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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전세인가]내집마련 '주거사다리'

  • 2020.11.11(수) 08:40

[집잇슈]월세보다 주거비부담 10~15%가량 저렴
전셋값 급등에 전세 찾았어도 주거비 부담 늘어

전세난이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세입자들은 주거 불안에 시달리고 정부는 대책 마련을 위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세입자들은 월세보단 전세를 선호하지만 정부 입장에선 공공임대 외에는 당장 전셋집을 공급할 수단이 없다는 게 문제다. 세입자들이 전세를 원하는 이유와 현 시장 상황의 문제점, 전세제도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이마저도 전세 매물이 없다고 세입자들은 아우성이다. 이들이 전셋집을 원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월세보다 주거비가 적게 들기 때문이다.

내 집 마련을 계획하고 있다면 일단 전세로 살면서 차곡차곡 돈을 모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전세를 내 집 마련을 위한 '주거사다리'라고도 평가한다. 꼭 집을 사려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집에 들어가는 돈이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

그렇다면 전세는 월세보다 주거비를 얼마나 더 절약할 수 있을까.

◇ 월세보다 15% 저렴한 주거비

직방에 따르면 임대인(집주인)과 임차인(세입자) 모두에게 선호하는 임대차 거래 유형을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78.7%가 전세 거래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차인들의 82.1%가 전세로 살기를 원했다.

임차인들이 전세를 선호하는 이유를 보면 '월 부담하는 고정 지출이 없어서'가 48.3%로 가장 많았다. '전세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저렴해서'(33.6%)와 '내 집 마련을 위한 발판이 돼서'(12%) 등의 이유가 그 뒤를 이었다.

월세와 달리 매달 집주인에게 돈을 내지 않아도 되고, 전세대출을 받더라도 이자가 더 저렴하며, 전세를 활용해 내 집 마련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게 임차인들이 전세를 선택하는 이유다.

실제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은 월세보다 전세로 살았을 때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10~15% 가량 적은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최근 전세 거래된 사례를 보면 세입자들이 왜 전세를 원하는지 이유가 명확해진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달 말 서울 강북구 '경원북한산 휴그린' 전용 59㎡는 전세 3억원에 거래됐다.

가령 이 집을 신혼부부가 전셋집으로 마련, 전세보증금중 2억원을 주택도시기금의 전세대출을 활용했다면(1억원은 본인 자산) 대출금리는 2.1%(보증금 1억5000만원 이상, 합산소득 4000만~6000만원 이하)로 2년간 이자로 총 84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월 35만원 수준이다.

반면 이 집이 보증금 1억원에 매달 월세를 받는 반전세로 전환(전월세전환율 2.5% 적용)한다면 월세로 41만6000원을 내야 해 2년 동안 998만4000원을 부담해야 한다. 전세대출을 활용해 전셋집을 구했을 때 이자가 월세 혹은 반전세로 살 때 주거비의 84% 수준에 불과하다.

◇ 급등한 전셋값, 사다리가 사라진다

하지만 이같은 전세의 장점도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희석되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공덕 삼성래미안1차' 전용 84㎡는 전세 8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5일 같은 평형 전세가 6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한 달도 되지 않아 2억3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이 기간 오른 2억3000만원의 전세보증금을 대출 받는다고 가정하면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대출 한도 2억원과 나머지 3000만원을 신용대출로 마련하는 방법이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 기준 전국 은행 전세대출 평균 금리는 2.19%로, 이를 적용하면 2년 동안 부담해야 하는 전세대출 이자는 876만원이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3000만원에 대한 이자는 154만8000원(시중 4대 은행 평균 금리 2.58% 적용) 정도로 추산된다. 이렇게 되면 전세대출로 인해 매달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49만원 정도다.

반면 8억8000만원의 전세를 보증금 6억5000만원의 월세로 전환할 경우, 월세는 48만원 수준이다. 월 1만원 정도의 차이지만 오히려 전세대출로 인한 이자부담이 더 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전문가는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들은 전세가 월세보다 더 싸기 때문에 전세를 원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전셋값이 터무니없이 빠르게 오르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계속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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