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신도시 교통망 핵심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구축이다. 기존 지하철과 비교해 서울 강남으로 접근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절반 이상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파주 운정과 양주, 화성 동탄 등 외곽 지역에 조성된 신도시까지 연결돼 그동안 소외받았던 지역으로까지 인구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수조(兆)원이 들어가는 사업인 만큼 사업 진행이 녹록지만은 않았다. 예비타당성 조사와 민자적격성 조사 등을 반복하며 지지부진했다.
다행히 최근 들어 GTX 사업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C노선(양주~수원)은 3년 만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A노선(파주~동탄)도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의결을 마무리했다.
GTX로 연결되는 지역은 교통망 개선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사업 자체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 GTX A‧B‧C 노선, 현재 상황은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GTX A노선 실시협약이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미 실시설계도 완료한 상태다. 현재 환경영향평가 등 관계부처 협의가 진행 중이다. 이를 거쳐 사업 실시계획 승인을 받으면 착공에 들어간다.
GTX A노선은 경기도 파주에서 서울 강남지역인 삼성역을 거쳐 화성에 위치한 동탄신도시까지 총 83.1km로 연결된다. 1기 신도시인 일산의 경우, 이 노선에 포함돼 기존 전철로는 삼성역까지 80분이 걸리던 것을 A노선 이용시 20분으로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GTX C노선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 수원에서 양주신도시를 잇는 이 노선 역시 수도권 외곽지역에서 강남까지 이동시간을 기존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여준다.
GTX B노선(송도~마석)의 경우 지난해 9월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A와 C노선 예비타당성 조사에 3년여의 시간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B노선 사업은 본격 추진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아있다. 다만 예타 면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변수가 생겼다.
GTX 노선은 수도권 광역 교통망의 큰 뼈대다. 거리가 긴데 반해 이동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거장이 많지 않다. 이런 이유로 지역간 버스 노선과 도로망 구축 등 세부적인 교통망 확충도 필요하다.
국토부 역시 이같은 내용에 공감하고 있다. 특히 교통망 확충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절차 간소화 등을 기재부 등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정렬 국토부 2차관은 "GTX를 비롯해 광역교통체계는 급행과 지선, 지역간 교통과 도로, 철도 등 다양한 수단이 있어 이런 체계를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사업에 따라 다르겠지만 절차를 간소화하고 일부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기재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호재는 호재인데…
GTX를 이용하면 수도권 외곽에서도 서울 강남까지 도착 시간이 지금의 절반 이상으로 줄어든다. 노선을 거쳐 가는 역은 이보다 소요시간이 더 짧다.
강남이 고용 유발 효과가 높은 지역이고, 강남과의 접근성에 따라 집값 방향성도 크게 달라진다. GTX가 개통될 경우 거주수요 분산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향후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출퇴근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돼 장기적으로 수도권 외곽 신도시로 인구 유입이 확대될 것"이라며 "토지 이용 측면에서 효율성도 이전보다 크게 개선돼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고 기대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착공부터 개통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많다.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어도 향후 사업 추진 과정이 계속 순탄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또 물리적 거리는 멀지만 시간을 단축하려면 정거장이 최소화돼야 한다는 점에서 이른바 역세권이 많지 않을 수 있다. 함영진 랩장은 "GTX 노선은 수도권 지하철과 달리 노선의 역이 촘촘하지 않다"며 "역 주변은 역세권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GTX 노선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지역에 따라 누리는 수혜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철도망 구축만으로 신도시 경쟁력 자체가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역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의정부는 인구 유입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양주는 GTX 효과를 확신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