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1억원 갭으로 서울에 집'…갭투자 느는데 이것도 투기일까요

  • 2020.11.13(금) 16:40

[집잇슈]'부르는게 값'된 전셋값, 매매가 차이 줄자 갭투자 증가
서울 중저가 아파트 30대 매수 비중 여전히 높아
"다주택자 아닌 실거주 목적 젊은층 매수 확대"

'서울에서 3억원 미만으로 갭투자 할 수 있는곳'

최근들어 온라인 부동산카페 등에서 갭투자 관련 글들이 유독 눈에 띄기 시작했는데요. 심지어 1억원 혹은 2억원 수준에서 갭투자가 가능한 곳을 소개하거나 문의하는 글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전셋값이 치솟고 매물도 자취를 감추면서 전셋값은 사실상 '부르는게 값'이 될 정도입니다. 그러자 매매값과의 차이(갭)가 줄어들면서 갭투자(전세를 끼고 매입)도 꿈틀대기 시작한 겁니다.

많은 분들이 알다시피 이번 정부에선 갭투자를 사실상 '악'으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그동안 다주택자들이 적은 돈으로 집을 여러채 늘리는 투기의 수단으로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집은 사는(live) 곳인데 갭투자는 전세를 끼고 매입을 하는 것이어서 실거주 목적이 아니니니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정부가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을 도입하면서 실거주 목적의 매입이 어려워진 '웃지못할'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온라인 부동산카페에서 화제가 된 글이 있죠. '미아뉴타운 SK북한산시티 32평 최하가격 갭투자자 찾습니다'란 게시글인데요.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를 하면서 매매가 어려워지자 갭투자자를 직접 찾아 나선겁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한편으론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매매가와의 차이가 큰폭으로 줄어들자 갭투자할 수 있는 좋은(?) 환경도 만들어졌는데요.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마포구 상암월드컵2단지 전용 59㎡가 지난 9월 22일 8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전세는 10월8일 6억9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더군요. 1억6000만원에 갭투자가 이뤄진 셈입니다.

국토부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보면 같은 평형이 지난 8~9월에만 해도 전세 4억1000만~5억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는데요. 8억4000만~8억7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당시에만 해도 갭이 4억원 이상이었습니다.

강북구 미아동의 SK북한산시티 전용 59㎡의 경우 지난달 27일 전세 4억2000만원으로 계약이 이뤄졌는데요. 해당 아파트는 한달전(9월26일) 6억58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습니다. 갭은 2억3800만원이고요. 9~10월 거래된 갭투자현황을 보면 2억1000만원, 2억 2500만원 등 2억원 남짓의 갭을 보였습니다.

이 단지는 지난 7월 5억7000만~6억7000만원대에 거래가 이뤄졌고 전세는 2억8500~3억원 가량에 계약이 이뤄졌는데요. 그 격차가 최소 3억원 정도 벌어져 있었습니다.

노원구 하계동 한신아파트 전용 35㎡는 지난달 3억700만원에 팔렸는데 같은달 전세계약이 1억5000만원에 이뤄졌습니다. 전셋값 수준(갭 1억5700만원)으로 매매가 이뤄진 셈입니다.

구로구 고척동 한성 전용65㎡와 개봉동 건영 전용84㎡의 경우 각각 갭이 7000만원, 9000만원으로 1억원을 채 넘지 않는 단지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강서구에서는 매매값보다 비싼 전세계약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방화동 에어팰리스 1동 18㎡의  지난 8월 매매가는 1억원인데요. 10월에 1억1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같은 갭투자는 서울의 중저가 아파트에서 두드러지고 있는데요. 과거 다주택자들이 투기 목적으로 갭투자를 했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다주택자들은 취득세나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부담에 추가 주택매입이 어려운 상황이니까요.

노원구 하계동 한신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한신 전용 35㎡의 경우 전세가 1억4000만원 수준에서 최근 2억1000만~2억3000만원으로 오르면서 갭이 줄었다"며 "요새는 주택이 없는 분들이 세를 안고 사려는 사람이 많다"고 전합니다.

유거상 아실 대표도 "강북·도봉구 등 중저가지역에서 갭투자가 많아졌는데 이는 과거의 갭투자와 같은 의미로 규정하기 어렵다"면서 "젊은친구들이 입주할 수 있는 매물이 없다보니 나중에 입주할 생각으로 전세를 낀 매물을 거래하는 것이어서 실거주의 개념이 크다"고 말합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한국감정원의 아파트매매거래현황을 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매입자 4795명 가운데 30대가 1790명으로 가장 많았고요. 비중으로 보면 지난 7월 33%, 8월 36.9%, 9월 37.3%로 더욱 높아졌습니다.

2030의 패닉바잉은 진정됐지만 여전히 젊은 세대들의 내집마련 수요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갭투자를 막으려는 정책이 오히려 부메랑이 돼 갭투자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부작용도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무주택자들이 분양 등 공급을 기다리기 어려우니 이참에 사는 것"이라면서 "전세버블이 지금처럼 심한 상황에서 자칫 깡통전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전세난이 이어지면서 전세수요가 중저가 아파트 매수로 돌아서고 있다"며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집값을 밀어 올리는 현상이 경기 지역으로 퍼지고 있고, 집값 상승폭이 더 확대되면 조바심으로 시장을 관망하던 내집 마련 수요까지 자극할 수 있어 주택시장에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꼭 필요한 경제정보만 모았습니다[비즈니스워치 네이버 포스트 구독하기]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많이 본 뉴스 최근 2주 한달

산업·부동산 경제·증권 디지털·생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