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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포항자이 '남의 일 같지 않네~'

  • 2018.08.24(금) 15:38

지방 집값 하락에 마이너스 프리미엄 속출
하자민원 거세지고 입주리스크도 커질 듯

GS건설이 '포항자이아파트' 하자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난달 7~8일 진행한 입주자 사전점검에서 타일파손, 마룻바닥 찍힘, 누수 등 여러 문제가 발견되면서 현재까지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GS건설은 1차 점검 이후 기존 현장공사관리 인력의 두배를 보강하는 등 하루 평균 150여명을 투입해 하자보수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하자도 상당 부분 개선됐다는 설명입니다.

포항시에선 입주자협의회의 민원이 지속되자 준공승인 대신 임시사용승인을 내줬고요. 지난 13일부터 입주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입주자협의회는 여전히 제대로 보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앞서 입주민 찬반투표로 가결된 협의안에도 반대입장을 보이는 등 접점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입니다. 

 


이를 바라보는 건설사들도 착잡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남의 집 일이라고만 볼 수 없다는 건데요. 근본적으로 하자를 발생시킨 것은 건설사의 잘못입니다. 마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입주 예정일에 맞춰 사전점검 일정을 잡으면서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고요.

 

문제는 합의 과정인데요. 건설업계에선 합의가 어려워진 것이 최근 급격히 침체하고 있는 지방 부동산시장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집값이 오르면 크게 문제되지 않을 사안도 지금과 같이 침체 국면에선 하자 등의 민원이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습니다.

 

입주를 앞두고 분양가격보다 시세가 떨어지면서 입주를 꺼리거나 최악의 경우 계약해지를 요구하기도 한다는 겁니다.

 

통상 기존에 살던 집이 팔려야 잔금을 치르고 입주를 하게 될텐데요. 지방의 경우 주력산업과 함께 주택 경기까지 침체되면서 기존 집도 안팔리고, 새 집을 팔더라도 오히려 분양가보다 싼 금액(마이너스피)으로 내놔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고 합니다.

 

포항자이는 2015년 12월 분양당시 1567세대 규모의 대단지와 브랜드 프리미엄이 붙어 최고 10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분양가격도 3.3㎡당 950만원을 넘어 당시 포항 지역 최고가를 기록했는데요.

전용 84㎡의 분양가는 3억3000만원에 달했습니다. 입주가 시작된 현재 3억1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마이너스프리미엄이 적게는 15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당시 포항지역의 분양시장이 호황이었고, 계약 직후에도 2000만원 안팎의 프리미엄이 붙었던 점을 고려하면 피부로 느끼는 하락폭은 더욱 커지는 셈입니다.

 

지난해 10월 SK건설과 대우건설이 분양한 포항시 두호동 '두호SK뷰 푸르지오'는 오는 2020년 입주 예정입니다. 이 곳 역시 1321가구의 대단지로 분양가가 전용 75㎡의 경우 2억8220만원으로 3.3㎡당 935만원대 달했습니다. 

 

일부 미분양이 나기도 했고요.  아직은 공사 초기단계이지만 최근의 지방 주택 경기 흐름을 고려하면 2020년 입주 리스크가 더욱 확산할 수 있다는 걱정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10월 입주 예정인 울산 남구 야음동의 대현 더샵(포스코건설)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전용 84㎡ 중층이상의 경우 4억1800만원대에서 4억2900만원으로 분양됐는데요. 지난해까지 프리미엄이 최고 6000만원 이상 붙기도 했지만 최근 입주를 앞두고 분양가와 같거나 낮은 금액의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더군요.

 

이런 상황은 거제 창원 구미 등 대부분의 지방에서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입주 폭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9월부터 오는 11월까지 지방 입주물량은 무려 5만1993가구나 됩니다. 그만큼 입주 리스크는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포항자이와 같은 하자민원도 거세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에서 입주를 앞두고 있는 단지들의 분위기를 보면 과거 2009년~2012년 상황과 거의 똑같이 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지방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입주 과정에서 입주예정자와 건설사들간에 크고 작은 문제들이 빈번할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강력한 정부 규제에 직면해 있는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고민거리가 더 늘어난 셈이죠. 하지만 당장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에서 당분간 건설사들의 속앓이는 계속될 것이란 예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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