분위기를 틈타 서둘러 사업 물량을 소화하겠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지역별 평균 분양물량대비 최근 몇년간 물량을 분석한 결과 부산과 강원, 충북 등에서는 2014년부터 매년 평균이상 분양이 이뤄졌다. 그만큼 공급에 대한 부담이 쌓여왔다는 의미다.

 

다른 지방에서도 분양물량 부담지수가 평균 1이상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주택 공급과잉 상태라는 뜻이다. 결국 2~3년전 분양했던 단지들의 공사가 마무리되고 입주 시점이 다가왔지만 주인을 찾지 못한 집은 계속 늘고 있다.

 

 

지방시장은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반등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각종 부동산 규제로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들까지 재건축을 비롯한 기존 주택대신 신규 분양시장에 몰리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올들어 지방에서는 51개 단지가 분양했는데 이중 절반이 넘는 27개 단지가 청약 1순위를 채우지 못했다. 청약자가 전혀없는 분양주택 가구 수만 7600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방은 대구와 대전, 세종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다수 지역에서는 집값과 전셋값이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주택 공급과잉이 계속됐고, 조선과 철강, 자동차 등 주요 산업 침체로 주택 구매능력이 떨어진 것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잉 공급됐던 물량이 일정 부분 해소되고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정상화가 이뤄져야 시장도 반등 계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 지방은 집값 상승여력을 찾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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