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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부동산]"투기와의 전쟁? 일단 버텨 봐야죠"

  • 2020.07.09(목) 08:40

종부세율 인상, 1년 이내 주택 처분시 양도세 80% 부과
팔고 싶어도 양도세 부담 커…버티는 다주택자 많을 듯

*이 기사는 종부세 인상 등 6.17 대책 후속으로 투기수요를 막기 위한 정부 규제대책과 관련, 다주택자들의 예상 반응을 전문가들 의견을 통해 구성한 것입니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팔고 싶어도 양도세를 저렇게 올린다고 하니…주변에서도 일단 기다려보자는 분위기라 저도 버텨볼까 합니다. 강남에 사는 저는 집부자입니다. 제 얘기를 한 번 들어보시죠.

정부가 또 한 번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이제는 뭐 새롭지도 않네요. 매번 그래왔으니까요.

◇ 보유세 늘리고 단기 차익 노린 양도세도 강화

작년 말 발표한 12.16 대책에 있었던 종합부동산세율 인상안을 이번 국회에서 처리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조정대상지역내 다주택자의 세부담 상한이 상향(2주택자 200%→300%)되면서 증액에 제한이 사라져 보유세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하네요.

또 6억원인 종부세 기본공제(1가구1주택자 9억원)를 줄이거나 과표 구간을 낮출 것이라는 얘기도 있는데요. 종부세를 계산할 때 주택 공시가격에서 차감해주는 기본 공제액마저 줄인다니, 이렇게 되면 종부세 대상자들 입장에선 솔직히 세금부담이 크긴 하죠. 가뜩이나 강남 아파트들은 공시가격도 크게 올랐는데, 여기에 종부세율까지 높아지니깐 말이죠.

제 주변에 강남에 아파트 두 채인 사람이 있는데요. 두 채 합쳐서 52억 정도인데, 개정된 종부세율이 적용되면 종부세가 2.5배 가량 늘어서 보유세가 6500만원이 넘을 거라고 하네요. 집값이 아무리 올라도 실제 팔아서 돈 남긴 것도 아닌데 세금만 두 배 이상 늘어나니 솔직히 화가 나긴 합니다.

여기에 집을 팔 때 내는 양도소득세율도 인상한다고 하네요. 주택보유 기간이 1년 미만이면 양도세율이 80%, 1년 이상 2년 미만이면 70%로 높이는 법안도 발의(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된 상태입니다. 시세차익만 노리고 갭투자로 집 샀던 사람들은 세금으로 환수하겠다는 것이죠.

◇ 팔고 싶긴 한데…
  
저도 집을 팔고 싶다는 생각은 있습니다. 종부세율 인상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부터 세금이 엄청 늘어나니까요. 내년만 문제인가요. 앞으로 해마다 세금은 계속 늘어나겠죠.

그런데 팔고 싶어도 팔기가 어렵습니다. 양도세율이 이렇게 높아서야 어떻게 파나요. 물론 앞으로 계속 오를 보유세 부담에 서둘러 집을 팔려는 사람들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제 주변에선 일단 버틸 수 있는 만큼 버텨보자는 얘기가 많아요.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하겠다는 정부 의지는 알겠지만 그래도 퇴로는 열어줘야 팔 것 아닙니까.

차라리 자녀들에게 미리 증여하자는 얘기도 많습니다. 집 판돈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내느니 자녀에게 주는 게 더 낫다는 것이죠.

팔아도 문제에요. 그 돈 어디다 둘까요. 은행 이자는 기껏해야 1% 수준이고 주식에 넣자니 주가가 언제 떨어질지 몰라 불안하고…결국 또 집인데 그럴 바에야 그냥 팔지 않는 게 낫죠.

결과적으로 우리가 집을 안 팔면 집을 사고 싶은 사람들도 못 사는 게 현실입니다. 정부가 주택 공급을 늘린다고 해도 실제로는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으니까요. 그러면 집값은 더 오를 것이고, 우리 입장에서도 나쁠 건 없다는 생각이에요.

솔직히 세금 몇 천 만원 오르는 것에는 크게 관심없는 현금부자들이야 정부 규제에도 아랑곳 하지도 않겠죠. 우리도 집이 전부인데, 버틸 만큼 버텨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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