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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분양 명암]이대로 설 자리 잃을까

  • 2019.07.19(금) 14:48

수도권 일부 택지 후분양 선택했지만…인센티브 부족
재건축도 후분양 포기…시장 안착여부 가늠도 어려워져

후분양이 설 자리를 찾지 못한채 존재감이 사라질 위기다. 1년 전에는 소비자 선택권을 높이고 집값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최근에는 고분양가 규제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낙인찍혔다.

결국 후분양을 독려하겠다던 정부가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선택한 후분양을 이유야 어찌됐든 옥죄는 상황이 발생했다.

주택업계와 시장에서는 후분양을 통한 주택공급 방식이 당분가 자리잡기는 힘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후분양 인센티브 효과는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후분양 민간 건설사에 공공택지 우선 공급 혜택'을 발표한 이후 후분양을 선택한 사업자에게 제공된 공공주택용지는 총 6개 필지다.

화성 동탄2신도시와 평택 고덕 등을 비롯해 지난해 4개 필지, 올해는 양주회천과 파주운정3 등 두 곳이 공급됐다.

특히 이들 주택용지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경쟁률은 평균 168대 1에 달했다. 이 용지를 얻기 위해 후분양을 선택하겠다는 사업자가 그 만큼 많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LH 관계자는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수도권의 경우 대규모 주택용지 공급이 많지 않아서인지 후분양을 통해서라도 주택을 확보하려는 사업자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회의적이다. 정부가 제공하는 이같은 혜택만으로 민간사업자가 선분양 대신 후분양을 선택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택지 우선 공급 외에 정부가 지원하는 주요 혜택은 자금 부담 증가에 따른 이자비용 지원에 불과하다"며 "후분양은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사업이어서 건설사가 부담해야 할 리스크도 크기 때문에 현 수준의 인센티브만 갖고 사업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국내 주택시장에서는 자금 조달에 따른 금융비용이나 사업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선분양이 훨씬 유리하다"며 "민간 사업자가 후분양을 시행하기에는 인센티브가 부족해 시장에 먹혀들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 재건축도 후분양 포기, 시장 태핑 기회 상실

후분양을 고려하던 수도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도 방향을 바꾸고 있다. 후분양을 통해 시세 수준의 분양가를 책정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 수포로 돌아갔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가능성이 커지면서 고분양가 사업장 규제를 피하기 어렵게 된 까닭이다.

'래미안 라클래시'(상아2차 재건축)와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반포경남) 등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후분양을 원점 재검토하기로 했다. 후분양 가능성이 점쳐졌던 '여의도 브라이튼'(옛 MBC부지)은 여전히 분양방식에 대해 고심하고 있으며, 그 외 단지들도 다시 선분양으로 선회하기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재협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시도된 후분양을 정부가 원천 봉쇄하고, 이를 통해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후분양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갔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규정 위원은 "재건축 단지의 후분양은 정부가 기대했던 순기능은 아니었지만 후분양이 국내 시장에 확산될 수 있는지는 지켜볼 수 있는 기회였다"며 "분양가상한제로 이들 단지가 후분양을 선택할 이유가 사라지면서 후분양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 어려워졌고, 정착 가능성도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도 "자금마련 방식 등 소비자들도 선분양에 익숙해져 있어 건설사 입장에서는 후분양을 선택했을 때 소비자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후분양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건설사들도 서로 눈치보며 시도를 꺼리고 있는데 분양가상한제로 후분양 선택에 대한 부담이 이전보다 더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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