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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집]③정부지원 전세대출뿐…미국, 집값 97% 대출도

  • 2021.10.15(금) 06:40

주택 구입 원하는데, 지원은 전월세대출만
미·영국 생애 첫집에 '문턱 낮춘' 장기 저리대출
주택구입용 통장 등 자산증식 지원도

2030 청년세대들이 기댈데라곤 정부밖에 없지만 정부의 주거금융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청년들의 수요나 시장의 흐름과도 괴리가 크다.

전셋값이 최근 1~2년새 억단위로 올랐지만 전세대출 지원금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2030세대들이 원하는 주택구입자금 지원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미국이나 영국 등 해외 선진국에선 '생애 첫 주택' 구입에 대출, 세금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대조된다. 이들 나라에서도 청년들의 주거비용이 올라가는 등 주거불안이 심화하고 있어 정책적으로 청년층의 주택구입 부담을 덜어주고 궁극적으로 자산증식에 도움을 주기 위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택구입' 원하는데 지원은 전월세대출만

2020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가구가 필요한 주거지원으로는 전세자금 대출지원(39.1%), 주택 구입자금 대출지원(23.4%), 월세보조금 지원(16.3%) 등 금융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의 금융지원 상품은 여전히 박하다. 주택도시기금의 청년전용상품은 전월세자금 대출만 있다. 

전월세지원상품의 대출한도는 가장 많은게 1억원으로 중소기업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대출이 있다. 청년전용버팀목전세자금은 7000만원에 불과하다. 최근의 전셋값 규모는 물론이고 최근 2년 전셋값 증가분에도 못미치는 금액이다. 

올해 9월 기준 서울 전세중위매매가격은 6억2680만원(KB리브부동산)이다. 2년 전 계약했다고하면 당시 중위매매가격인 4억3239억원보다 1억9441만원 올랐다. 2억원 가까운 돈을 2030청년세대들이 월급만을 모아 마련하기 힘들다.

그나마 신혼부부 전용 전세자금을 이용할 경우 수도권 2억원(수도권 외 1.6억원) 이내 임차보증금의 80% 이내에서 대출이 가능하지만 수도권 임차보증금이 3억원 이하여야 대출이 가능하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혼부부 전용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건수는 대출이 시작된 2018년 3만5697건에서 2020년 2만9300건으로 6397건(17.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정책상품들이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할뿐 아니라 소득·자산요건 등도 까다로워 맞벌이 청년· 신혼부부 등의 가구가 이용하는데 제약이 많다.

청년들의 주택구입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는 상황에서 주택구입 자금에 대한 지원이 없다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2019년 주거실태조사에선 30대에서 주택구입자금 이용률이 37.6%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다. △40대 27% △30대 미만 15.6% △50대 14.9% 순이다. 순전히 민간 금융시장에서 재주껏 빌려야 하는 셈이다. 

정책 지원으론 서민들을 위한 내집마련 디딤돌대출이 있기는 하지만 만 30세 이상의 무주택 세대주를 대상으로 한다. 국토부의 주거실태조사는 청년을 만19세~만34세(청년기본법)로 보고 있는데 만 30세 미만의 청년들은 이용할 수 없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청년에 대한 정부 지원은 대부분 전세지원이고 자가 지원은 연령기준이 달라 지원대상에도 제약이 있다"면서 "청년들이 월세에서 전세로, 또 자가로 주거상향을 할수 있도록 지원하고 연계하는 주거금융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생애첫 주택구입에 집값 97%대출

해외 선진국들은 청년층 주거 부담을 낮추기 위해 집값의 상당금액을 대출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일정기간 무이자 혹은 저금리, 장기 대출을 해주고 있다. 특히 생애 첫 주택구입에 대해선 대출 문턱을 낮춰주는 제도가 보편화돼 있다. '통장(혹은 계좌)'에 지원금을 얹어주는 식으로 자산증식을 지원하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First time Home Buyer Program'을 통해 중위소득 이하 가구의 첫 주택 구매자들에게 금융,세제 혜택 등을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뉴욕은 'Achieving the Dream Program'을 통해 집값의 97%까지 대출해준다. 3명 이상의 가족은 90%까지다. 부동산가치의 1% 이하의 차입자 현금기여를 요건으로 하지만 주택에 대해 120일 동안 무이자를 적용하고, 이후 낮은 이자로 30년간 대출해준다.

아이오아는 'First Home Plus Program'을 통해 신용점수 640점 이상인 첫 주택 구매자들에게 30년간 고정금리 모기지를 제공한다. 마감 및 계약금비용 등으로 2500달러를 지원해준다. 

이외에 '첫 주택구입 지원제도'와 비슷한 'FHA(Federal Housing Administration) Mortgage Loan Program'을 통해서도 갓 졸업한 대학생, 신혼부부, 신용불량자 등의 주택구입을 지원하기도 한다.

영국은 청년들의 과도한 주거비 부담으로 자가소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주거사다리로 상향이동하지 못하고 임차인으로 남아 있어야 하는 상황이 다수 발생하면서 이에 따른 지원책이 다양하다.

서현승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영국은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이른 나이에 자녀를 독립시키는 국가인 만큼 임대료 지원과 함께 주택 구입자금 마련에 도움을 주는 정책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LISA(Lifetime Individual Savings Account)'는 첫 집을 구매(45만 파운드, 현재 환율 약 7억2000만원 수준)하거나 노후 대비용으로 저축할 수 있는 통장이다. 18세부터 39세 사이에 통장을 개설할 수 있고 50세까지만 사용가능하다. 저축금의 25%를 정부에서 매년 추가지급해주며 최대 매년 1000파운드(약 161만원)까지 가능하다.

또 첫 집(신축)을 구매할때 주택금액의 20%(런던 40%)까지 대출해주는 'Help To Buy' 정책도 있다. 무이자라는 점이 눈에 띈다. 

싱가포르는 중앙적립기금(CPF)을 통해 근로자와 고용주가 임금의 일정비율을 매월 강제 적립하는 제도를 통해 정부가 주택마련을 지원한다. 적립금은 주택구입, 교육비, 의료비 등에 활용한다.

또 'Enhanced CPF Housing Grants'를 통해 첫 주택을 구입할 때 월평균 소득이 9000달러 이하면 최대 8만달러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소득에 따라 지원금은 차등된다. 

김덕례 실장은 "우리나라처럼 청년에 박한 곳이 없다"면서 "청년가구의 소득·자산제약을 고려한 'equity 타입(지분적립형)' 대출, 수익공유형 모기지 등의 주거금융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이를 통한 자산형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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