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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남양주‧인천계양, 입지 한계 극복할까

  • 2018.12.21(금) 15:18

남양주 동북부 수요 흡수, 인천은 마곡‧검단과 연계 기대
서울 접근성 떨어지고 교통망 확충엔 '기대와 우려' 공존

한동안 조용했던 수도권 주택시장에 돌이 던져졌다. 베일에 싸였던 3기 신도시 입지 4곳이 공개되면서다.

9.13 대책 발표 이후 과열됐던 수도권 주택 가격은 하향 안정됐지만 거래 자체가 뚝 끊기며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진입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했다. 이번 3기 신도시 입지 공개와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 계획은 이같은 시장 분위기에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3기 신도시 4곳 중 최대 규모로 조성되는 경기 남양주 왕숙은 한강 이남과 수도권 동북부 수요를 일부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인천 계양구는 인근에 위치한 검단신도시, 서울 마곡지구 등과 함께 연계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이와 동시에 다른 두 지역(하남, 과천)에 비해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거 선호도 또한 높지 않은 곳이어서 신도시로서의 제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 다산신도시(오른쪽)와 3기 신도시 예정지 왕숙지구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남양주 왕숙, 동북부 신흥 주거지 될까

2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남양주시 진접‧진건읍, 양정동 일원에서 1134만㎡ 규모로 조성되는 왕숙지구에는 6만6000가구 규모의 신규 주택이 들어설 계획이다. 이번에 발표된 3기 신도시 입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왕숙1은 도시첨단산업단지와 기업지원허브 등을 조성, 기업을 유치해 경제중심도시로 만든다. 왕숙2는 청년 예술촌과 로스터리 카페거리 등 문화예술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서울 접근성을 위해서는 GTX-B노선 역과 진접선 풍양역을 신설하고, 별내선 연장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경의중앙선 역 신설(왕숙2)과 주변 상습정체교차로 입체화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교통망이 확충되면 GTX-B 노선 신설역을 통해서는 서울역까지 15분이면 닿을 수 있고, 왕숙천변로와 수석대교 신설로를 이용하면 잠실까지 평균 15분을 줄일 수 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왕숙지구가 조성되는 남양주는 이미 별내와 다산신도시 등 다수의 택지지구를 통해 주택이 공급되고 있다. 이번 3기 신도시 역시 기존 택지지구 확장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동북부 주택수요와 한강 이남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거주 수요가 분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별내와 다산에 이어 왕숙까지 대규모 주택 공급에 따른 물량부담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일대 개발제한구역 땅값도 최근 들어 크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 3.3㎡ 당 84만5000원 수준이던 일반 토지거래 가격은 지난해 104만2000원, 올해 11월 기준으로는 134만7000원까지 오른 상태다.

하지만 신도시 지정 이후 지역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토지보상이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한 우려, 오랜 시간 일궈온 삶의 터전을 잃어버릴까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이와 함께 2기 신도시 입주민들의 거센 반발도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그럼에도 교통망이 확보된다면 인근 거주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존재한다. 남양주 진접 N공인 대표는 “아직 본격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지역을 찾는 발길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지금도 그렇지만 이 지역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려면 도로나 지하철 등 교통망 개발이 지금보다 더 필요하다는 게 인근 주민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 인천 계양, 검단‧마곡과 함께 재탄생할까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귤현동‧동양동‧박촌동‧병방동‧상야동 일원)에는 1만7000가구 규모의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가용면적의 49%(90만㎡)를 자족용지로 조성하고, 이 중 3분의 2(60만㎡)는 도시첨단산단으로 중복 지정할 계획이다. 저렴한 임대공간과 창업컨설팅 교육 등을 제공하는 기업지원허브를 비롯해 스타트업 캠퍼스, 창업지원주택 등으로 기업을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교통대책으로는 인천1호선(박촌역~)과 김포공항역 사이에 신교통형 S-BRT를 신설하기로 했다. S-BRT는 지하도로와 교량 등으로 교차로 구간에서 정지 없이 이동할 수 있는 BRT다.

또 국도39호선 확장과 연계도로 신설, 인천공항고속도로 IC와 드림로 연계도로, 청라~가양간 BRT와 사업지 간 BRT도 새로 만들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계양 테크노밸리 일대에서는 서울 여의도까지 25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지역은 최근 공격적인 분양으로 도시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검단신도시, 서울 강서 지역에 위치한 마곡지구와 근접해 연계 발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곡지구에 들어선 기업들로 인한 배후수요를 흡수할 수 있고, 자체 조성한 테크노밸리를 통해서도 자족도시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함영진 랩장은 “계양은 마곡지구와 김포공항역이 가깝고,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으로 검단신도시와 연계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며 “김포공항역은 중 역세권(지하철 5‧9호선, 공항철도 교차)으로 인근 마곡지구와 연계한 자족기능 수혜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계양구 D공인 관계자도 “이 지역은 신도시 지정 이전에도 군부대 이전, 첨단산업단지 조성 등 개발 호재는 꾸준히 있었다”며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소외됐던 터라 충분히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기대했다.

인근의 S공인 관계자는 “마곡지구가 정착한 이후 서울에서 이곳으로 새로 들어온 사람도 꽤 많다”며 “서울에서 계양 신도시로 이주를 고려하는 사람들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미 주택 공급이 충분히 이뤄졌고,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남양주 왕숙과 인천 계양 등 대규모 신도시가 조성되는 곳은 주택 공급이 많았고,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게 단점"이라며 "신도시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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